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맛으로 인정받은 제주 서귀포 보말칼국수
    설렘 그리고 감성 in Jeju/오늘은 뭐먹지?(제주도맛투어) 2020. 12. 24. 17:05

    제주스러운 음식이라 하면 흔히 회나 흑돼지를 떠올리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거한 음식들 말고도 제주 서귀포 보말칼국수 처럼 수수한 제주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음식들도 있습니다. 보말명가 가서 먹었던 보말누룽지 칼국수와 보말전복톳 칼국수는 제주 바다의 풍미를 기분 좋게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보시는 것과 같이 주차장이 넓게 마련되어 있어 좋았습니다. 영업시간은 8:00 ~ 19:00 이고 2, 4주 목요일이 휴무라 합니다.

     

    실내는 깔끔함 그 자체였습니다. 한옥 스타일이지만 입식, 좌식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고 공간이 몇 개로 분리되어 있어서 번잡스럽지도 않았습니다.

     

    주방이 살포시 들여다보여서 잠깐 엿보았습니다. 홀 분위기와 마찬가지로 주방 쪽도 깔끔지더군요. 음식을 조리하는 곳은 맛만큼이나 청결함도 중요하지요.

     

    벽에 걸려있는 망사리와 태왁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해녀분들께서 물질을 하실 때 꼭 있어야 하는 필수 도구이지요. 해녀 체험을 가보시면 자세한 설명을 들으실 수 있을겁니다.

     

    제주 서귀포 보말칼국수 메뉴는 아래와 같습니다. 저희는 보말누룽지, 보말전복톳 칼국수를 하나씩 주문하고 보말죽과 해물보말전도 하나씩 골랐습니다. 세트 메뉴도 있더군요.

     

    셋이서 1인 1메뉴에 전 하나 시키니 푸짐하게 먹기 좋았습니다. 국수는 붇기 때문인지 포장이 불가능하지만, 전과 죽, 수육 등은 포장이 된다고 합니다.

     

    우선 누룽지가 들어간 보말칼국수부터 맛을 보았습니다. 통보말도 들어있지만, 생보말을 갈아 육수에 사용했기 때문에 국물 맛이 깊으면서도 담백합니다.

     

    이곳에서 사용하는 보말은 100% 자연산으로, 제주 남원읍 마을에서 물질하여 채취한 것이라 합니다. 보말을 잡아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이게 여간 정성이 들어가는 게 아니에요.

     

    면발의 식감도 좋고 누룽지가 들어있어 구수함이 더해진 제주 서귀포 보말칼국수 입니다. 제주에는 보말칼국수 하는 집이 꽤 많은데요, 식당마다 맛이 달라서 찾아다니며 먹는 재미도 있습니다.

     

    잘 삶아진 칼국수 면발을 들이키고 국물 한 모금 했습니다. 국물을 마시면 자연스럽게 보말과 누룽지의 밥알이 입안으로 들어오는데, 맛과 식감 모두 훌륭했습니다.

     

    두번째 제주 서귀포 보말칼국수 메뉴는 전복이 들어간 톳칼국수였습니다. 물론 보말도 넉넉하게 들어 있었습니다.

     

    톳을 갈아서 면발을 만들었는지 면발의 색이 진합니다. 씹는 맛도 일반 밀가루면과는 다른데요, 묵직하다 해야 할지 탱탱하다 해야 할지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맛있습니다. ㅎㅎ

     

    보말을 갈아넣은 육수는 누룽지와 전복 둘 다에서 빛났습니다. 보말은 소박한 재료일수도 있는데, 이렇게 먹으니 고급스럽게 느껴지네요. 느끼함 없이 담백합니다.

     

    보말은 통통한 것들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제주 바닷가 갯바위에서는 보말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긴 하지만, 이렇게 큰 것들은 제대로 물질을 해야 캐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해물보말전에는 보말과 오징어가 넉넉하게 들어 있어서 식감이 재미있었습니다. 전이 얇은 편이라 금방 없어진다는 게 단점일 수도 있겠지만, 얇은 전만의 매력이 있지요.

     

    양손에 젓가락을 잡고 쭉 찢어주었습니다. 큼직하게 찢어서 먹다보니 금방 동이 났던 것 같기도 해요. ㅎㅎ

     

    전을 찢을 때 떨어진 보말과 오징어만 집어 먹어봐도 꿀맛입니다. 쫄깃쫄깃한 이 맛에 막걸리가 저절로 생각났지만 차를 가져와서 참았지요.

     

    제 입에는 삼삼해서 간장을 찍어 먹었는데, 함께 식사한 친구 중 한 명은 재료의 맛을 그대로 느끼는 게 좋다며 그냥 먹었습니다. 둘 다 먹는 걸 좋아하는데도 식사 스타일은 참 달라요.

     

    보말죽은 한 숟가락만 먹어보아도 보말의 향이 듬뿍 퍼져듭니다. 보말을 내장까지 함께 갈아서 죽을 요리했기 때문에 보말 자체의 매력이 가장 크게 느껴졌던 요리였습니다.

     

    보말죽에 잘 담근 김치 한 조각 올려 먹다보니 순삭하겠더군요. 깍두기, 양파장아찌도 맛있게 먹었습니다. 반찬 맛도 좋은 식당이에요.

     

    제주 서귀포 보말칼국수 든든하게 먹고 나오면서 커피 한 잔을 뽑았습니다. 디저트 배는 언제나 남아있잖아요. ㅎㅎ 맛있는 밥 한끼와 믹스커피 한 잔은 소확행 입니다.

     

    집으로 향하는 길에 문득 오름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근처 오름에 들렀습니다. 갑자기 날씨가 흐려져서 비가 오지 않을까 걱정되어서 우의도 챙겨 갔는데 다행히 바람만 좀 불더군요.

     

    갈색으로 물든 오름에 피어있는 노란 꽃. 연약해보이는 꽃인데 신기할 정도로 혼자 꼿꼿하게 피어 있어서 사랑스러웠습니다.

     

    이곳의 좌보미오름 입니다. 오름 봉우리가 여럿이라 특이하지요. 좌우에 봉우리가 있어 서로 의지하는 격이라고 해서 좌보미라는 이름이 붙였다는 설도 있다고 합니다.

     

    좌보미는 한번 오르면 끝이 아니라 몇 개의 오름 능선을 오르내리며 탐방을 하게 되는 오름입니다. 소요시간은 2시간 정도 잡으시면 충분할거예요.

     

    날씨가 흐리지 않았다면 제주 동부의 멋진 풍경을 더 세세히 볼 수 있었을텐데...그래도 상쾌한 공기에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좌보미 오름이 위치하고 있는 곳에는 보시는 것처럼 다른 오름들도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오름 좋아하시는 분들 중에는 하루에 여러 오름을 동시에 오르시는 분도 많더군요.

     

    성산일출봉 뒤의 바다는 하늘과 구분이 되지 않아서 신비로운 분위기도 느껴졌습니다.

     

    사진으로 보니 쓸쓸한 분위기인데, 실제로 오름을 탐방할 땐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날씨는 쌀쌀했지만 주변 풍경이 포근함을 느끼게 하더군요.

     

    보말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기 때문인지, 보말명가 요리들의 퀄리티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수준 높은 제주 서귀포 보말칼국수 드시고 싶으실 때 들러보세요. 누룽지와 전복톳 칼국수 둘 다 맛있어서 뭘 추천드려야 할지는 모르겠습니다. 둘 다 드셔보세요. ㅎㅎ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