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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월의 제주 가파도를 찾는 사람들
    설렘 그리고 감성 in Jeju/제주이야기 2021. 4. 30. 00:20

    해마다 4월이 되면 조용한 섬마을 가파도에는 사람들의 발길로 북적이기 시작합니다. 제주도 부속섬 중 4번째로 큰 섬인 가파도는 하늘에서 바라보면 마치 바다를 헤엄펴 가는 가오리를 닮은 형상을 띄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가오리를 닮아 가파도라 불리는 설이 있긴 합니다. 4월의 제주, 사람들이 가파도를 찾는 이유는 구릉이 없는 넓직한 평원에 초록물결이 가득한 보리밭을 보려는 것이지요.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황금빛으로 변하여 바람에 일렁이는 드넓은 보리밭의 향연은 4월에 볼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이기 때문입니다.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남서부 해상에 있는 섬. 제주도 본섬과 대한민국 최남단 마라도와의 중간 지점에 있고 최고봉은 약 20m로 구릉이 거의 없이 평탄하며 해안은 대부분 암석해안을 이루고 있습니다. 기후는 대체로 따뜻하고 비가 많은 해양성기후이며 경지에서는 겨울철에는 보리, 여름철에는 고구마를 주로 재배하나, 주민들은 대체로 농업보다는 어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연안 일대에는 자리돔 어장이 형성되었으며, 이밖에 갈치·소라·성게·오징어·전복·해삼·해조류 등이 철따라 잡힙니다. 취락은 남쪽과 북쪽 해안에 집중해 있으며 자연촌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조선 중기까지만 해도 무인도로 버려진 곳이었으나, 국유 목장의 설치를 계기로 마을이 들어섰다고 합니다. 1751년(영조 27)에 목사 정연유가 소를 이 섬에 방목하면서 본격적으로 사람이 들어와 살았다고 합니다.

     

    한편 가파도는 역사적으로 유명한 곳인데, 바로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서양에 소개된 계기가 된 곳으로 추측되기 때문입니다. 1653년가파도에 표류했으리라 짐작되는 네덜란드의 선박인 스펠웰로, 그 안에 타고 있었던 선장 헨드릭 하멜이 ‘하란선 제주도 난판기’ 와 ‘조선국기’를 저술함으로써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비교적 정확히 소개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포구 근처에 자전거를 대여하는 곳도 있지만, 오르막길이 없어 1-2시간이면 섬 전체를 도보로 둘러볼 수 있습니다. 매년 4월 초-5월 초에 가파도 청보리 축제가 열리는데, 청보리 밭 걷기, 올레길 보물찾기, 야외 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지만은 올해는 아쉽게도 작년에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행사들은 볼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굳이 해사가 필요없을 정도로 그 자체로 풍경을 즐길 수가 있기에 큰 아쉬움은 없습니다. 이제는 생활화가 되어서 그런지 방문객들도 마스크는 기본으로 착용하고 사진찍을때만 잠시 벗고 바로 다시 착용하는 모습들이 자연스럽습니다.

     

    가파도의 보리는 키가 1m를 훌쩍넘습니다.  그렇다 보니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파도 너울같은 보리 물결이 넘실거리는 풍경들을 바라보는게 가파도를 찾는 큰 이유가 됩니다. 가파도의 보리는, 돌담과 바다가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내면서 지금은 유명한 관광자원이 되어 해마다 4월이 되면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가파도로 이어집니다.

     

    모슬포 운진항에서 배를 타고 약10여 분, 섬 속의 작은 섬 가파도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푸른 바다로 둘러싸인 섬 속은 온통 초록빛으로 물들었습니다. 새록새록 불어오는 바람결을 따라 일렁이는 청보리 물결은 더욱 장관을 연출합니다. 청보리밭 사잇길을 서서히 걷다 보면 일상의 피로는 저 멀리 달아나버립니다.

     

    가파도의 청보리 재배면적은 약 56만㎡. 가파도 전체 면적의 60~70%를 차지할 정도입니다. 특별한 재배기술 없이도 잘 자라 섬 지역 작물로 적합하기 때문입니다. 청보리는 가파도의 유일한 특용작물이었지만 이제는 가파도를 세상에 알리는 명물이 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국토 최남단 마라도의 상징성에 가려 상대적으로 소외돼왔지만, 청보리를 매개로 가파도의 가치가 알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파란 바다와 어우러진 한 폭의 수채화 같은 풍광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자연에서만 느낄 수 있는 활력과 함게 추억까지 선물하고 있는 것입니다. 섬 속의 섬 가파도에서 시작된 청보리 물결은 싱그러운 바닷바람을 타고, 절정에 오른 제주의 봄소식을 뭍을 향해 전하고 있습니다.

     

    가파도 가는 배편은 모슬포에 있는 운진항에서 이용할 수 있는데 오전 8시40분 첫배를 시작으로 오전 7회, 오후 7회로 증편해서 운행하고 있습니다. 요즘 가파도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 예약하지 않으면 제 시간에 이용할 수 없으니 이 점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 배는 오후 4시에 출발하나 왕복이 아닌 편도운행입니다. 숙박을 하는 사람 외에는 들어갈 수가 없죠.

     

    가파도에도 제주 올레길이 있습니다. 제주 올레 10-1코스이며 총 4.2km의 짧은 구간으로 지극히 평탄한 구간이라 산책하듯 거닐면 바로 끝나는 코스라 전혀 어려움이 없습니다.

     

    보리밭담 사이 길로 여유롭게 느림보 걷기를 해 봅니다. 부드럽게 찰랑 데는 파도처럼 보리새싹 잎을 쓸고 온 곡선바람이 살포시 볼 살에 기분 좋게 와 닿습니다.

     

    모슬봉과 산방산 그리고 한라산까지 병풍처럼 손에 잡힐 듯 코앞에 선명하게 펼쳐집니다. 보리밭 너머로 보이는 이 풍경은 한마디로 환상적인 수채화입니다.

     

    막다른 길 끝 작은 가옥과 돌아 나오며 만나는 수평선처럼, 결국 어디를 가더라도 모두 가파도의 풍경들입니다. 섬 전체가 크지 않아 구석구석 다녀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날씨가 좋으면 산과 바다 섬들의 모습이 선명하여 가파도의 멋을 한껏 발휘합니다. 과연 이래서 사람들이 제주도를 찾는구나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올 수 밖에 없죠.

     

    가파도의 또 하나의 매력은 청보리와 함께 제주의 봄을 상징하는 유채꽃과 잔잔한  보랗빛의 갯무꽃이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점입니다. 유채꽃이 활짝 피어 청보리와 함께 노랑, 보라 꽃세상을 이룹니다.

     

    바다에 뭍힐 듯한 낮은 섬 가파도. 대자연이라는 바다의 파고에도 오롯이 서 있어 온 가파도가 지금은 따뜻한 햇살 따라 마른 뭍에서 자란 청보리에 푹 빠져버립니다..

     

    섬문화의 원형을 그대로 보존해 문화와 역사적 가치를 그대로 보존한 명품 섬으로서 최대 규모의 고인돌 군락지와 바다의 생태적 자원과 함께 전승되어온 해녀 문화와 할망당제 등 무속신앙은 섬의 진정한 미래를 밝혀 주는 가파도만의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3월 초부터 5월 초순까지 보리잎의 푸른 생명이 절정을 이루는 가파도의 청보리 축제는 도서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위한 마을 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주민들의 의지로 만들어낸 축제이지만 코로나1사태로 인해 개최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특히 제주도 향토품종인 가파도 청보리 ‘향맥’은 다른 지역 보리보다 2배 이상 자라 해마다 봄이 되면 가파도의 70%를 덮고 있는 청보리 밭 위로 푸른 물결이 굽이치는 장관을 볼 수 있습니다.

     

    가파도는 한국의 유인도 중에서 가장 낮은 섬입니다. 섬의 최고점이 20.5미터에 불과하다기 때문입니다. 제주도에 한국에서 가장 높은 산인 한라산과 가장 낮은 섬 가파도가 함께 있다는 사실은 의미깊습니다. 4월의 제주 보리밭물결이 넘실거리는 가파도 나들이 한 번 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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