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주여행] 거센 파도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봉길해수욕장에서 본 풍경나의 여행이야기/경상도 2012. 3. 27. 07:00
한적한 바닷가..긴 장대를 든 사람이 있습니다.
거센 파도를 앞에두고 그는 물끄러미 파도를 응시합니다.
바람은 거세고 세차게 밀려오는 파도에도 전혀 아랑곳 없이 말없이 그의 시선은 바다를 향합니다.
파도는 세찬 바람을 타고 점점 거칠어지고, 그렇게 밀려오는 파도는 서 있는 그의 무릅까지 치고 올라옵니다.
점점 궁금해집니다. 과연 그는 무었 때문에 긴 장대를 들고 저렇게 파도 앞에 서 있는 걸까요?
한동안 서 있던 그는 갑자기 긴 장대를 바다로 뻗습니다.
그리고 그 장대끝에서 물미역인듯이 보이는 해초가 걸려나옵니다.. 거센 파도를 타고 밀려오는 미역을 그렇게 그는 건지고 있었던겁니다.
잔잔한 파도에서는 나오지 않을 미역이 이렇게 거친 파도가 치니 그 힘에 미역이 이곳까지 밀려오나 봅니다.
넓은 해안가 바람마저 심하게 불어 아무도 오지않는 이 해안가를 오직 그만이 홀로 이곳에서 작업을 하고 계십니다.
그의 맘을 아는 지 바다는 더욱 거친 파도를 만들며 세차게 들이치고 그 파도속에는 몇줄기 미역들이 쓸려 나오고 있습니다.
바닷가에서도 흔히 볼 수 없는 풍경을 봅니다.
이따금 해녀분들이 바닷속에서 각종 해초를 채취하시는 풍경들을 본 적이 잇지만 이렇게 밀려오는 파도속에서 미역을 건지는 모습은 처음 봅니다.
바다가 생활터전인 사람들.. 이렇게 거친 환경속에서도 그들은 그 나름대로의 생활방식으로 삶을 이어갑니다.
비록 생계를 위해 그는 이렇게 바다와 맞서고 있지만 그 모습을 지켜보는 저는 그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고 신선한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봉길해수욕장은 넓은 백사장이 있어 유명하고 바다에는 문무대왕 수중릉이 보이고 뒤로는 이견대와 진덕여왕능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지만
아직은 이른 철 이기도 하여 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보이지가 않습니다. 가끔 해안도로로 식사를 하러 오는 차량들이 보일뿐입니다.
그리 크지 않은 망태기가 보입니다...하지만 그것을 채우기도 쉽지는 않습니다.
오늘 저녁 먹거리를 채우려나 봅니다..저렇게 건져서 팔기에는 양이 너무나도 적습니다. 저 넓은 바닷가에 홀로 파도와 맞서고 있는 모습이 자꾸 눈에 걸려
길을 가다가도 되돌아 보기를 반복하게 됩니다. 파도는 여전히 거세게 밀려오고 그럴수록 그의 움직임도 바빠집니다.
거센 파도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다를 마주보며 등지고 있는 그의 모습은 세찬 바람과 거친파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편안해 보입니다.
진정 그는 바다와 친하고 사랑하는 사람인듯 합니다. 이젠 정말 그 모습을 뒤로 하고 가야할 듯 합니다.
봉길해수욕장 위쪽길에는 이견대가 있습니다..
이젠 그곳으로 향할까 합니다...한적한 마을을 지나 천천히 해안도로를 걸어 나갑니다.
저 위에 이견대가 보이고 내 발길은 그곳으로 향해 나아갑니다.
몸은 이미 바다를 지났지만 아직 뇌리속에는 바다와 맞서 묵묵히 장대질을 하는 그 어부의 모습이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거친 환경속에서도 찾을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크나큰 교훈을 얻게 됩니다. 피하지 않고 두려워 하지않고 당당히 맞선다면 말입니다.
'나의 여행이야기 > 경상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주여행] 천년고찰을 떠나는 여행 함월산 기림사 1부 기림사 가는 길 (0) 2012.03.28 [경주여행] 역사의 흔적을 찾아서...진골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왕위에 오른 태종 무열왕릉을 가다. (0) 2012.03.28 [경주여행] 고목들이 무성한 천년고도 신라의 신성스런 숲 신비스런 계림을 걷다. (0) 2012.03.26 [봉화여행] 아름다운 고택여행 안동권씨 집성촌 닭실마을 (0) 2011.11.25 [영천여행] 충절과 효심의 상징 포은 정몽주를 모신 임고서원 (0) 2011.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