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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의 사찰] 경상남도 함양군 서암정사
    한국의 사찰/경상 2015. 5. 27. 07:00



    불심이 가득한 석공들의 염원이 깃든 석굴법당 서암정사


    때 늦은 허수아비의 여행기입니다. 올해 초 잠시 제주를 떠나 경남을 돌아다니던 여행기를 이제서야 올려봅니다. 제주로 돌아오자마자 잠시 일이 몰려 잊고 있었던 사진들을 모처럼 정리하며 발굴한 서암정사이야기를 이제 시작합니다.

    서암정사는 경상남도 함양군에 위치한 대한불교 조계종의 사찰입니다. 지리산의 큰 줄기에 위치하고 있고 최고봉인 천왕봉이 좌우로 뻗어 내려 모든 기운이 이곳에서 멈추니, 먼 옛 부터 이곳을 상서로운 기운이 깃든 큰 바위가 많은 곳 이라 하여 서암동 이라 불렀습니다.서암정사는 국내에 유일한 석굴법당이며 석굴법당 안에는 부처님상과 제불보살상 그리고 다른 곳에서는 없는 불교에 관한 많은 조각상들이 굴 내부를 장엄하고 있습니다 10대제자상 나한상 신장단상 타방세계 염라국 등 석굴내부는 모두 정교하고보기드믄 불보살상들로 장엄되어 있어서 보시는 분들의 감탄을 자아내고 있는 석굴법당입니다.  






    숙소로 지냈던 지리산 자연휴양림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자리잡은 서암정사를 찾아가게 된 한장의 사진을 휴양림에서 보고 유난히도 추워 밖으로 나오기조차 싫었던 발길을 달래며 왕성한 호기심으로 달려간 곳이 서암정사입니다. 들이쉬는 숨과 함께 밀려드는 차가운 공기는 지리산 자락 특유의 쌀쌀함 기운까지 더해 전신은 오싹해 지지만 서암정사를 향해 가는 길은 왠지 느낌이 포근해 겨울햇살에 늘어진 나무 그림자조차 정겨운 느낌이 듭니다. ▲








    계단을 들어서면서부터 시작되는 사천왕상들은 다른 사찰과는 달리 일주문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좌측절벽에 우뚝 서서 서암정사를 수호하고 있었고 그곳을 지나야 불국토로 향하는 대방광문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자세히 보면 절벽사이로 하나하나 돌을 쌓아 아치형 문을 만들고 그 위에 다시 대방광문의 현판을 돌을 새겨 얹어 놓았습니다. 인고의시간 그 하나하나를 참선하는 마음으로 조각하고 쌓아 나갔겠지요.▲





    대방광문을 지나 만나는 아미타불, 그리고 혐시보살인 지장보살과 관음보살이 눈에 들어옵니다. 

    반야용선을 타고 영가를 서방 극락세계로 인도하는 모습이라고 합니다.▲




    아(亞)자 형태의 대웅전 지하에는 금니사경 전시관이 있는데 원웅 큰스님의 작품들과 화엄경 금니사경을 비롯해 화엄경 먹사경, 금강경보탑사경, 사경부채 등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사경은 불경을 베끼는 일을 말하는데 금니사경은 먹사경위에 금가루를 이용해 경전을 쓰는 것 입니다. 그리고 좀 더 안으로 들어가면 바위굴 안에 만들어진 석굴암이 나옵니다. 암굴의 벽면과 천장에는 수많은 석불들이 조각되어 있고 이렇게 바위에 조각한 불상이 있는 사찰은 전국에서도 보기가 귀합니다.▲




    석굴법당은 자연바위에 굴을 파고 들어가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 기간이 무려 12년(1989~2001)이 걸렸다고 합니다. 안양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미타불을 위시해 팔보살, 제석천, 범천, 십대제자, 법장비구, 타방세계 불보살, 신장단, 현왕단 등이 조각되어 있고 주조각 외에 여백을 메우고 있는 구름과 물결은 불보살의 원대한 서원과 무한한 불법의 세계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



    [용왕단]

    [비로전 오르는 길]


    [산신각]

    [비로전]


    서암정사는 벽송사의 원응 큰스님이 창건한 사찰로 처음에는 벽송사의 산내암자로 시작하여 대한불교조계종 독립사찰로 승격을 하게 됩니다. 서암정사 유래는 1970년대 초의 어느 포근한 봄날 오후, 선정(禪定)에서 일어나 조용히 경내를 거닐면서 한 발짝 한 발짝 잊혀져 가는 묵은 옛길을 따라 알 수 없는 무슨 기운에 이끌리듯 와서 멈춘 곳이 바로 오늘의 서암정사 터였고 이곳이 만년도량(萬年道場) 의 성지(聖地 )임을 확신하고 산승(山僧)이 도량 주변을 조심스럽게 살피던 중 사람이 일부러 깍아놓은 듯한 거암, 즉 지금의 석굴법당 전면(前面)에 다다른 순간 몸과 시선이 굳어진 듯 멈추었다고 합니다. 

    "여기로구나, 아! 좋구나...."

    조용히 눈을 감고 부처님의 영산회상, 그리고 아미타상을 상상하며 지극한 마음으로 한없이 기도하면서 염원(念願)의 심층에서 떠오르는 어떤 영상(影像)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렇게 서암정사는 이곳에 세워지기 시작했고 석굴법당은 전쟁의 참화(慘禍)로 이 주변 지리산에서 희생된 무수한 원혼(寃魂) 들의 마음의 상처를 달래고 남북으 첨예한 대립의 벽을 허물고, 나아가서는 모든 인류(人類)가 부처님의 대자비(大慈悲) 광명 안에서 평화로운 이상사회(理想社會) 가 실현되기를 발원(發願)하면서 부처님을 조성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오늘날 서암정사(瑞庵精寺)가 있게 된 것도 역시 억겁(億劫)의 인연과 대자연과 불심이 가득한 장인의 손으로 빚어낸 조화의 한 그림자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기나긴 세월의 고된 작업도 힘들다 하지않고 망치질 하나하나에 불심을 쏟아 조각한 장인들이나 무려 80여권이나 되는 화엄경을 15년간의 시간을 들여 금니사경을 완성해 사경수행을 부활시킨 원응 큰스님이나 그들의 큰 불심은 이곳 서암정사에 녹아들어 현재에 이르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한장의 사진으로 인해 우연히 들렸던 서암정사에서 큰 감동을 받고 돌아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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