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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양여행] 조선시대 선비들의 심상이 오롯이 묻어나는 공간 담양 소쇄원
    나의 여행이야기/전라도 2016. 7. 5. 07:00




    조선시대 소박한 선비의 민간정원 자연과 인공의 조화가 절묘한 담양 소쇄원






    담양하면 우선적으로 대나무가 연상되는 전라남도의 대표적인 명소입니다. 그 중에서도 조선시대 선비의 소박하면서도 심미적인 손길을 엿볼 수 있는 아름다운 정원으로 유명한 소쇄원을 찾아봅니다. 소쇄원은 조선 중종때 양상보가 스승 조광조의 유배되자 세상의 뜻을 버리고 고향으로 내려와 조성한 곳으로 자연과 인공의 조화가 어울리는 조선중기 정원 가운데 대표적인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신의 호이기도 한 소쇄옹(瀟灑翁)을 원(園)의 이름에 붙여 소쇄원(瀟灑園)으로 하였다고 하며 그 조성시기는 1520년대 후반과 1530년대 중반으로 추정하고 있고 깨끗하고 시원하다는 의미를 담아 조성하였다고 합니다. 









    소쇄원은 무등산의 북쪽 기슭에 있는 광주호의 상류에 위치하고 있으며 뒤편으로는 까치봉과 장원봉으로 이어지는 산맥이 동서로 병풍처럼 둘러져 있습니다. 자연과 인공의 조화가 어우러져 보길도의 부용동원림과 더불어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별서(別墅 : 농장이나 들이 있는 부근에 한적하게 따로 지은 집)정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원림 입구에서 부터 느껴지는 시원함


    잘가꾸어진 길을 따라 산책하듯 걸어들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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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대나무 숲길의 오솔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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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쇄원에는 명종 3년(1548년) 김인후(金麟)가 지은 오언절구(五言絶句)의 48영(詠) 시(詩)가 남아 있습니다. 그 중 소쇄원의 매력을 가장 잘 표현해 주는 글귀가 있어 이 곳에 옮겨 봅니다. 개인적으로 아래 싯귀가 참 맘에 듭니다.



    竿風響

    대숲에서 들려오는 바람소리(제10영)


    已向空邊滅

    하늘 가 저멀리 이미 사라졌다가

    還從靜處呼

    다시 고요한 곳으로 불어오는 바람

    無情風與竹

    바람과 대 본래 정이 없다지만

    日夕奏笙篁

    밤낮으로 울려대는 대피리 소리




    광풍각에 앉아 땀을 식히며 가만히 앉아 있자면 대숲을 흩고 지나는 바람 그리고 들려오는 대나무잎의 소리를 대피리소리로 표현하였나 봅니다. 가슴까지 시원해지는 그 소리가 좋아 은근히 귀기울이며 즐겼었는데 나중에 돌아와 이 싯귀를 보고 다시금 그 기억을 떠올리다가 시간을 거슬러 돌아가 당시의 느낌으로 동감해 봅니다.













    소쇄원은 전체적인 면적이 약 1,400여평으로 대봉대와 광풍각, 그리고 제월당이 현재 남아 있으며 긴 담장이 동쪽에 걸쳐있고 북쪽의 산사면에서 흘러내린 물이 담장밑을 통과하여 소쇄원의 중심으로 관통하고 있습니다. 주요 조경수목으로는 대나무를 중심으로 매화, 동백, 오동, 배롱, 산사나무, 치자, 살구, 산수유, 황매화 등이 있으며 초본류는 석창포와 청포, 맥문동, 꽃무릅, 국화등이 있습니다. 조경물로는 너럭바위, 우물, 탑암과 두개의 연못이 있으며 계곡을 이용한 석축과 담장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계류의 물이 들어오는 수문구실을 하는 담아래의 구멍은 돌을 괴어 만든 두개의 구멍으로 되어 있는데 그 낭만적인 멋은 계류공간의 생김새와 잘 어울립니다. 이와 비슷한 기법으로는 1100년대(숙종연간)의 이실충이 만든 경기도 부천의 척서정(滌暑亭)에서 볼 수가 있다고 합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척서정에도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정자라기 보다는 정사(精舍)의 성격을 띄는 제월당은 주인이 거처하며 조용히 독서하는 곳 입니다. 제월(霽月)은 '비 갠 뒤하늘의 상쾌한 달'을 의미하는 뜻이라 합니다. 부억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주거용이 아님을 알 수가 있어 때때로 찾아와 독서와 사색과 풍류를 즐기는 곳이라는 것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소박한 조선시대의 선비의 풍모를 느낄 수가 있으며 자연적인 멋을 살리려 인공적인 면은 최소화 하고자 노력하고자 함을 보이는 모습 그대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명승 제 40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조선 중기 호남 사림문화를 이끈 인물의 교류처 역활을 하였던 소쇄원은 다양한 명사들이 드나들면서 정치, 학문, 사상등을 논하던 구심점 역할을 하였고 영조31년(1755) 당시 소쇄원 모습을 목판에 그린 그림이 남아있어 원래의 모습을 알 수가 있다고 합니다.









    지형을 따라 지어진 돌담


    자연에 순응하여 곡선의 멋을 살린 지혜가 돋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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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요함을 뚫고 들려오는 바람소리


    소쇄원에서 느낄 수 있는 대나무들의 합창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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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에 더욱 그 존재감이 돋보이는 소쇄원은 7월에 가볼만한 명소가 아닌가 생각을 해 봅니다. 시원한 왕대나무가 쑥쑥 뻗어 있고 그 사이로 불어오는 자연의 바람은 마음속까지 시원하며 자연과 벗 삼아 그 안에서 풍류를 즐겼던 옛선조와의 만남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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