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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장 제주스러운 음식 제주 몸국
    설렘 그리고 감성 in Jeju/오늘은 뭐먹지?(제주도맛투어) 2020. 12. 14. 15:16

    제주 몸국 드셔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제가 생각하는 가장 제주스러운 음식 중 하나입니다. 며칠 전 훈이네해장국 가서 오랜만에 제대로 끓인 개운한 몸국과 고사리육개장으로 든든하게 식사하고 왔습니다. 아침 일찍 열어서 아침식사나 해장하러 가기에도 좋은 식당입니다.

     

     

    식당 영업시간이 6:30 ~ 17:00 이고 매주 토요일 휴무입니다. 저는 아침잠이 많은 편이라 이렇게 일찍 문을 여는 식당을 보면 고맙기도 합니다. 6:30에 문을 열려면 손님을 위해 새벽부터 요리하셨을테니 말입니다.

     

    현지인 단골이 많을 것 같은 정겨운 분위기의 식당인데, 짠내투어 제주도편에도 나왔더군요. 제주도 로컬맛집이라는 문구가 잘 어울리는 곳입니다.

     

    주차 시설은 따로 없지만 바로 옆에 있는 신창우체국 쪽에 주차를 하고 들어왔습니다. 식당 내부는 다소 연륜이 느껴지는 인테리어였으나 깨끗했습니다.

     

    제주에서도 고사리육개장과 제주 몸국 동시에 파는 곳은 그리 흔하지 않습니다. 둘 다 참 제주스러운 메뉴이고 제주에서 잔치 때 먹었던 음식이라 정이 느껴지는 음식입니다.

     

    식사류의 가격은 8,000원 ~ 9,000원 입니다. 저희는 몸국과 고사리육개장, 해장국으로 주문했습니다. 밑반찬, 공기밥과 함께 한 상이 빠르게 차려졌습니다.

     

    아래 보이는 음식이 바로 제주 몸국 입니다. '몸'은 '모자반'의 제주 방언으로, 돼지고기와 사골, 잡뼈 등을 삶아낸 국물에 몸을 넣고 끓여낸 제주향토음식 입니다. 돼지고기 베이스이지만 전혀 느끼하지 않습니다.

     

    취향에 따라 고추나 마늘을 더 넣어드셔도 됩니다. 아직 한번도 제주 몸국을 드셔보신 적이 없으시다면, 아무것도 더하지 않고 먼저 드셔보신 다음 양념을 넣으셔도 좋습니다.

     

    고기 국물이라 하면 다소 느끼하다 생각할 수 있지만, 몸 덕분인지 푸근하면서도 개운함이 동시에 느껴집니다. 몸은 피부 건강에 좋은 콜라겐의 합성을 효과적으로 증가시키고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식으로도 좋다더군요.

     

    사실 제주 몸국은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입니다. 좋아하는 사람은 이 맛이 그리워서 제주를 찾기도 하지만 불호인 분들은 한 숟가락 드시고 못 드실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다른 메뉴와 섞어 주문하시는 걸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물론 몸국이 극호입니다. 다른 해장국에서는 느껴지지 않는 전혀 다른 매력이 있거든요. 자극적이지 않은 맛이라 부드럽게 속을 풀어주기도 합니다.

     

    또 다른 제주향토음식인 고사리육개장 입니다. 육지에서 말하는 육개장과는 비주얼부터 차이가 나고, 맛도 당연히 다릅니다.

     

    보기에는 죽 같기도 하고...맛있을 것 같지 않지만, 의외로 호불호 없이 맛있다고 느낄만한 음식입니다. 진하고 부드러운 스타일의 육개장이라 해장용으로도 일품이지요.

     

    잘게 찢은 돼지고기와 고사리가 듬뿍 들어있습니다. 국물은 상당히 걸쭉한 편인데요, 육지의 육개장처럼 맵지 않고 구수하면서 배지근한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밥 말아서 훌훌 떠먹다 보면 한 그릇 순삭이더군요.

     

    해장국에는 큼직한 선지가 들어있어서 국물 맛이 시원했습니다. 뜨거운 국물을 시원하다고 부르는 건 우리나라 사람 말고 또 있을까 싶어요. ㅎㅎ

     

    저는 어릴 때 선지를 먹지 못했는데요, 지금 생각해보면 재료에 대한 편견 때문에 그랬던 것 같습니다. 어느 날 선지인 줄 모르고 먹었는데 맛있어서 그 날 이후 선짓국 맛있는 곳 찾아 먹으러 다닙니다.

     

    이곳의 선지는 비린맛 하나 없이 맛있었습니다. 아무래도 동네 단골이 많으니 재료도 신선한가봅니다. 현지인들에게 인정 받은 식당은 맛이나 양, 가격 면에서 균형잡힌 곳이 대부분인 것 같아요.

     

    당면사리와 콩나물을 한번에 호로록 먹어준 뒤 선지와 국물을 함께 떠서 먹으면 꿀맛이었습니다.

     

    해장국이 맛있으니 소주 생각이 저절로 들더군요. 다들 같은 마음이어서 딱 한 잔씩만 하기로 하고 한라산을 주문했습니다만...결국 두 잔 씩 마셨습니다. ㅎㅎ

     

    해장국에는 밥을 말아 먹으니 더 좋았습니다. 저는 밥을 말 때 마늘을 듬뿍 넣어주었지요. 반쯤 익은 다진마늘의 알싸함이 입맛 돌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밑반찬으로는 배추김치, 깍두기, 오징어젓갈, 깻잎, 고추가 나왔습니다. 골고루 다 맛있는데, 저는 특히 오징어젓갈과 깍두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신창리에서 해장할 일 있거나 아침 일찍 식사하려면 앞으로 이 식당이 먼저 떠오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 메뉴 포장, 택배도 가능하다니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겨울에는 특히 아침 식사를 든든하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같은 기온도 배가 고플 때에는 더 춥게 느껴지니 말입니다. 든든하게 식사하고 나오니 바람도 차갑지 않더군요.

     

    이동하는 중에 차를 세우고 바다 산책을 하며 소화를 시켰습니다. 제주에는 마음만 먹으면 멋진 풍경을 보며 걸을 수 있는 곳이 근처에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덜 쌓이는 것 같습니다.

     

    벌써 한 겨울 느낌이 나는 바다...억새가 차고 거센 바람에도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올 해는 코로나 때문에 송년회도 다 취소하고 조용히 보낼 것 같습니다. 부어라 마셔라 하면서 보내는 연말보다 어쩌면 더 포근하고 의미있는 시간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에는 바닷가에서 바람 쐬고 갈 생각이었는데, 상쾌한 바닷 바람이 좋아서 걷다보니 40분 정도 걸었습니다. 잘 먹고, 적당히 운동을 해주니 오후까지 컨디션이 좋더군요.

     

    날씨가 더 추워지면 카페를 찾게 되겠지만 아직은 바닷가 정자에 더 끌립니다. 마음 같아서는 여기 앉아 몇 시간이고 이야기 하고 싶었지만, 다른 일정이 있어서 아쉬웠습니다.

     

    제주에서는 겨울에도 꽃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제주의 겨울을 대표하는 동백은 물론이고, 이렇게 계절을 잊고 피어나는 꽃들도 종종 만날 수 있지요.

     

    항구에서 낚시를 하시는 분들의 모습을 보니 저도 낚시가고 싶어졌습니다. 그러고보니 낚시해본지가 참 오래되었더군요. 조만간 가볍게 장비 챙겨서 나와야겠습니다.

     

    육지만큼은 아니지만 제주도 아침 기온이 꽤 낮아져서 추위가 느껴졌는데, 훈이네해장국 뜨끈뜨끈한 요리들을 먹으니 마음까지 채워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가장 제주스러운 음식 중 하나인 제주 몸국 제대로 드셔보시고 싶을 때 들러보세요. 고사리해장국도 강추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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