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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갈치라 비리지 않은 제주 산방산 갈치조림설렘 그리고 감성 in Jeju/오늘은 뭐먹지?(제주도맛투어) 2022. 2. 7. 20:48
산방산에 유채꽃 보러 다녀오면서 제주 산방산 갈치조림 먹었습니다. 이 근방에서 신옛촌 본점 만큼 가심비 높은 푸짐한 향토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은 또 없는 것 같습니다. 특히 생갈치로 만들어 비리지 않고 맛깔난 갈치조림이 일품입니다.
오전에 좀 느릿느릿 움직였더니 산방산 쪽 도착했을 때 이미 배가 고파졌습니다. 8:30부터 20:00까지 운영하는 식당이라서 아침, 점심, 저녁 모두 식사 가능한 곳입니다.
일반적인 식사 시간은 아니었지만 브레이크 타임이 따로 없기 때문에 편하게 찾아왔습니다. 식당은 굉장히 넓은 편이고 극성수기 피크 타임만 아니면 여유있게 식사할 수 있습니다.
저는 여기 오면 모듬세트를 주문하곤 합니다. 단품으로 시켜도 좋지만 둘이서도 제주 향토 음식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크게 다가오더군요.
이번에는 제주 산방산 갈치조림 모듬세트를 주문했습니다. 2인분에 6만원이고 갈치조림, 전복물회, 전복뚝배기, 고등어구이, 옥돔구이가 모두 다 나와서 굉장히 푸짐합니다. ㅎㅎ
무엇부터 먹을지 고민될 정도로 다양한 요리가 한 상에 차려집니다. 어떻게 다 먹나 싶을 정도로 넉넉해보이지만 전부 다른 종류의 맛이라 그런지 먹다보면 쉴 새 없이 들어갑니다.
저는 제일 먼저 갈치조림부터 한 접시 담았습니다. 생갈치로 요리하는 식당이라서 갈치가 매우 부드럽고 비린내는 전혀 나지 않습니다. 무도 알맞게 조려져서 무만 먹어도 밥 반 공기는 순삭됩니다.
갈치살이 실하지요. 보통 갈치조림은 2인 이상이어야 판매하기 때문에 두 분께서 식사하실 땐 한 끼에 조림 하나만 드실 때가 많으실텐데, 이곳에 오면 다른 요리까지 착한 가격에 같이 먹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갈치살을 잘 발라낸 다음에 무도 숟가락으로 대충 쪼개주고 밥을 넣어서 비벼 먹었더니 정말 맛있었습니다. 양념이 그리 맵지 않아서 매운 음식 잘 못 먹는 저에게도 부담이 없었습니다.
다음은 전복뚝배기입니다. 갈치도 생물을 사용하고 전복도 활전복을 사용하기 때문에 전반적인 요리들의 퀄리티가 높습니다. 해산물은 신선도가 맛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전복도 넉넉하게 들어 있고 국물 맛이 시원했습니다. 바람이 꽤 차가웠는데 뜨끈한 국물 한 숟가락 먹어주니 금방 속이 풀리는 듯 느껴지더군요. ㅎㅎ
뜨끈한 뚝배기와 갈치조림으로 몸을 따끈하게 데워준 다음에는 별미인 전복물회를 즐겨보았습니다. 겨울에 맛보는 물회는 더 신선하고 시원하게 느껴지곤 합니다. 얼음을 넣지 않아서 국물이 차갑지 않아 겨울에 먹기 딱 좋았습니다.
전복이 꽤 넉넉하게 올려져 있습니다. 세트로 주문하면 총 5가지 요리가 나오는 셈인데도 요리 하나하나의 퀄리티가 떨어지지 않아서 구성이 알차다고 느껴집니다.
전복물회는 우선 전복과 채소들만 집어서 아삭아삭 쫄깃쫄깃한 식감을 즐기다가 국물을 들이켜주었습니다. 국물은 제주와 육지식이 섞인 스타일이라 호불호 없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 밥 말아서 먹어도 입맛 돋습니다. 톳과 오이, 당근, 양파, 양배추 등 신선한 채소의 식감이 경쾌하더군요. 전복살도 많은 편이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옥돔구이도 제주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별미입니다. 반을 갈라서 말린 옥돔은 풍미가 더 진하고 살도 탱탱해져서 한 점만 먹어도 존재감 넘치는 맛이 느껴집니다.
고등어구이도 한 마리 나왔습니다. 접시를 벗어날 듯한 큼직한 사이즈로 준비해주셨는데, 살도 그만큼 통통했습니다. 생선 둘 다 비리지 않고 맛있었습니다.
생선구이는 역시 사먹어야 더 맛있는 것 같습니다. 집에서 구우면 화력 때문인지 굽는 방식 때문인지 이런 맛이 안 나더군요.
짭쪼롬하게 간이 잘 배어 있고 씹을수록 풍미가 진하게 스며 나와서 밥과 함께 즐기거나 술 안주로 먹기에도 훌륭할 것 같은 생선구이들이었습니다. 저희는 이른 시간이라 패스했지만 막걸리 한 잔 해도 좋겠다 싶습니다.
밑반찬도 맛있었는데, 특히 감귤 드레싱이 듬뿍 올려진 샐러드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지난번에 왔을 때도 나왔던 걸 보면 항상 나오는 기본찬 같더군요.
진짜 귤을 갈아서 만든 소스인 듯 합니다. 진한 귤향이 달콤상큼하게 느껴져서 한 접시 금방 비워냈습니다. 이 소스에는 어떤 채소를 넣어 샐러드 만들어도 맛있겠더군요.
소라젓갈은 식감이 참 좋았습니다. 양념도 짜지 않고 맛있었지요. 메인 요리도, 밑반찬도 정갈한 맛이라 산방산 오면 자꾸 생각나는 식당입니다.
평소 같았으면 밥 한 공기 더 주문해서 조림 양념에 비벼 먹었겠지만 세트 메뉴가 워낙 푸짐해서 밥이 더 들어갈 자리가 없었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사진 찍어왔는데...저 양념에 밥 비벼서 참기름 둘러 먹으면 정말 맛있겠지요. ㅎㅎ
푸짐하게 식사를 하고 나오니 살짝 느껴지던 찬 바람이 훈훈하게 다가왔습니다. 배가 든든하게 차 있어야 추위가 덜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ㅎㅎ
산방산에는 2월에도 예쁜 유채꽃이 피어납니다. 원래 유채꽃은 봄꽃이라 알려져 있지만 요즘에는 1월에도 유채꽃을 볼 수 있더군요. 품종이 다른 건지 일찍 심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산방산 쪽에 있는 유채꽃밭은 소정의 입장료를 받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제주 어디에서나 이런 유채꽃밭들은 1,000원 정도 입니다. 사진 남기기 좋은 장소라 천원이 아깝지 않았습니다.
유채꽃의 물결을 보고 있으니 벌써 봄이 온 것처럼 느껴집니다. 아직 바람이 차가운데 어떻게 이렇게 화사한 꽃을 피워내는지...참 강인한 꽃인 것 같습니다. ㅎㅎ
유채꽃은 한 줄기에도 꽃이 수십개 피어납니다. 한 송이씩 보면 소박하다 싶지만 셀 수 없이 많은 꽃이 모인 꽃밭은 화려한 느낌을 줍니다.
여기저기서 즐거운 웃음 소리가 들렸습니다. 꽃을 보면 들뜨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희도 평소보다 업된 표정으로 사진을 원없이 찍고 나왔습니다. ㅎㅎ
산방산에 가시면 조금 더 일찍 봄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아마 지금부터 봄까지 쭉 유채꽃을 보실 수 있을겁니다. 제주 향토 음식 즐기고 싶으시다면 신옛촌 본점 산방산 가신 김에 들러보셔도 좋습니다. 하나도 비리지 않은 제주 산방산 갈치조림 감칠맛이 아직도 떠오릅니다.
(소정의 원고료를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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