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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질이 훌륭했던 제주 성산리 맛집설렘 그리고 감성 in Jeju/오늘은 뭐먹지?(제주도맛투어) 2022. 7. 2. 08:16
며칠 전에 제주 성산리 맛집 다녀왔습니다. 뭉치푸줏간 고기는 육질이 훌륭해서 식감까지 완소였습니다. 동네 주민 단골이 많은 로컬 식당이라 그런지 재료에 신경을 많이 쓰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햇살을 적당히 가려주는 나무들이 울창한 숲길을 가볍게 걷고 싶어서 삼다수숲길에 들렀습니다. 30분 정도면 산책할 수 있는 1.2km의 길부터 2시간 남짓 걸리는 길까지 총 3개의 코스가 준비되어 있더군요.
삼다수숲길은 예전에 사냥꾼과 말몰이꾼 등이 이용하던 길을 탐방객들이 다니기 편하도록 만든 길이라고 합니다. 걷기는 편하지만 조용하고 싱그러운 제주의 숲을 느끼기 참 좋았습니다.
30분이 걸리는 1.2km 코스는 봄에 오면 예쁜 꽃들을 볼 수 있는 길이라고 합니다. 부담스럽지 않은 짧은 코스이니 내년 봄에도 찾아와서 꼭 걸어보고 싶습니다.
삼다수숲길도 이제 꽤 알려졌다 생각했는데 사람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서 마음 편히 마스크를 벗고 걸을 수 있었지요. 요즘 실외에서는 안 써도 된다지만 아무래도 사람 많은 곳에서는 거의 쓰는 분위기이니까요. ㅎㅎ
마스크를 벗고 만나는 제주 숲의 공기는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숲의 향기를 담은 맑은 공기가 폐 속으로 들어와서 몸을 정화시켜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삼다수숲길은 1코스, 2코스, 3코스의 분위기가 사뭇 달랐습니다. 1코스로는 조금 아쉬울 것 같고, 시간이 되신다면 2코스나 3코스를 걸어보시기를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이곳에도 조릿대가 많이 자라고 있더군요. 조릿대 때문에 다른 식물들이 잘 자라지 못한다고 들었는데...조릿대를 활용할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숲길에서 청량감을 완전충전한 다음에 차에 올라탔습니다. 제주 성산리 맛집 앞으로 왔죠. 주차는 가게 뒤쪽 골목길에 적당히 세워두었습니다. 바로 뒤에 공영주차장도 있습니다.
실내에는 재치 있는 문구가 써 있는 그림들이 걸려 있었습니다. 레트로풍이어서 사진 찍기에도 좋았습니다. 홀은 구석구석까지 깨끗하기도 했습니다.
흑오겹살은 물론이고 여러 가지 특수부위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제주 사람들은 특수부위와 막창을 좋아하는 편이라 오히려 오겹살은 잘 안 먹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ㅎㅎ
하지만 저는 흑오겹을 애정하기 때문에 먼저 오겹살부터 먹었습니다. 불판 위에 두툼한 고기를 올려두고 한쪽면씩 차분하게 익혔습니다.
한라산은 17도로 주문했습니다. 도수가 더 높은 21도 짜리도 있으니 취향에 따라 골라 드시면 됩니다. 저는 17도, 21도 어느 걸 마셔도 비슷하게 취하는 것 같습니다. ㅎㅎ
고기가 다 구워지기 전에 먼저 건배를 했습니다. 요즘 들어 제일 술을 많이 마신 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음식도 맛있고 기분도 좋았거든요.
고기를 기다리며 먼저 밑반찬과 해물 된장찌개를 곁들여 한라산을 마셨습니다. 해물 된장찌개에는 무려 전복이 들어가더군요. 꽃게도 2마리나 들어 있습니다.
통통한 새우와 국물 맛 내는 데 일품인 딱새우, 조개들, 미더덕도 있었습니다. 풍성한 해산물 덕분에 국물에서 감칠맛이 나고 끝맛이 굉장히 시원했습니다.
계란찜은 촉촉하고 은은하게 파향이 퍼져나왔습니다. 담백하고 고소해서 자꾸만 퍼묵퍼묵하게 됩니다. 이것도 안주로 좋더군요. ㅎㅎ
밑반찬은 채소 위주로 다양하게 나왔습니다. 상추와 대파를 넣은 겉절이는 고기와 궁합이 좋았고 방풍나물과 세발나물은 특유의 향이 기분 좋게 다가왔습니다.
무로 만든 반찬은 유달리 신선하더군요. 무생채와 쌈무 모두 식당에서 성산 무를 가지고 만들었다고 합니다. 무 자체가 달큰하고 맛있는 것 같았습니다.
상추 대파 겉절이에 고기 한 점 올려 푸짐하게 집어 먹으니 채즙과 함께 느껴지는 흑돼지의 풍부한 육향이 그윽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먹으면 느끼할 틈이 없죠. ㅎㅎ
소주 한 잔 하면서 고기를 천천히 구웠습니다. 빨리 먹고 싶어도 천천히 기다리며 구워야 흑돼지가 제대로 노릇노릇 완성되지요.
요즘에는 돼지고기를 위생적으로 기르기 때문에 소고기처럼 덜 익혀서 먹어도 된다고 합니다. 실제로 돈까스집 가면 미디움으로 익혀 나오는 경우가 많지요.
하지만 저는 충분히 노릇하게 웰던으로 익혀 먹는 흑돼지의 맛을 더 좋아합니다. 이렇게 두툼한 고기는 충분히 구워내도 속에 촉촉하게 육즙이 살아 있어서 퍽퍽하지 않습니다.
쌈장에 푹 찍어서 고기 두 점을 싸먹어 봅니다. 씹을 때마다 육즙이 스며 나와 기분이 한껏 들떴습니다. 식감도 상당히 부드러워서 두 점을 한 번에 먹어도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고기와 어울리는 반찬들이 다양해서 골라 먹는 재미가 좋았습니다. 그리고 쌈장도 고소하고 맛있었는데 정성을 들여 만든 게 보이더군요. 왜 동네 주민 단골이 많은지 이해가 되었습니다.
오겹살을 해치운 다음에는 특수부위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부드러운 갈매기살부터 덜미살, 항정살까지 어느 부위에서도 잡내가 나지 않고 맛있더군요.
저는 항정살을 참 좋아합니다. 탄탄하면서도 부드러운 특유의 식감이 재미지죠. 육향도 오겹살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덜미살은 닭가슴살처럼 생겨서 퍽퍽할 것 같지만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세트 메뉴는 없지만 여러 부위를 1인분씩 주문해서 맛을 비교하며 먹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콘치즈도 한 쪽에서 익혀서 고기를 찍어 먹었습니다. 그냥 떠먹어도 맛있지만 고기에 곁들이니 다른 요리처럼 느껴지더군요. 쭉쭉 늘어나는 치즈는 고기에 고소함을 더해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막창을 먹었습니다. 식감이 정말 일품이더군요. 초벌을 해서 나오는데 돼지 냄새는 나지 않고 맛이 풍성했습니다. 김치와 함께 구워 싸먹으니 꿀맛입니다. 뭉치푸줏간 다음에 가도 특수부위를 또 주문할 것 같습니다. 제주 성산리 맛집 고기 퀄리티가 좋아서 부위별 매력을 느끼기 좋았습니다.
(소정의 원고료를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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