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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대로 맛이 차오른 서귀포 방어회
    설렘 그리고 감성 in Jeju/오늘은 뭐먹지?(제주도맛투어) 2020. 11. 23. 07:49

    쌀쌀한 날씨가 돌아오면 서귀포 방어회 생각이 납니다. 11월부터 2월 정도까지가 살이 통통하게 올라 맛있거든요. 가을을 맞이해서 자리돔횟집 방문했지요. 25년이 넘은 식당으로, 그 역사만큼이나 맛도 안정적이었습니다. 진정한 현지인 맛집은 이런 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맑은 날씨에 그냥 집에서 시간을 보내기 아까워서 약속시간보다 먼저 출발했습니다. 목적지를 딱히 정하고 간 건 아니었는데, 여미지식물원이 보여서 들어갔어요.

     

    예전에도 방문한 적 있는 식물원이지만 규모가 크고 계절별로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 재방문 해보았습니다. 주차장이 넓고 여유로워서 편하더군요.

     

    여미지식물원은 평소 식물에 관심이 많지 않았다고 해도 한번쯤 둘러볼만한 곳입니다. 실내 식물원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날씨가 좋지 않을 때 오기에도 좋아요.

     

    개장 시간은 9:00 ~18:00 이고 연중무휴로 운영됩니다. 관람 소요 시간은 1시간 반 정도인데 저는 처음 왔을 때 2시간 이상 머물렀던 기억이 납니다.

     

    실내 온실식물원은 꽃의 정원, 선인장 정원, 열대 과수원 등의 테마로 나뉘어 있습니다. 저는 평소에 보기 어려운 다양한 선인장들과 다육식물, 아가베, 바오밥나무 등이 있는 선인장 정원이 제일 인상 깊었어요.

     

    열대과수원에는 레몬나무, 커피나무, 잭푸룻, 빵나무, 바나나 등이 있었습니다. 바나나는 제주에서도 재배하는 곳이 있기도 하지요. 예전에 동남아 여행 가서 잭푸룻을 맛있게 먹었던 추억도 떠올랐습니다.

     

    식물원의 총 면적은 3만 4천평이라고 합니다. 이곳에서 볼 수 있는 식물의 종류도 2,300여종이라고 하니 제대로 보려면 굉장히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아요.

     

    야외 식물원에는 계절별로 피어나는 여러 꽃들과 한국, 이태리, 프랑스, 일본의 특색을 살린 정원 등이 있었습니다.

     

    가을이라 꽃들이 만발해 있지는 않았지만, 대신 사람이 많지 않아서 여유롭게 (거의 전세낸 듯) 산책을 즐기기 좋았습니다. 가을날의 정취가 물씬 느껴지는 시간이었어요.

     

    약속 시간에 딱 맞춰서 서귀포 방어회 먹기로 한 횟집에 도착했습니다. 서귀포매일올레시장과 천지연폭포에서 굉장히 가까운 위치에 자리잡고 있어요.

     

    가게 뒤쪽에 무료 주차장이 있어서 주차 걱정도 없었습니다. 이보다 좀 더 시장에 가까운 식당은 붐비는 올레시장 주차장 쪽에 차를 세워야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이곳에서는 중방어를 취급하지 않고 무조건 대방어 이상으로 회를 떠줍니다. 방어는 크면 클수록 맛있거든요. 미각이 그리 예민하지 않은 저도 중방어와 대방어의 차이를 확연하게 느낄 정도입니다.

     

    저희는 방어와 고등어회를 섞어서 주문했습니다. 네 명이 푸짐하게 방어 즐기고 마무리 매운탕까지 먹었는데 가격은 80,000원이었어요.

     

    고등어와 방어가 얌전하게 한 줄 씩 올려져 서빙되었습니다. 오랫동안 서귀포에서 인정 받고 있는 곳이라 역시 회의 신선도도 훌륭하더군요.

     

    대방어로 만든 서귀포 방어회 뿐만 아니라 고등어도 살이 제대로 올라있는 것이라 풍미가 깊었습니다. 두께도 식감을 즐기기 딱 좋은 정도로 썰어져 있었고요.

     

    서귀포 방어회 먹을 때 소주가 빠지면 안되지 않겠어요? ㅎㅎ 특정 소주를 주문하면 귤꽃잔을 선물해주신다고 해서 그걸로 주문했습니다. 잔이 귀엽더군요.

     

    회를 본격적으로 먹기 전에 우선 한 잔 씩 따르고 건배를 했습니다. 예쁜 잔에 따라 마시니 술도 한결 더 부드럽게 느껴졌습니다.

     

    쌈채소와 더불어 김이 나오는데요, 여기에 밥을 올려 고등어나 방어를 싸먹으면 정말 맛있습니다. 김의 풍미가 은은한 바다의 맛을 더해줘서 그런 것 같아요. 저는 쌈:김 비율을 1:4 정도로 먹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고등어는 싱싱하지 않으면 회로 즐기기 어렵습니다. 제주는 고등어 산지이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고등어회를 맛 볼 수 있지만 종종 비린 회를 만나기도 해요. 이곳처럼 신선도를 믿을만한 식당에서 드시기 바랍니다.

     

    서귀포 방어회 찰진 이 맛을 어떻게 잊을까요. 제철이 아니면 맛을 보기 어려운 회라서 그런지 한 점 한 점의 맛이 더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고등어와 방어 모두 흰살 생선회에 비해 묵직하다 할 수 있는 맛입니다. 고소한데 그렇다고 느끼하지는 않고, 김과 양파장을 올려서 먹으면 균형이 딱 맞습니다.

     

    밑반찬으로는 딱새우, 문어숙회, 굴, 꼬막, 깅이볶음, 감자조림, 표고버섯볶음 등이 나왔습니다. 방어와 고등어회가 큼직하게 썰어져 있어서 양이 꽤 많기 때문에 반찬이 적당히 나와 좋더군요.

     

    다시마와 묵은지에 방어를 싸서 먹어도 맛있더군요. 특히 묵은지와 함께 먹으면 산뜻한 맛이 더해져서 질리지 않았습니다.

     

    딱새우는 껍질이 단단해서 까는 요령을 알아야 먹기 편합니다. 머리와 꼬리를 떼어내고 젓가락을 집어넣으면 살이 쏙 빠져나오지요. 달큰하고 고소하니 맛있었습니다.

     

    홍합은 천연조미료라고 불린 정도로 감칠맛이 좋기로 유명하지요. 홍합과 파만 넣은 탕인데도 JMT 이었습니다. 저는 이 한 대접만 있어도 소주 반 병은 할 수 있겠더군요. ㅎㅎ

     

    마무리 탕은 매운탕과 지리탕 중 선택 가능합니다. 저희는 칼칼한 매운탕으로 선택했어요. 쑥갓이 넉넉하게 들어가서 비리지도 않고 맛이 좋았습니다.

     

    회 양이 넉넉해서 배가 많이 부르다 생각했는데...뜨끈한 매운탕 한 숟가락 떠 넣으니 밥 생각이 났습니다. 이왕 먹는 것 제대로 즐기자는 핑계로 밥 한공기 해서 나눠 먹었어요.

     

    식당의 오랜 역사만큼이나 방문한 손님들도 많겠지요. 동네 주민 단골도 많은 식당이라...본격적인 저녁 타임보다는 15~18시 사이에 방문하면 기다리지 않고 한산하게 식사할 수 있습니다.

     

    제주는 귤 인심이 참 좋습니다. 이곳 또한 마찬가지더군요. 보통 한 두 개 씩 후식으로 주시는데, 제가 귤 맛있다고 말씀드리니 비닐봉지에 넉넉하게 담아주셨습니다. 지금도 잘 먹고 있어요. ㅎㅎ

     

    자리돔횟집 대방어회는 기대를 충족시켜주는 맛이었습니다. 비린 맛 하나 없는 고등어회도 찰지고 맛있었고요. 한번 먹고 나니 또 먹고 싶어서, 서귀포 방어회 모임 한번 더 만들어야겠다 싶습니다. 인심까지 좋은 곳이라 단골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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