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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여행] 절벽위에 아슬아슬하게 세워진 암자 구례 오산 사성암한국의 사찰/전라 2015. 10. 29. 07:00
절벽위에 아슬아슬하게 세워진 암자 구례 오산 사성암
바위가 많아 소금강에 비유되기도 한 전남 구례 오산에는 구례의 아름다운 풍경을 굽어볼 수 있는 오산 사성암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오산은 그 최고 높이가 530m이지만 바위의 형상이 마치 금강산과도 같아 빼어난 풍경을 과시하고 있어 오산사성암 일원이 '명승 제 111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오산 정상부 절벽 중턱에 아슬아슬하게 지어진 암자 사성암은 백제 성왕 22년(544) 연기조사가 창건하였다 하며 원래 명칭은 '오산암'이었으나, 의상, 원각, 도선, 진각등 명망 있는 승려 4분이 이곳에서 수행하였다고 하여 '사성암'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절벽 중턱에 자리한 암자는 기다란 나무기둥에 의존하고 있어 그 모양이 매우 위태로와 보여 보기만 해도 아슬아슬하고 그래서 그런지 벼랑끝에선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와 참선을 하려는 사람들이 이곳을 많이 방문한다고 합니다.
오산 사성암을 올라가는 길은 좁고 험난해 죽연마을 주차장에 차를 두고 매표소(왕복 4,000원)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올라가야 합니다. 주말이 되면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 줄을 서야 하지만 4대로 운행하는 마을버스로 인해 기다림은 그리 오래(약 20분)가지 않습니다. 원활한 운행과 안전을 위해 좋은 방침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주차장에는 지역 특산물을 구입할 수 있는 마을장터가 열리고 마을버스 또한 지역주민들의 수입이 될 수 있으니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와도 불편해 하지 않고 친절히 맞이 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려하는 것은 독점이 되지 않고 조합에서 관리하여 지역주민들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정상 버스정류장에서 사성암까지는 약 50m의 경사가 있는 오르막입니다. 천천히 올라가다 보면 금새 도달할 수 있는 거리라 크게 무리가 가지 않습니다. 오르면서 보이는 섬진강을 끼고 있는 구례군의 전경은 지리산과 백운산에 둘러쌓여 산이 높고 골이 깊은 평지에 섬진강이 흐르는 아름다운 풍경을 조망할 수가 있습니다.▲
암자를 짓기가 쉽지만 않았을텐데 굳이 이렇게 힘을 들이며 이 곳에 암자를 지어야 했을까? 사성암에 도착하여 제일 먼저 드는 생각입니다. 뒤돌아보며 이 곳까지 올라 온 과정들을 생각해 봅니다. 지금이야 편히 차를 타고 오를 수 있었지만 당시에는 험한 산세를 뚫고 한 발 한 발 오르는 자체가 고행의 시작이었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고행의 끝에 도착하여 바라본 오산 정상에서 광엄하게 펼쳐진 풍경은 번뇌에서 해방된 해탈의 경지를 느끼지 않았을까 하는 짧고 단순한 저의 생각이기도 합니다. ▲
사성암 마애불이 기도효험이 좋아 전국에서 불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하고 죽는 날까지 뗏목을 팔러 간 남편이 돌아오기를 기도했다는 한 여인의 애절함이 깃든 소원바위옆에 배래석에도 소망을 적어 염원을 이루기를 바라는 소망바위에도 참배객들의 발길은 계속 이어집니다. 관광객들 조차 그냥 지나침이 없이 소원빌기에 동참하는 것을 보면 사성암은 그들의 염원을 풀어주고 위로해 주는 마음의 안식처이기도 한 듯합니다.▲
도선스님이 정진했다는 좁고 어두운 도선굴을 지나니 환한 빛과 함께 펼쳐진 광할한 풍경, 마치 한폭의 수채화와도 같은 멋진 전경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넓은 대지를 촉촉히 적셔주는 섬진강 물길을 사이에 두고 고은 황금빛 가을의 색으로 물들은 대지의 풍경은 모든 생각을 없애고 그저 기쁨 하나만이 온 몸을 휘감아 돕니다. 이 순간만큼은 잠시 시간이 멈춰진 채로 누릴 수 있는 행복한 순간입니다.▲
답답한 것이 있다면 이 곳 구례 오산사성암을 찾아보세요. 소원바위에서 답답함을 소원지에다 쓰고 기도도 해보고 광할하게 펼쳐진 시원한 풍경을 바라보면 그 답답함이 한순간에 없어질 것 입니다. 위안이 되고 행복해지는 것은 궂이 불자가 아니더라도 느낄 수 있는 공통된 마음이라 생각이 듭니다. 인근에 조선 영조때 낙안군수를 지냈던 은퇴한 뒤 살기위해 지은 고택 '운조루'도 같이 둘러보면 좋을 듯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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