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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먹을수록 맛있었던 제주 구좌 회덮밥
    설렘 그리고 감성 in Jeju/오늘은 뭐먹지?(제주도맛투어) 2022. 5. 10. 15:00

    별다른 할 일이 없던 날. 해안누리길 걷고 제주 구좌 회덮밥 먹으며 깔끔하게 하루를 마무리 했습니다. 김녕미항 양식장이 있어서 광어의 신선도가 정말 좋더군요. 양념장에도 특별함이 담겨 있어서 한 그릇 순삭했습니다.

     

     

    집에서 뒹굴뒹굴해도 재미있는 날이 있지만, 화창한 봄 날씨에 밖으로 나가고 싶어져서 친구들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같은 마음이었는지, 순식간에 약속이 잡혔습니다.

     

    오랜만에 해안누리길을 가볍게 걸어보았습니다. 제주 해안누리길은 여러 코스가 있는데, 보통 올레길보다 짧아서 부담 없이 걷기 좋아보였습니다.

     

    저희는 5km 정도 되는 길을 선택해서, 빠르게 걸으면 1시간이면 다 둘러볼 수 있겠지만...사진 찍다가, 앉아서 쉬다가 했더니 거의 2시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물론 빠르게 걸어야 하는 날도 있겠죠. 하지만 시간 제약 없이 우리만의 속도에 맞춰서 풍경을 즐기고,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앉아있는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요즘 바쁘게 지냈더니 이 날 만난 자연의 풍경이 더 마음에 와닿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돌틈에 자라난 흔한 야생화들도 예뻐 보이더군요. ㅎㅎ

     

    이곳은 구엄리 돌염전입니다. 예전에는 넓은 부지에서 소금을 생산하던 곳이지만 지금은 옛 염전 방식을 보여주는 정도만 남아 있습니다.

     

    아래 사진에 보이는 것이 바로 돌염전입니다. 바닷물이 증발하면 자연스럽게 돌 위로 소금이 쌓이는 방식인가봅니다. 그러고보니 예전에는 소금이 참 귀했다는데, 요즘은 가장 저렴한 조미료가 되었지요. ㅎㅎ

     

    바닷길 걷기를 마무리하고서는 드라이브를 즐기다가 제주 구좌 회덮밥 먹으러 왔습니다. 김녕해수욕장, 월정리해수욕장과도 가까운 곳입니다.

     

    친환경 모살광어 전문점이라 하던데, '모살'은 '모래'의 제주도 방언입니다. 모래 위에 깨끗한 용암 해수와 자연광을 이용해서 친환경으로 조성한 양식장에서 자란 광어라고 합니다.

     

    양식장이 있는 식당이라서 광어의 신선도와 퀄리티가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날 그날 잡은 광어를 당일만 판매한다고 하더군요.

     

    양식장을 가만히 보고 있으니 광어들이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아래쪽에서 붙어 사는 광어라서 그런지 사진에는 잘 담지 못했지만요. ㅎㅎ

     

    실내는 카페처럼 분위기 있었습니다. 처음 와보는 곳이라 메뉴를 찬찬히 보고서 선택을 했지요. 저희는 모살광어 회덮밥, 회무침, 회국수로 골랐습니다.

     

    동네 분위기 자체가 시끄럽지 않고 평화로운데다가 식당 분위기도 아늑해서 가족 식사하러 와도 좋을 것 같습니다. 유아용 의자도 물론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포장되는 메뉴들도 있던데, 회국수 같은 경우에는 10분 이내 거리에서 픽업하길 권장하셨습니다. 아무래도 면발이 불어날 수 있어서 제 맛을 지키려면 빨리 먹기 시작해야겠지요.

     

    1인 1메뉴 주문한 다음에 먹어보고 모자라면 초밥도 주문하려 했는데 양이 딱 좋아서 추가 주문은 하지 않았습니다. 광어 양식장이 있는 식당이라 초밥도 가격 대비 퀄리티가 좋을 것 같습니다.

     

    음식은 개별 트레이에 1인분씩 플레이팅 되어 나왔습니다. 일반적인 회덮밥집과 차별화되는 세련된 모습이 마음에 들더군요. 물론 제일 중요한 건 맛입니다. ㅎㅎ

     

    세 가지 메뉴 모두 나눠 먹었지만 저는 회덮밥을 주로 먹었습니다. 우선 전체적으로 쓱쓱 한번 비벼준 다음 채소와 광어회를 듬뿍 떠서 먹어보니 신선함 그 자체였습니다.

     

    회덮밥 양념이 독특했는데 밥과 회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게 해주더군요. 깻잎, 상추, 파프리카, 당근, 양배추, 적채 등 다양한 채소가 식감과 향을 더해줍니다.

     

    쫄깃쫄깃하게 씹히는 광어의 식감이 입안을 즐겁게 합니다. 무항생제 친환경으로 기른 광어라고 해서 좀 맛이 덜하거나 양이 적지 않을까 했는데 씹을수록 고소하고 담백한 모살광어회가 매력적이었습니다.

     

    비주얼 갑이었던 모살광어 회무침입니다. 이런 스타일의 회무침은 어디에서도 보지 못했지요. ㅎㅎ 깻잎 특유의 향과 날치알의 톡톡 터지는 식감이 모살광어와 절묘하게 어우러집니다.

     

    아래쪽에는 모살광어회와 여러 가지 채소들이 양념에 맛깔나게 무쳐져 들어 있습니다. 깻잎에 듬뿍 올려서 먹으니 신선한 느낌이 가득합니다.

     

    모살광어 회국수도 양념이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뭐라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초고추장 베이스에 다른 식당과 다른 무언가를 넣은 듯합니다. 미식가가 아니라 밝혀내진 못했네요. ㅎㅎ

     

    넉넉하게 들어간 모살광어 회에 생면과 각종 채소가 들어간 시원한 요리입니다. 생면이라 그런지 면발이 굉장히 쫄깃하고 맛있더군요.

     

    기본찬으로는 된장국, 무생채, 톳이 나옵니다. 된장국은 구수하고 깔끔한 맛이라 광어 요리와 잘 어울렸습니다. 건더기가 많은 건 아닌데 깊은 맛이 납니다.

     

    무생채는 날씨가 따뜻해질수록 더 생각나는 반찬인 것 같습니다. 저는 여름에는 깍두기보다 무생채를 더 잘 먹거든요. 아삭아삭한 무생채에 밥 비벼 먹어도 맛있지요. ㅎㅎ

     

    톳은 살짝 호불호 갈리는 반찬일텐데, 저는 해조류를 다 좋아해서 잘 먹습니다. 항암 효과도 있고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해서 건강에 좋은 식품으로 유명하기도 합니다!

     

    추가 반찬은 셀프였습니다. 저는 된장국과 무생채를 넉넉히 떠왔지요. 셀프 코너도 참 깨끗하더군요. 분위기만 좋은 게 아니라 위생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식당인 것 같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와서 흔들 의자에 앉아 커피 한 잔 마셨습니다. 김녕미항 모살광어로 만든 다른 메뉴들도 궁금해져서 다음에 또 올 것 같은데, 제주 구좌 회덮밥 맛깔난 양념 생각나서 아마 재주문하겠다 싶습니다.

     

     

     

     

     

     

     

    (소정의 원고료를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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