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한 맛과 분위기의 제주시 이자카야설렘 그리고 감성 in Jeju/오늘은 뭐먹지?(제주도맛투어) 2020. 11. 30. 10:36
올 초에 한번 가보고나서 저의 제주시 이자카야 된 곳이 있습니다. 술이 목적이 아니라 특별한 요리를 맛보러 가는 기분이 드는 곳이랍니다. 며칠 전에 제주보롬 연동본점 다시 방문해보았는데 언제나 실망시키지 않는 훌륭한 맛을 선보여주더군요. 내공과 정성이 담겨 있는 요리인 것 같습니다.
저녁에 친구를 만나러 가기 전에 그냥 있기 심심해서 제주동문수산시장에 왔습니다. 냉동실에 쟁여두었던 옥돔도 떨어지고 해서 장을 볼 겸 왔지요.
동문재래시장 앞에는 제주중앙지하상가도 있습니다. 서울의 지하상가에 비하면 규묘가 작긴 해도, 제주에서는 편하게 쇼핑할 수 있는 곳이라 종종 들렀다 가곤 합니다.
제주동문시장이 제주에서 가장 규모가 큰 시장인 것 같습니다. 5일마다 한번씩 여는 제주시 오일장의 규모도 크긴 하지만, 아무래도 동문시장 쪽이 상설시장이라 더 크지 않을까 싶어요.
제주시내에 있고 공항에서도 가까워서 여행오신 분들께서도 많이 오시는 것 같습니다. 규모가 있기도 하고 초행길이면 길을 헷갈릴 수 있으니 공항 가기 전에 시간 조금 넉넉하게 잡고 오셔야 구경하시기 편할거예요.
관리가 잘 되고 있는 시장이라 이용하는 데 불편함을 느낀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화장실도 깨끗하고 물품보관소, 안내소도 있어요. 붐비는 시간에는 주차에 시간이 걸리기는 합니다.
저는 장을 볼 때 시장과 대형마트를 번갈아가곤 합니다. 쾌적하고 익숙한 대형마트의 편리함도 분명히 있으니까요. 하지만 재래시장만의 레트로한 분위기와 다양한 품목(특히 해산물과 과일, 채소)도 분명 메리트가 있습니다.
저는 꾸덕하게 잘 말려진 옥돔을 구입했습니다. 진공포장 해서 파는 옥돔도 괜찮지만, 시장에 직접 와서 사면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편입니다.
동문시장에 오면 해산물 구경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규모가 크고 손님이 많은만큼 해산물의 회전이 잘 되다보니 아무래도 더 신선할 수밖에 없습니다.
요즘 한창 맛이 오른 대방어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미리 포장이 되어 있는 회는 가격이 저렴한 편이긴 하지만, 떠 둔 지 얼마되지 않은 걸로 잘 골라서 사셔야 합니다.
보통 시장 가면 과소비 하는 편인데 이 날은 뒤에 약속이 있어서인지 딱 제가 사려고 했던 옥돔만 구입하고 아이쇼핑을 즐겼습니다. 장을 덜 봐서인지 친구 만나기로 한 시간보다 조금 일찍 제주시 이자카야 도착했습니다. ㅎㅎ
주차는 앞에 있는 공영주차장 쪽에 하면 편합니다. 제주시 이자카야 영업시간은 18:00~02:00 (라스트오더 01:00) 인데, 조금 늦게 오면 자리가 없을 때가 많아서 저희는 오픈 시간에 맞춰 약속을 잡았습니다.
오픈 주방으로 되어 있어서 요리하시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습니다. 메인 쉐프님께서는 17년 경력을 가지셨다고 하시던데요, 요리의 맛을 보면 그 경력이 충분히 수긍이 갑니다.
바 테이블에 앉아서 식사도 가능하고, 룸도 한 개 마련되어 있습니다. 모던하면서도 캐주얼한 고급스러움이 느껴지는 곳이라 데이트 장소로도, 가족 식사 장소로도 인기 있는 것 같더군요.
이 쪽은 분위기가 또 다르지요? 아직 친구가 오지 않아서 이곳저곳 살펴보다보니 어디에 앉는 게 좋을 지 결정장애가 왔습니다. ㅎㅎ 결국엔 지난번에 앉았던, 요리하는 모습을 살짝 볼 수 있는 테이블에 앉았어요.
끊임없이 메뉴를 연구개발하는 제주시 이자카야이기 때문에 올 때마다 새로운 음식 맛 볼 생각에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샐러드, 냄비요리, 볶음, 튀김 등 다양한 종류가 마련되어 있어요.
친구는 도착하자마자 생맥주를 주문했습니다. 이 근처에 사는데, 늦게 나와서 뛰어왔다고 하더군요. 가까이 살면 약속에 늦게 되는 것은 국룰인가봅니다. ㅎㅎ
주문한 메뉴는 성게크림톳파스타와 토마토해산물스튜, 게내장철판볶음 입니다. 제가 가보았던 제주시 이자카야 중에서 음식 맛으로는 최상위권에 속해서, 뭘 주문해도 실패가 없더군요.
기본 안주로는 치즈가루를 뿌린 과자와 숙주나물이 나왔습니다. 과자 자체는 담백한 맛인데 치즈가루 덕분에 중독성 있게 느껴지더군요. 맥주와 참 잘 어울렸습니다.
저는 사실 집에서 숙주나물 반찬은 잘 안 먹습니다. 정말 다른 반찬이 없다고 해도 말이지요. 그런데 이곳 숙주는 왜 맛있었나 모르겠습니다. ㅎㅎ
가장 처음 맛을 보았던 메뉴는 성게크림톳파스타 입니다. 다른 메뉴는 예전에 먹어본 적 있는데 이번에 나온 신메뉴라서 제일 기대가 되더군요. 참고로 성게 소진 시에는 명란이 나온다고 합니다.
성게는 당연히 제주산 성게입니다. 여긴 제주의 식재료를 이자까야 스타일로 재해석한 퓨전 요리들로 유명하거든요. 로컬 재료의 신선함이 담겨 있어서 고급스러운 맛이 더해지는 것 같습니다.
성게 뿐만 아니라 톳도 제주해녀가 직접 채취한 것이라고 합니다. 성게향이 녹아든 크림소스는 품격있는 맛이었고, 톳 특유의 독특한 식감이 중간중간 재미를 더해주었습니다. 친구에게 메뉴 잘 골랐다고 칭찬 받았습니다. ㅎㅎ
쌀쌀한 계절에는 식탁 위에 따끈한 국물 요리 하나쯤은 올라와야 마음도 푸근해지곤 합니다. 저희가 주문한 국물 요리는 비주얼을 보면 해물탕 같지만, 또똣한 토마토해산물 스튜입니다.
토마토 베이스의 국물에 홍합과 새우 등 해산물을 푸짐하게 넣고 끓여낸 스튜는 이색적이지만 호불호 갈리지 않을만한 맛입니다. 부드럽고 바다의 감칠맛이 훌륭하게 담겨 있었어요.
홍합 껍데기로 국물을 떠 먹으면 해물 맛이 더 진해지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듭니다. ㅎㅎ 냄비는 뚝배기처럼 온기가 오래 유지되어서 오랫동안 스튜를 따뜻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토마토 베이스의 요리이지만, 의외로 스튜에 밥을 말아서 먹어도 괜찮았습니다. (밥은 별도로 주문 가능합니다)
제가 이곳에 오면 가장 자주 주문하는 메뉴 중 하나는 바로 게내장철판볶음 입니다. 뜨거울 때 골고루 저어서 김에 싸먹거나 비스킷에 올려 먹으면 정말 고급집니다.
게살과 아귀간찜, 가리비 관자, 성게알, 연어알, 계란노른자, 고수 등이 들어있어요. 고수 향이 싫으시다면 미리 주문할 때 빼달라고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평소에 고수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이 요리와는 잘 어울려서 빼지 않았어요.
저는 테라크림맥주를 마시고 친구는 하이네킨을 마셨어요. 게내장철판볶음의 맛을 먼저 음미하다가 생맥주로 마무리 해주면 훌륭합니다. 제가 여기 요리를 좋아하다보니, 맛을 더 느끼기 위해서 맥주로 입가심 해주는 기분이더군요. ㅎㅎ
저녁 시간에는 제주보롬 연동본점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을 때가 많습니다. 맛은 물론이고 분위기와 친절함도 흠잡을 데 없어서 저도 제주시 이자카야 중에 여길 제일 자주 와요. 다음에 오면 또 어떤 신메뉴를 맛보게 될 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설렘 그리고 감성 in Jeju > 오늘은 뭐먹지?(제주도맛투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대로 요리한 교대역 죽배달 (0) 2020.12.07 생고기 대패쌈밥이 맛있는 제주 서쪽 맛집 (0) 2020.12.06 서귀포 칼호텔 회포장 JMT 대방어회 (0) 2020.11.28 정감 있는 제주도 용두암 맛집 (0) 2020.11.24 제대로 맛이 차오른 서귀포 방어회 (0) 2020.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