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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밥상이 건강했던 제주 애월읍 맛집
    설렘 그리고 감성 in Jeju/오늘은 뭐먹지?(제주도맛투어) 2022. 3. 21. 06:29

    추운 계절에는 잘 돌아다니지 않는 편인데 이번 여행은 포기할 수 없어서 다녀왔습니다. 제주 애월읍 맛집을 가보기도 하고, 그 근처의 관광지와 유명한 카페 등을 다니며 많은 추억을 남기고 왔는데 유독 생각이 나는 가게가 있어서 이렇게 한 번 소개를 해보려고 합니다. 근사하고 멋드러지게 한상 차림이 되는 곳이 아니라 소박하면서도 가정식 백반을 떠올리게 하는 곳으로, 밖에서 집밥을 먹는 기분이 들어서 그만큼 너무나도 힘이 났기 때문이었습니다!

     

     

    깔끔하게 음식들이 차려진 것들은 물론이고 맛깔나 보이는 반찬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하얀 색깔의 동그란 접시에 놓여 있는 게 통일감을 주고 있어서 더욱 정갈해 보였고,  제주 시민들 사이에서 제법 유명한 제철 반찬을 내어주는 곳이라고 합니다. 어느 곳에서 먹은 것보다 든든함이 느껴졌고, 엄마가 해 준 것 같은 기분에 외지에 있어도 전혀 외롭거나 노곤함 같은 게 없었습니다.

     

     

    오전 6시부터 영업을 하는 곳이라서 아침식사를 하기 좋을 것 같아서 코스를 이리로 잡았습니다. 그런데 저희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는지 이른 오전 시간이었음에도 많은 차들로 구이사이 가게 앞에 붐볐습니다. 이 것만 봐도 얼마나 인기가 많은 가게인지 충분히 느껴졌는데 듣기로 정식의 가격이 착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합니다. 먹어본 1인으로써 충분히 그럴만 했고 대기가 있다 한들 기다렸다가 먹을 만큼 가치 있는 곳이라 생각했습니다.

     

     

    가게는 노란 색깔로 색을 칠해서 귀여운 그림을 그려놨습니다. 마치 유명한 벽화마을이 생각이 나기도 합니다. 그 앞에는 대기할 수 있는 의자가 하나 놓여 있었고, 포토존으로 이용되고 있었습니다. 흐릿한 날씨였지만 쨍한 컬러감 덕분에 사진을 찍으니까 예쁘게 잘 나왔고 나름의 인생샷으로 한동안 카톡 프사로 잘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사진과 함께 메뉴 속 구성이 어떻게 되는지 잘 나와있는 특정식은 1인 만원으로 저렴했습니다. 그리고 2인 이상 주문이 가능하고 여기에는 돔베고기가 함께 나왔습니다. 또 이르게 오픈을 하는 대신 2시반부터 4시까지는 브레이크 타임이라는 것도 따로 적어놔서 한 눈에 인지할 수 있었습니다. 미리 알지 못하면 살짝 헛걸음 할 수 있는 부분이니 이런 건 꼭 알아두면 좋습니다!

     

     

    본래 맛있는 집은 방송국에서 잘 찾아온다고 하지요. 여기도 역시나 이미 다녀간 곳이었고, 제주도 숨은 맛집으로 소개가 되었다고 합니다.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많이 있지만 2인 이상 배달도 가능하기 때문에 도민들 사이에서도 못잖은 인기를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가정집은 배달이 어렵지만 사무실이나 공사장 등등은 가능하니 당일 일하시는 분들의 점심을 꽉 책임지고 있는 셈이죠.

     

     

    우리는 유명한 돔베고기도 함께 맛보기 위해서 일반 정식이 아닌 특정식을 주문했습니다. 전날 즐겼던 숙취용 속을 풀겸해서 해장국도 하나 먹기로 합니다. 하나둘씩 나오는 반찬들이 참으로 정겹게 느껴집니다. 할머니 집에 가면 손주들 왔다고 정성껏 해주시는 그런 느낌이 있었거든요. 공깃밥을 먼저 주시기 때문에 메인으로 먹을 만한 게 없어도 바로 식사를 할 수 있었지만 우리는 좀 더 기다렸다가 먹기로 했습니다.

     

     

    해장국에 넣어 먹을 달걀도 함께 주시는데 척 봐도 아주 신선해 보였습니다. 취향에 따라서 바로 먹어도 된다고 하지만 저는 풀어서 먹는 걸 더 좋아하기에 저어주기로 했고 역시나 고소한 맛이 더해져서 그런지 더 식감이 좋았습니다.

     

     

    뚝배기에 끓여진 채로 나오기 때문에 뜨끈한 상태로 먹을 수 있었습니다. 빨간 국물에 매콤한 향내가 솔솔 나는게 얼마나 맛이 좋을 지 가늠할 수 없을 정도였지요. 총총 썰어 넣은 파를 위에 살포시 얹어줘서 식감에 있었어도 심심치 않아 보였고, 국물부터 한 숟갈 떠 먹어봤는데 그냥 속이 뚫리는 기분이 여실히 들었습니다. 제주 애월읍 맛집에서는 어떤 음식을 먹어도 다 맛이 좋을 것 같다는 느낌도 파바박, 하고 뇌리속을 스쳐 지나갑니다.

     

     

    반찬들은 하나 같이 자극적인 게 없었습니다. 덕분에 깨끗하게 접시를 다 비워내고 올 정도였고, 메인으로 먹을 만한 것이 많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리필도 빈번히 했을 정도였습니다. 특히 짭조름한 양념에 푸욱 졸여낸 감자는 취향 저격 입니다. 간장 소스의 짠맛만 있는 게 아니라 적당히 달달하면서 감자 특유의 담백함이 너무나도 잘 어우러졌습니다.

     

     

    바삭한 식감으로 과자처럼 볶아진 멸치 또한 별미 중에 하나였습니다. 일반 멸치를 먹으면 고소한 맛으로 먹는데 이건 조청같은 게 첨가가 되었는지 몰라도 단 맛이 은근히 납니다. 거기에 견과류가 함께 볶아져서 식감도 다양하고 건강한 맛을 내고 있었습니다. 인위적으로 맛을 낸게 아니라 본연의 맛에 충실히 요리해서 손이 정말 자주 간 반찬이었습니다.

     

     

    그냥 슥슥 무쳐놓은 것 같은 얼갈이된장무침은 중독성 갑이라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 나물이나 무침요리를 즐겨 먹는 편이 아닌 1인이지만 여기에서는 본격적인 식사를 하기 전에 하나씩 집어 먹다가 접시를 깨끗하게 비워내 버리기도 했습니다. 깨소금이 솔솔 뿌려져 있어서 고소함도 느껴지고, 된장의 구수함과 얼갈이의 아삭한 식감이 이리도 잘 어울릴 줄은 처음 알았습니다. 엄마의 손맛, 같은 게 있다면 이런 맛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삭한 콩나물을 고춧가루에 슥슥 버무려 낸 무침요리도 있었습니다. 숨이 죽지 않아서 식감을 실컷 즐길 수 있었고 씹을 때마다 지니고 있는 즙이 팡팡 뿜어져 나와서 그만큼 양념과 잘 어우러졌습니다. 덕분에 콩나물에 한 번 더 반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는데 국으로만 잘 먹던 반찬이라 그런지 이렇게 새롭게 먹으니 훨씬 더 좋았던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특정식의 반찬들도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고, 모든 것들이 다 차려졌을 때는 진수성찬이 이런거구나! 하고 알 수 있었습니다. 된장찌개부터 해서 돔베고기, 닭볶음탕과 고등어구이까지 육해공을 모두 망라한 상태로 한 상에 올려 먹게 되었습니다. 밥도 넉넉히 많이 담아주시는 인심이 있었고, 나오는 야채들은 하나 같이 싱싱한 것들로 식재료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습니다.

     

     

    달걀말이는 집에서도 한 번씩 해서 먹는데 이렇게 예쁘게 모양을 내고 속에 다른 걸 첨가해서 즐긴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파와 당근을 잘게 썰어서 달걀을 풀어줄 때 넣어 함께 익혀준 것으로 씹을 때마다 폭신한 것 뿐만이 아니라 야채의 식감도 함께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확실히 다양한 맛과 식감을 즐길 수가 있었네요.

     

     

    소금으로 살짝 간이 되어 있어서 케챱이나 다른 소스 같은 건 필요 없었습니다. 밥반찬으로 나왔지만 애피타이저 겸으로 저는 먹었는데 계속 땡기는 바람에 심히 혼났네요. 좀 더 달라고 할까 생각도 했지만 워낙에 많은 반찬들이 있는 관계로 그냥 관뒀습니다. 근데 이렇게 뒤돌아 서서 생각해보니 하나 더 먹을 걸 그랬나 봅니다. 지금까지도 이렇게 계속 생각이 나니 말입니다.

     

     

    식사를 할 때 먹는 국은 미역국으로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소고기가 들어가 있는 걸 즐겨 먹는 편이었는데 없어도 이리 깊은 맛을 내는 줄은 이번 기회에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신기하게 미역이 흐물거리지 않았으며 단단한 느낌이 있고 꼬독꼬독 거려 씹을 때마다 훨씬 맛깔나게 느낄 수 있었고, 양도 많이 있어서 전혀 부족함 없이 먹을 수가 있었습니다.

     

     

    국이 있으면 밥에 말아서 잘 먹는 편인데 이번 정식에는 조금 더 많은 반찬들이 있어서 이날 그리 먹지 못해 살짝 아쉬움이 남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주 애월읍 맛집만의 미역국은 다음에 방문해서 한 번 더 맛을 보고 싶을 정도로 진하면서 바다의 느낌을 머금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제철 반찬이 나오는 곳이기도 하고 반찬이 언제든지 상이할 수 있는 곳이라 다음에 갔을 때 없을 수도 있지만 꼭 들려 보려고 합니다.

     

     

    제주산 흑돼지 수육이라고 생각을 하면 되는 돔베고기는 이 지역에서 아주 유명한 음식입니다. 보통 국수를 먹으러 가면 함께 많이 판매를 하는데 밥을 먹을 수 있는 곳에서 맛 볼 수 있어 얼마나 새롭고 좋았는지 모릅니다. 도톰하게 썰어진 고기는 윤기가 흐르고 있었고 살코기, 비계, 껍데기 3가지 조합이 아주 조화로워 보여 먹음직스러웠습니다.

     

     

    바깥에 오래두면 금방 수분감이 날라가서 퍽퍽하거나 겉이 마르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여기에서 내어주신 건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다른 걸 먹느라고 그냥 뒀음에도 겉이 말라 뻑뻑하니 목 메이게끔 하는 게 없었으니까요. 또 소금이나 김치 등과 같이 먹으면 더 맛이 좋기는 하지만 그냥 먹어도 충분히 맛있게 섭취할 수 있었습니다. 그냥 먹어도 충분히 담백하면서 고소한 맛이 풍부하게 납니다.

     

     

    쌈을 싸 먹을 수 있는 상추와 쌈장도 함께 나왔습니다. 부담스럽지 않은 양으로 적당히 담겨 있네요. 거기에 쌈장은 이 곳에서 직접 만든 것으로 보였는데 좀 더 된장의 구수함이 느껴졌고, 인위적인 맛이 없었습니다. 아삭하면서도 뻣뻣하지 않고 부드러운 잎의 상추는 그냥 먹어도 맛있었고, 훌륭한 반찬이 되어 줬습니다.

     

     

    고등어나 다른 반찬을 쌈으로 해서 먹기도 했지만 역시나 돔베고기를 넣어서 먹어주는 게 제일 잘 어울리고 식감이 좋았습니다. 속 깊숙하게 담겨 있는 육즙은 씹을 때마다 담백함이 제대로 느껴지게 흘러나왔고, 상추의 아삭함과 함께 채즙이 찰나 느껴졌는데 그 두 가지가 입 안에서 잘 어우러지는 게 정말 조화로워 기대 이상 계속해서 먹고 싶었습니다. 일반 수육보다 훨씬 더 맛이 좋았다는 건 안 비밀입니다.

     

     

    찌개는 된장으로 기본 중에 기본인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맛을 보니 구수하기만 해야 할 것이 달큰한 듯한 감칠맛이 같이 느껴졌습니다. 보아하니 속에 홍합과 꽃게 등의 해산물이 듬뿍 들어가 있었는데 그 덕분에 이런 맛이 난 것 같았습니다. 덕분에 먹을 거리도 더 많이 생겼고 말입니다.

     

     

    집에서는 야채만 넣어 끓여 먹거나 육고기를 넣는 정도였는데 해산물이 들어가니 확실히 조금 더 시원한 맛도 납니다. 거기에 겨울의 무우도 함께 들어가 있었으니 얼마나 많이 좋았는지 모릅니다. 국물에 밥을 살짝 담가줘 먹기도 하고, 건더기도 올려 먹었는데 하나같이 어쩜 이리 싱싱한지 모릅니다. 거기에 팁을 하나 드리자면 무우를 밥에 으깨어 비벼주듯 먹으면 이건 또 새로운 맛이었습니다.

     

     

    반찬이 푸짐하게 잘 나올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제주 애월읍 맛집의 스케일은 다릅니다. 정말 앞서 말했다시피 육해공의 음식이 모두 다 놓이는데 심지어 공을 담당하고 있는 닭볶음탕도 함께 나옵니다. 양념의 매콤하면서도 달달한 맛과 잘 어우러지게끔 큼지막하게 파도 썰려 있었는데 고기와 함께 먹을 때마다 다양한 식감을 느낄 수 있어서 결코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거기에 닭의 크기가 많이 크지 않아서 부담스럽지 않게 먹을 수 있습니다. 고기 속까지 모두 양념이 잘 배여 있어서 밥도둑이 따로 없었습니다. 껍데기마저 맛깔나게 먹었는데 집 근처에 있는 닭 전문점에서 먹는 찜닭과 비교해도 이 곳에서 먹은 게 훨씬 더 흡입력 있었다고 나름 언급하고 싶습니다. 또 쫀득거리는 살코기는 퍽퍽한 거 없이 촉촉해서 술술 넘어가기도 했습니다.

     

     

    밥을 먹을 때 술을 잘 먹는 편이 아니기도 하고, 아침 식사를 하러 온 거라서 맥주를 딱히 먹을 생각은 없었는데 해장국을 먹던 친구가 해장 했으니 한 잔 해야 한다며 자연스레 맥주를 주문하는 바람에 저도 함께 덩달아 마시게 되었습니다. 뭔가 마시면 안 될 것 같은 느낌 덕분인지 몰라도 반대로 훨씬 더 시원하고 맛깔나게 느껴졌던 것 같기도 합니다.

     

     

    제주가 섬이라 그런지 생선요리를 많이 맛 볼 수가 있습니다. 이번에 저는 고등어가 이렇게 식감이 좋은지 이번 기회에 제대로 알게 되었습니다. 기름기는 쏘옥 빠졌는데 퍽퍽한 살코기가 아니라니! 너무나도 놀라우면서도 그 맛에 완전히 반하게 되어서 껍데기도 하나도 남기지 않고 다 먹고 왔습니다. 푸른 등의 생선이라는 말 답게 푸르른 색깔을 자랑하고 있었고, 노릇하니 잘 구워져서 나왔습니다.

     

     

    그리고 젓가락으로 살을 바를 때에 와르르 바스라 지는 게 하나 없었습니다. 덩어리째 씹히기 때문에 씹을 때마다 생선 특유의 즙이 자르르 터지듯이 나왔습니다. 밑간을 살짝 한 것 덕분에 많이는 아니지만 살짝 짠기가 있었고, 그 덕분에 간장 소스에 찍어 먹지 않아도 충분했습니다. 촉촉하니 수분감을 지니고 있는 살코기는 큼지막한 덩어리로 집어졌고, 밥이랑 먹었을 때 너무나도 잘 어울려 계속해서 이렇게 먹기도 했습니다.

     

     

    푸짐하게 반찬들도 나오고 찌개와 해장국까지 있으니 뭐 하나 부족한 게 없이 느껴졌습니다. 아침을 든든하게 먹으면 좋다고 하지만 이렇게 많이 먹어도 되나 할 정도로 다량 먹게 되었는데 해장국 안에 있는 많은 건더기들 덕분에 그랬던 것 같기도 합니다. 밑반찬들 이외에 먹을 게 이리 많으니 한 공기 가지고는 당연히 부족하지요. 그래서 밥을 따로 두 공기 더 추가해서 친구들과 깔끔하게 나눠 먹었습니다.

     

     

    어떤 것들과 먹어도 다 맛이 좋았지만 제주 애월읍 맛집에서 제 입맛을 가장 많이 사로 잡은 건 역시나 고등어 구이였습니다. 생선구이에서 담백하면서도 기름기 없는 건 처음 느꼈기 때문이었는데, 덕분에 추가로 주문한 밥도 말끔히 섭취할 수 있게 해줍니다. 꼬리째 잡고 뜯어 먹을 때는 흡사 만화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도 들었습니다. 이렇게 잘 먹고 나오니 든든해서 하루 종일 더욱더 열심히 돌아다니며 관광할 수 있었고, 여러모로 제주 여행 중 저희들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한 끼 식당이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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