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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공이 느껴지는 제주도 짜장 맛집
    설렘 그리고 감성 in Jeju/오늘은 뭐먹지?(제주도맛투어) 2020. 9. 16. 07:15

    중국집의 최애 메뉴가 어떤 것인지요? 저는 어릴 때나 지금이나 항상 짜장면입니다. 물론 짬뽕이나 탕수육도 좋아하지만 짜장면은 추억의 음식이라 그런지 더 좋아합니다. 지인에게 제주도 짜장 맛집 소개받고 다녀왔는데요, 이루후제 짜장면은 후다닥 한 끼 해결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고급스럽고 균형 잡힌 짜장 정식이어서 새로웠습니다.

     

    식당은 쇠소깍 근처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올레길 5코스를 걷다보면 보이는 식당이라 가을 올레길 걷다 식사할만한 곳 검색 중이시라면 여기도 괜찮을거예요.

     

    깔끔한 외관의 건물에는 주차장도 넓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제주에서도 몇 번 주차 때문에 짜증난 적이 있어서 웬만하면 전용주차장 있는 곳이 편하더군요.

     

    실내도 깔끔하고 넓었습니다. 천장이 높고 막힌 공간이 없어서 마치 야외에 있는 듯 개방적인 느낌이 들더군요.

     

    저희는 햇살이 살짝 들어오는 창가 쪽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뒷마당의 나무들이 싱그러워보이더군요. 레몬 나무도 있어서 신기했습니다.

     

    동네 주민들이 많이 방문하는 제주도 짜장 맛집이라 들었는데, 그래서인지 손님들에 대한 배려가 섬세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유아 의자와 이유식용 전자레인지, 휴대폰 종류별 충전기, 손소독제 등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제가 먹고 싶었던 짜장 정식을 제일 먼저 골랐습니다. 짬뽕, 돈까스, 마요새우도 주문했지요. 오랜만에 고량주 한 잔 하고 싶기도 했지만 차를 가져왔으니 참아야지요. ㅎㅎ

     

    곳곳에 제주 방언들이 써 있었습니다. 식당 이름도 '훗날에' 라는 뜻의 제주어라 하더군요. 이녁냥은 '당신 스스로' 라는 뜻입니다. 셀프 서비스 반찬 코너이지요.

     

    중식 먹으러 올 때 꼭 필요한 건 단무지입니다. 정작 중국에서는 단무지를 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짜장면도 그렇고 단무지도 한식화 된 중식이라 할 수 있겠지요.

     

    짜장 정식에는 샐러드, 새우튀김, 밥, 짜장면에 애플망고 샤베트와 초콜릿이 곁들여졌습니다. 에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한 그릇에 예쁘게 담겨 나와 아이들도 좋아할 것 같습니다.

     

    짜장면에는 진한 소스가 듬뿍 올려져 나왔습니다. 상큼한 오이도 곁들여지고요. 요즘은 오이 올려주는 곳이 많지 않던데, 추억 돋는 고명이었습니다.

     

    양 손에 젓가락을 들고 짜장면을 골고루 비벼주었습니다. 면은 밥으로도 변경 가능하다던데, 정식에 밥이 살짝 곁들여 나온다 하길래 고민 없이 면으로 선택했지요.

     

    제가 짜장면 좋아하는 것을 아는 지인에게 제주도 짜장 맛집 소개받은 곳이라 기대가 컸습니다. 플레이팅 뿐만 아니라 면발의 식감과 소스의 풍미가 고급지더군요. 자꾸 생각나는 맛입니다. 오길 잘 했다 싶었어요.

     

    짜장면에 곁들인 요리는 애플망고 마요새우 입니다. 아래 쪽에 깔려 있는 양상추를 마요새우와 함께 곁들여 먹으면 아삭아삭한 식감이 탱글탱글한 새우와 멋지게 어우러집니다.

     

    소스가 참 맛있더군요. 제주 애플망고는 가격이 높은 과일이라 흔히 접하기 어려운데, 이렇게 소스 만들어도 향긋하고 달콤해서 괜찮네요.

     

    제주도 짜장 맛집 요리들은 다른 중국집과는 결이 달라서 알아보니, 12년이 넘는 호텔 경력을 가진 쉐프님께서 운영하시는 곳이라 합니다. 요리 하나하나에서 내공이 느껴지더군요.

     

    수제돈까스는 바삭하게 튀겨져서 샐러드, 후르츠칵테일 밥, 매쉬드포테이토, 치즈케이크와 함께 나왔습니다. 샐러드부터 한 입 먹어보니 한라봉의 향긋함이 진하게 전해집니다.

     

    돈까스의 고기는 잡내 없이 육향이 훌륭했습니다. 돈까스 소스의 풍미에 이어 튀김옷의 고소함, 그리고 담백하면서도 풍부한 육향이 기분 좋게 느껴지는 깔끔한 돈까스였어요.

     

    저는 돈까스를 단독으로 즐기는 것보다 샐러드, 밥 등과 함께 곁들여 먹는 것을 더 선호합니다. 매쉬드포테이토와 마요새우까지 함께 먹으니 입 안 가득 식감 잔치가 열리더군요. ㅎㅎ

     

    제가 짜장을 좋아해서 제주도 짜장 맛집이라 소개받았지만, 친구는 이곳에 짬뽕 먹으러 더 자주 온다고 했습니다. 흑돼지와 해산물이 듬뿍 들어간 독특한 스타일의 짬뽕이었습니다.

     

    음식을 맛보기 전에는 만원이라는 가격이 높은 게 아닌가 싶었는데, 직접 먹어보니 들어간 재료의 퀄리티도, 양도 넉넉해서 오히려 합리적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특히 제주흑돼지의 맛이 일품입니다. 고기가 들어가서 조금 느끼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전혀 그렇지 않더군요. 담백하면서 칼칼한 맛이 입맛 당기게 합니다.

     

    먼저 흑돼지불고기부터 몇 점 먹은 뒤 전체적으로 짬뽕을 섞어서 덜어 먹었습니다. 쉐프님의 호텔 경력이 그대로 묻어나는 퀄리티의 짬뽕이에요. 전복과 새우, 오징어 등 해산물에 식감 좋은 목이버섯과 표고도 맛에 한 몫을 하더군요.

     

    특히 큼직해서 탱탱한 식감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새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흑돼지와 새우를 면발과 함께 흡입하니 최고였지요.

     

    고량주 한 잔 하고 싶었던 마음은 콜라로 달래주었습니다. 컵에 따르고 건배를 한 뒤 마시니 술 마신 듯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더군요. 분위기를 마셨지요. ㅎㅎ

     

    식사 후에는 제주 동쪽으로 향하다가 남원큰엉에 들렀습니다. 한적하고 오소록한 산책로를 걸으며 소화시키기에 그만인 곳입니다.

     

    바로 옆에 금호리조트가 있는데도 오후라 그런지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덕분에 이 예쁜 산책로를 저희가 전세내고 걸었지요.

     

    남원큰엉에 오시는 분들은 거의 이곳에서 사진을 남기고 가실거예요.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한반도 지형을 닮지 않았나요? 조경을 절묘하게 해놓았습니다.

     

    산책로의 중간중간에는 소소한 볼거리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인디언 추장을 닮은 돌은 이름을 정말 잘 지었더군요.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건 바다 전망입니다.

     

    파도가 검은 바위에 부딪혀 부서지는 모습은 봐도 봐도 지겹지 않습니다. 멍하니 파도 소리, 바람 소리를 들으며 머리를 비워냈지요.

     

    제주의 산과 오름, 숲도 애정하지만 제주를 가장 제주답게 만들어주는 건 역시 바다인 것 같습니다.

     

    지인 덕분에 내공이 느껴지는 제주도 짜장 맛집 새로 알게 된 날. 이루후제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요리하는 식당이기 때문에 품격 있는 중식 요리를 맛 볼 수 있었습니다. 짜장이나 짬뽕은 조미료 맛이라 생각했는데, 풍성한 재료에 불맛이 더해진 것만으로도 이런 훌륭한 맛을 느낄 수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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