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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심비 높았던 제주 국수거리 점심식사설렘 그리고 감성 in Jeju/오늘은 뭐먹지?(제주도맛투어) 2021. 6. 7. 21:35
봄이 지나가기 전에 한라산에 올라야겠다 싶어서 영실코스로 가볍게 다녀왔습니다. 산에서 내려와 제주 국수거리 가서 늦은 점심식사를 했죠. 국수마당 요리들은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풍미가 깊어서 부담 없이 찾게 됩니다. 고기국수가 특히 맛있는 식당입니다.
한라산을 오르는 등반 코스는 여럿 있습니다. 그중에서 저는 영실코스를 가장 좋아합니다. 등반 시간이 짧은 데 비해 풍경이 너무나도 멋지기 때문입니다.
한라산 등반 제한 시간은 계절에 따라, 코스에 따라 다릅니다. 영실 코스의 경우 하절기(5~8월)에는 5:00부터 입산 가능하고 15:00까지는 등반을 시작해야 합니다.
저희는 일찌감치 길을 나섰습니다. 소요 시간은 어디에 주차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2시간 반, 3시간 정도 잡으시면 충분합니다.
영실코스에는 계단이 많습니다. 저는 계단이라 오히려 오르기 편했는데, 계단을 싫어하신다면 다른 코스를 선택하시는 게 나을겁니다.
영실코스에는 기암괴석이 펼쳐져 있습니다. 중간에 망원경이 마련되어 있길래 능선을 따라 자리잡은 기암을 자세히 볼 수 있었습니다.
5월 말 ~ 6월 초에는 철쭉이 흐드러지게 피어납니다. 몇 년 전에 제대로 철쭉철을 만났을 때만큼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예쁜 모습이더군요.
보기만 해도 마음이 힐링되는 풍경입니다. 부드럽게 펼쳐지는 제주 오름과 바다의 모습에 감탄할 수밖에 없죠.
수많은 계단을 오르고 나면 평지가 나옵니다. 여기서부터 윗세오름까지는 여유지게 산책하듯 걸으며 풍경을 즐기기 좋습니다. 영실 코스의 매력이지요.
영실코스 탐방을 마치고 내려왔습니다. 산 위에서 김밥을 먹기는 했지만 그래도 출출해서 늦은 점심 먹으러 제주 국수거리 찾아왔습니다.
식당 옆에 무료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외곽 지역은 주차가 수월한 편이지만 제주 시내에서는 미리 주차할 곳을 찾아보고 출발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식당에 들어가서 QR 코드를 찍고 손소독을 한번 한 뒤 자리를 잡았습니다. 예전엔 이런 절차가 번거로웠는데 지금은 오히려 그냥 들어가면 허전할 것 같습니다. ㅎㅎ
내북 상당히 널찍하고 따뜻한 분위기입니다. 테이블 간의 간격도 좁지 않아서 편했습니다. 음식 맛도 좋지만 구석구석 청결해서 더 마음에 듭니다.
제주 국수거리 식당 중에서도 제가 여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이 거리의 원조격인 식당이기 때문입니다. 벌써 20년 넘게 운영해 온 곳이지요.
제주 향토음식 명인인 김지순씨께서 추천하신 음식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주 도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습니다. 게다가 국수 가격도 근처 식당보다 저렴합니다.
예전에 제주도에서 식재료 및 조리법, 위생 등을 평가해서 우수 음식점을 선정한 적이 있는데, 이곳도 최종 선정되었습니다.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조사한 것이라 믿을만하지요.
여기 오면 고기국수는 꼭 하나 주문하게 됩니다. 고기국수를 보통 식사로 생각하실텐데, 저는 식사 뿐만 아니라 술안주나 해장용으로 먹기도 합니다.
뽀얀 국물부터 한 모금 마셔보았습니다. 제주 국수거리를 대표하는 식당답게 전혀 잡내가 나지 않고 육향이 그윽하게 풍겨나왔습니다.
고기국수에 올려지는 수육도 맛있습니다. 육수에 살짝 적셔서 먹어보니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합니다. 오겹살을 써서 흠잡을 데 없는 훌륭한 맛이었습니다.
고기국수를 맛있게 먹는 방법도 안내되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순수한 맛을 즐기다가 매콤한 양념장이나 고소한 김가루를 곁들여 먹는 방법입니다.
저는 순수한 고기국수의 맛도 좋아하지만, 김가루를 뿌려 먹어도 좋더군요. 고소한 김가루의 향이 더해지면 한층 더 국물이 업그레이드 됩니다.
돼지고기를 넣어 만든 국수라 하면 느끼할거라 생각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끓인 고기국수는 배지근한 매력이 있습니다.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습니다.
제주 국수거리 고기비빔국수도 맛깔납니다. 양념장이 맵거나 짜지는 않지만 계속 생각나는 맛입니다. 함께 나오는 국물은 깔끔진 멸치육수입니다.
여름에 뜨거운 국물 요리를 못 드시는 분이라면 고기비빔국수를 드셔보시면 좋습니다. 채소가 많이 들어 있고 오겹살까지 곁들여지니 든든한 한 끼로 손색이 없습니다.
저는 냉면 한 그릇으로는 배가 잘 안 차던데 비빔고기국수는 다릅니다. 고명 덕분인지, 넉넉한 국수와 채소의 양 때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양념 잘 배어든 면발과 수육을 함께 먹으면 꿀맛입니다.
몸국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제주향토음식인데 저는 극호입니다. 걸쭉한 스타일이라 국물만 떠 먹어봐도 몸보신이 되는 느낌이 들곤 합니다.
고기육수에 몸(모자반. 해조류의 일종)을 넣어서 끓인 뒤 메밀가루를 풀어 걸쭉하게 만들어 먹는 요리입니다. 제주를 대표하는 고기와 해산물의 만남...참 제주스럽다는 생각이 드는 맛이지요.
몸국에는 밥을 말아 먹으면 진국입니다. 특히 입맛 없는 아침에 와서 밥 말아 먹다보면 어느 새 한 그릇 뚝딱입니다. 술안주로도 좋고요.
고기국수는 돈코츠라멘의 국물과 비슷하다고 설명하면 될 것 같은데...몸국은 비교할 대상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독보적인 제주 음식입니다. 특별한 제주의 맛을 보고 싶으시다면 강추입니다.
밑반찬으로 나온 시금치무침과 배추김치가 맛있었습니다. 특히 고기국수와 김치가 잘 어울려서 두 번이나 리필했습니다. 김치, 깍두기는 셀프 리필 코너에서 가져올 수 있습니다. 오늘도 국수마당 요리로 한 끼 식사 제대로 했습니다. 고기국수의 진정한 맛을 보고 싶으시다면 제주 국수거리 가보시기 바랍니다.
(소정의 원고료를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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