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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고기 대패쌈밥이 맛있는 제주 서쪽 맛집설렘 그리고 감성 in Jeju/오늘은 뭐먹지?(제주도맛투어) 2020. 12. 6. 22:30
친구가 며칠 전에 대패삼겹 맛있게 먹었다고 해서 저는 냉동고기는 별로라고 이야기 했더니, 방문했던 제주 서쪽 맛집 고기는 생고기라고 하더군요! 어떤 맛일지 궁금해져서 친구가 알려준 모살왓가든 며칠 뒤에 가보았습니다. 역시 생고기라 풍미도 깊고 잡내 하나 없이 고급스러운 맛이었습니다.
식당은 제주 한경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영업시간은 10:00 ~ 21:00 이고 첫째, 셋째 수요일은 휴무입니다. 저희는 늦은 점심 먹으러 갔어요.
식당 앞에 있는 주차장은 상당히 넓은 편이라 단체로 이용해도 무리가 없을만 했습니다. 테이블은 입식과 좌식으로 마련되어 있었고, 룸도 따로 있어 모임할 때 좋겠더군요.
흑돼지도 판매하고 있었지만, 저희는 점심 메뉴로 나와있는 대패쌈밥에 삼계탕을 추가해서 주문했습니다. 생고기 대패삼겹인데도 가격이 비싸지 않아서 인상적이었습니다.
제주 서쪽 맛집 주방을 살짝 엿보니 주문 즉시 생고기를 썰어서 주시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냉동 고기를 얇게 밀어주는 일반 대패삼겹과는 비주얼부터 차이가 납니다.
고기 맛에 일가견이 있는 친구가 추천해 준 제주 서쪽 맛집이기 때문에 맛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습니다. 고기의 빛깔이나 비계와 살코기의 비율도 훌륭해보였어요.
무생채, 톳무침, 배추김치, 무절임, 콩나물무침 등 밑반찬과 함께 대패고기와 쌈채소, 삼계탕까지 알차게 차려졌습니다. 참고로 고기는 삼겹이나 오겹을 사용하신다고 합니다.
고기를 몇 점 불판 위에 올려놓은 다음, 제주 서쪽 맛집 삼계탕부터 개인접시에 덜어서 나눠 먹었습니다. 국물 색이 뽀얀 것이 제대로 진해보이더군요. 실제 맛도 진국이었습니다.
여름에 기력이 떨어졌을 때도, 찬 바람에 몸이 으슬으슬할 때에도 삼계탕은 훌륭한 보양식이 되어줍니다. 뜨끈한 국물부터 몇 숟가락 먹어주고 야들야들한 살과 부드러운 찹쌀죽을 먹다보면 몸이 훈훈해져요.
삼계탕에는 인삼과 대추, 녹두도 들어있습니다. 찹쌀만 넣고 만든 삼계탕보다 녹두를 함께 넣으면 영양적으로도 좋고 맛도 더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저는 삼계탕에 들어간 인삼을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친구에게 양보하고 대신 찹쌀죽을 넉넉하게 먹었습니다. 닭의 담백한 풍미가 그대로 스며 있어 참 맛나더군요.
닭살은 굉장히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함이 남아있었습니다. 이런 닭은 소금후추만 살짝 찍어서 먹는 게 제일 맛있는 것 같습니다. 가슴살도 퍽퍽하지 않았습니다.
올 해는 다른 때보다 더 감기에 걸리지 않으려 조심하는 중입니다. 다들 기침에 민감한 시기이니 괜한 민폐가 되고 싶지 않아서 그러기도 해요. 그러니 미리미리 몸보신 해줘야지요.
김치가 제 입맛에 맞게 익어있어서 삼계탕에도, 대패삼겹살에도 곁들여서 한 접시 뚝딱 했습니다. 반찬도 직접 다 만드신다고 하는 이야기를 듣고 난 후라 안심하고 먹었어요.
저는 두툼한 흑돼지근고기도 자주 즐기지만, 얇게 썬 고기만의 매력도 훌륭했습니다. 냉동 대패삼겹은 아무래도 육즙 퀄리티가 떨어져서 평소에는 별로 안 좋아했는데, 제주 서쪽 맛집 같은 경우엔 생고기이니 풍미가 살아있었어요.
한 판 가득 올려두어도 금방 익는 편이라 빨리빨리 먹을 수 있다는 점도 대패의 매력 중 하나입니다. 채소 반찬을 함께 구워서 고기로 쌈 싸먹어도 맛있었습니다.
지글지글 익어가는 모습에서 왠지 모르게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마치 바다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때처럼 말이에요. 이 모습도 충분히 아름답다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ㅎㅎ
취향에 따라서 바삭바삭할만큼 익혀 먹어도 되고, 적당히 부드러움이 남아있을 때 먹어도 좋습니다. 삼겹살의 고소한 육향은 그대로이고, 대패 고기의 장점도 가지고 있어서 신세계였어요.
고기는 얼리는 순간, 조직이 변형되고 해동을 아무리 잘 한다고 해도 육즙 손실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대패 삼겹(오겹) 좋아하신다면 생고기로 만든 것 꼭 한번은 드셔보시기 바랍니다.
고기가 얇다는 핑계로 한번에 몇 점씩 욕심껏 가져와서 쌈을 싸먹었습니다. 얇기 때문에 근고기보다 육즙은 덜 보존되어 있지만, 대신 고소함은 더 강하게 느껴지는 거 같습니다.
이번에는 점심 먹으러 와서 술 한 잔 하는 것을 생략했는데요, 다른 테이블에서 동네 주민으로 추정되는 분들께서 소주 드시는 것 보니 조금 아쉽더군요. 다음에 저녁에 다시 찾아오고 싶습니다.
밥에 쌈장 조금 올리고 마늘 하나 얹은 다음 대패 삼겹으로 마무리 해주면 셀프 초밥이 됩니다. 소고기 초밥 부럽지 않은 맛이었어요. 밥 한 공기 금세 없어집니다.
반찬 중에서 톳무침은 애피타이저 겸 후식으로 먹었습니다. 분명히 어릴 땐 톳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 이 산뜻한 맛과 독특한 식감에 길들여졌나봅니다. 반찬들이 다 골고루 맛있어요.
식사를 하고 나서 근처 카페에 들러 한참 대화를 나누다가 집으로 향하기 전 해안도로 드라이브를 했습니다.
멋진 풍경이 창 밖으로 펼쳐지니 차 안에서 보면서 달리는 것만으로 만족스럽지 않아서 적당한 곳에 차를 세우고 바닷가를 걸어보았습니다. 참고로 이곳은 신창해안도로입니다.
이곳은 풍력발전기들이 연이어 늘어서 있어서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제주에서 가장 노을을 보기 좋은 곳 중 하나로도 알려져 있어요.
마침 바람이 별로 불지 않아 춥지 않은 날이라 해가 질 때까지 이곳에 머무르기로 했습니다. 저희 말고도 신창해안도로의 노을을 보러 오신 분들이 꽤 많더군요.
예전에 풍력발전기 점검, 수리하시는 분들에 대한 다큐를 본 적이 있었는데요, 높이가 굉장히 높기 때문에 위험한 작업이었습니다. 저에게는 여유진 풍경의 한 자락으로 보였지만 그 후에 조금 다르게 보게 되었어요.
해가 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친구들과 함께 있다가도 이런저런 생각에 말이 없어지곤 합니다. 꼭 말을 해야 편한 사이도 아니니까요.
사진 찍으러 오시는 분들도 계시던데, 저도 다음에 기회가 되면 제대로 노을 촬영할 준비하고 한번 오려 합니다. 눈으로 보는 감동을 다 담을 수는 없겠지만 한번 찍어보고 싶더군요.
모살왓가든 생고기 대패쌈밥은 친구의 말대로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냉동이 아닌 생고기를 직접 썰어주는 제주 서쪽 맛집 대패삼겹 한번 맛보시면 냉동대패 못 드시게 될 지도 모릅니다. ㅎㅎ 고기 퀄리티도, 가격도 마음에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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