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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린맛 하나 없는 서귀포 고등어회 풍미설렘 그리고 감성 in Jeju/오늘은 뭐먹지?(제주도맛투어) 2021. 4. 7. 06:37
흔히 고등어회는 비릴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많을겁니다. 하지만 서귀포 고등어회 제대로 맛보시면 그 매력에 푹 빠지는 사람이 많습니다. 단, 자리돔횟집 처럼 신선함으로 인정받은 횟집에서만 드셔야 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날은 가시리에 갈 일이 있어서 식사 전에 쫄븐 갑마장길을 걸었습니다. 약 3시간 정도면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는 코스입니다.
벚꽃과 유채꽃이 풍성하게 핀 거리도 지나갔지만 다음에 소개드릴 생각으로 이번 포스팅에는 싣지 않았습니다.
꼭 꽃이 피어있는 계절이 아니라도 쫄븐 갑마장길은 아름답습니다. 제주의 매력이 듬뿍 담겨 있는 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걸으면서 힐링이 저절로 됩니다.
아직 이곳을 걷는 분들이 별로 없어서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0km 정도로 그리 부담스러운 코스도 아니니 아침에 들렀다가 걷고 나서 점심 식사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한적진 전원의 풍경이 펼쳐집니다. 오름과 한라산은 물론이고 들판에서 뛰노는 소와 말들도 볼 수 있습니다.
벚꽃 사진도 한 장 남겨봅니다. 엊그제 갔을 땐 화려하게 피어 있었는데 비가 한 차례 내려서 지금은 조금 떨어지지 않았을까 합니다.
쫄븐 갑마장길에서 제일 매력적인 포인트는 따라비오름 입니다. 시간이 없으시다면 따라비오름만 다녀가셔도 좋습니다.
기분 좋은 봄 산책 후에는 서귀포 고등어회 먹으러 왔습니다. 가게 뒤편에 무료 주차장이 있어서 주차도 편합니다.
여긴 2대 째 운영하고 있는 식당이라 들었습니다. 그만큼 전문성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식당이라 언제나 신선한 회를 먹을 수 있습니다.
어느 새 관광객들에게도 소문이 났는지 지금은 도민, 관광객이 반반 정도 비율로 보입니다. 동네에서 오신 듯한 옷차림의 분들과 여행 오신 분들은 옷차림이나 분위기에서 차이가 느껴지지요.
손님이 많은 편이라 전체 홀 사진은 찍지 않았습니다. 저녁 먹기에 조금 이른 시간이었는데도 손님이 꽤 많더군요.
식당 영업시간은 11:00 ~ 21:30 입니다. 둘째, 넷째 주 일요일은 휴무라 하니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성수기에는 예약하고 오시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회를 주문하자 해산물과 함께 하나씩 차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앙증맞게 담겨 나오는 해산물에는 멍게, 딱새우, 겡이, 문어숙회 등이 있었습니다.
서귀포 고등어회와 참 잘 어울렸던 홍합탕도 있었습니다. 국물이 진국이고 홍합알도 실해서 발라먹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부추전인가 했는데 쑥전이더군요. 봄에 어울리는 쑥향기가 물씬 풍겨나옵니다. 쫀득하고 부드러워서 자꾸만 손이 갑니다. 봄 기운 충전되었지요.
고등어회 및 돔회가 나오는 모듬회와 자리돔회 입니다. 회와 해산물에 집중할 수 있는 알찬 구성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신선도가 마음에 듭니다.
제일 먼저 서귀포 고등어회 부터 맛을 보았습니다. 고등어회는 산지가 아니면 먹기 어려운 회이지요. 제주는 고등어가 잘 잡히는 곳이라 고등어회 먹기 최고의 장소입니다.
저는 회 먹을 때 거의 한라산 소주를 주문합니다. 소주 맛을 그리 잘 구별하지는 못하지만 맑은 물로 만들어서인지 목넘김이 부드러운 것 같습니다.
고등어회에는 보통 양념밥과 김이 나옵니다. 참치에는 조미김을 곁들이지만 고등어에는 생김이 훨씬 잘 어울린다는 게 차이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고등어회를 김 + 양념밥 + 양념장의 양파 구성으로 싸먹는 게 제일 맛있었습니다. 고등어의 풍미가 더욱 고급지게 느껴지는 조합입니다.
처음에는 서귀포 고등어회 본연의 맛을 느끼고 싶어서 간장에만 찍어 먹어보았습니다. 역시나 기대했던대로 비리지 않은 고소함이 물씬 느껴집니다. 식감도 찰집니다.
고등어회와 함께 나온 돔회도 물론 맛있었습니다. 붉은살과 흰살 생선회를 모둠으로 번갈아가며 즐기니 질리지 않고 끝까지 맛있게 먹었습니다.
돔회는 김보다 묵은지가 훨씬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물론 먹는 데 정석이라는 건 없겠지만 말입니다. 저는 상추에 묵은지, 다시마 하나씩 올리고 회에 막장을 찍어 먹었습니다.
그 밖에 반찬으로 톳무침, 흑임자샐러드, 감자조림, 브로콜리볶음 등이 나왔습니다. 오래된 맛집답게 반찬들의 맛도 하나같이 정갈합니다. ㅎㅎ
자리돔회는 안 드셔보신 분들이 더 많지 않을까 합니다. 저는 봄이 오면 자리돔이 생각나곤 합니다. 자그마한 자리를 통째로 썰어 먹으면 오도독하니 맛있습니다.
자리돔은 서귀포에서 많이 잡힌다고 알고 있습니다. 식당에서 멀지 않은 보목에서는 자리돔축제를 열기도 합니다. (아마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축제를 못 열겠지만 말입니다.)
자리돔은 여러 점을 한 번에 집어서 먹으면 식감이 극대화 됩니다. 오도독하게 뼈가 들어있는 회도 좋아하는 저에게는 꿀맛이었습니다.
신선한 봄의 회 맛을 여유롭게 즐긴 다음에 매운탕을 먹었습니다. 적당히 칼칼하고 국물이 진국이라 이미 배가 부른데도 남길 수 없었습니다.
식사의 마무리는 달달한 믹스커피로 했습니다. 선선한 바람 쐬면서 믹스커피 마시며 동네 산책을 하는 기분도 좋더군요.
자리돔횟집 근처에 이중섭거리, 서귀포매일올레시장도 있으니 여행 중 식사하시기에도 좋을만한 위치입니다. 고등어가 비리다는 편견이 있으셨다면 서귀포 고등어회 맛 한번 제대로 보고 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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