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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짐하고 맛있었던 애월항 근처 흑돼지설렘 그리고 감성 in Jeju/오늘은 뭐먹지?(제주도맛투어) 2022. 5. 25. 19:35
여름 오기 전에 몸보신 하자는 핑계로 애월항 근처 흑돼지 먹을 약속을 잡았습니다. 그때그집 애월본점 친구 단골집인데 세트 메뉴 구성이 푸짐하고 서비스도 좋아서 만족스럽게 흑돼지로 몸보신 하고 왔습니다. ㅎㅎ
봄의 바다는 유난히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여름이 다가오면서 점점 더 싱그러워지는 느낌이라 할까요. 특히 금능해수욕장의 맑은 파스텔톤 바다는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이제 날씨가 꽤 덥다 싶은 날도 있더군요. 해수욕을 즐기기에는 좀 이르지만 신발을 벗고 시원한 물 속을 걷는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금능해수욕장은 멀리까지 얕은 수심이 유지되는 곳이라 계속 걸어 나가도 무릎까지 물이 차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은 아예 온 몸을 담그고 놀기도 하더군요. ㅎㅎ
서핑을 즐기시는 분들도 꽤 있었습니다. 파도가 거의 없다시피 하는 잔잔한 바다라서 초보 분들이 서핑을 배우시거나 물 위에 둥둥 떠서 여유 느끼기 좋겠다 싶었습니다.
셀프 웨딩 촬영하러도 많이 오시던데, 이날 30분 정도 머무르면서도 두 팀이나 봤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울 때가 아닌가 싶어요.
갑자기 나중에 요트를 몰 수 있는 자격증을 따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날 바다를 시원하게 달려나가면 힐링되겠지요.
새들은 어디든 날아갈 수 있으니 부럽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작은 몸으로 어마어마하게 먼 거리를 날아 이동하는 철새들을 보면 신기하기도 합니다.
자주 오는 곳이지만 떠나기 전에 해녀상에서 인증샷 한 장 남기고 주차장으로 향했습니다. ㅎㅎ 다음 달에는 금능해수욕장에 해수욕을 즐기러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약속 장소인 애월항 쪽에 도착했습니다. 항구의 모습은 해수욕장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이지요. 한적한 시간이라 주차도 편하게 했습니다.
영업시간은 11시~22시이고 중간에 16시~17시에 브레이크 타임이 있습니다. 저희는 한산할 때 가고 싶어서 일부러 점심 시간이 조금 지나고서 약속을 잡았습니다.
여기 단골인 친구는 점심에 김치전골 먹으러도 자주 온다고 하더군요. 점심에는 전골 주문하면 공기밥, 떡사리, 라면사리, 계란후라이가 무한리필 된다고 합니다.
고기 먹으러 왔지만 김치찌개 맛도 궁금하더군요. 고기를 세트로 주문하니 김치찌개도 기본으로 나와서 좋았습니다. 계란후라이, 왕새우, 수제소세지도 함께 나오고요.
벽에 옛 제주인의 생활상이 담겨 있었는데 실제 저 시대에 살아본 게 아닌데도 묘한 향수가 느껴졌습니다. 저 시대만의 낭만이 느껴진다고 할까요. ㅎㅎ
조금 기다리니 초벌을 한 흑돼지가 나왔습니다. 부위는 오겹살, 목살 중에 선택할 수도 있고 반반으로 주문해도 되니 취향에 맞춰서 주문하시면 됩니다.
고사리가 함께 나와서 참 반가웠습니다. 흑돼지 먹을 때 고사리 같이 구워 먹으면 정말 일품이거든요. 그냥 나물로 즐길 때랑은 전혀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초벌 후 미리 썰어서 나오기 때문에 테이블에서 굽기도 편했습니다. 직원분께서 대부분 구워주시기도 했고요. 불판 아래쪽에 고사리, 양파, 새우, 소세지도 올려두었습니다.
친구가 극찬했던 김치찌개도 세트 메뉴 기본 구성으로 나왔습니다. 양은냄비에 끓여 나오는데, 시원하면서도 맛이 깊어서 중독성 있더군요!!
김치찌개 한 숟가락 먹으니 소주 생각이 바로 났습니다. 철판에 바삭하게 구워 나오는 계란후라이와 김치찌개, 반찬 덕분에 고기 구워지기 전에 소주 반 병은 먹게 되더군요.
그리고 게장도 나왔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반찬 중 하나가 바로 양념게장입니다. 달큰한 양념에 탱글한 게살이 버무려져 있어서 맛이 없을 수 없죠. ㅎㅎ
반찬으로는 흑돼지에 어울리는 깔끔한 것들이 많았습니다. 백김치에 흑돼지 싸서 먹으니 느끼함이 없어서 끊임없이 들어가더군요.
그밖에 쌈무, 양파지, 파지, 콩나물, 콘샐러드 등이 나왔습니다. 김치찌개와 반찬 맛이 좋은 걸 보면 셰프님께서 손맛이 좋으신 것 같더군요.
반찬은 셀프바에서 리필 가능합니다. 저는 고기 먹을 때 채소 반찬을 폭풍 흡입하는 편이라 이렇게 셀프바 갖춰진 곳을 더 선호합니다. 마음껏 가져올 수 있으니 말입니다. ㅎㅎ
애월항 근처 흑돼지 오겹살이 알맞게 익자마자 한 점을 집어들었습니다. 멜젓, 소금, 카레가루, 된장 중 어디에 먼저 찍어 먹을까 잠시 고민을했지요. ㅎㅎ
카레가루는 껍데기 먹을 때만 곁들였던 것 같은데 오겹살의 고소한 맛과 쫄깃한 식감이 카레와 은근히 잘 어울렸습니다. 그래도 저는 소금 쪽이 더 좋긴 했지만 말입니다.
품질 좋은 흑돼지의 육향을 제대로 즐기려면 양념을 최소화하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입에 넣는 순간 고소함이 훅 퍼져들어와 기분 좋았습니다.
어느 정도 흑돼지를 먹고 나서는 고사리, 김치, 콩나물 등 밑반찬을 불판 위에 듬뿍 올려 구웠습니다. 흑돼지 기름에 구운 김치 맛은 다들 아실거예요. ㅎㅎ
콩나물과 김치는 정말 계속 추가해서 올리게 되더군요. 마지막에는 밥도 볶아 먹었습니다. 김가루 솔솔 뿌려서 치즈와 날치알 올려 먹으니 고급진 맛이 나더군요.
저는 비싼 리조또보다 이 흑돼지 볶음밥을 훨씬 좋아합니다. 이것도 따로 메뉴를 만들어 단품으로 판다면 사먹을텐데, 우선 흑돼지를 구워 먹어야 하니 이렇게 후식으로 즐길 수밖에 없겠죠.
수제 식혜를 서비스해주셔서 달달하게 식사를 마무리 했습니다. 그때그집 애월본점 맛도 훌륭했지만 서비스가 좋아서 애월항 근처 흑돼지 더 자주 먹으러 오고 싶을 것 같습니다.
(소정의 원고료를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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