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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한 불맛이 일품인 제주 외도 맛집 흑돼지설렘 그리고 감성 in Jeju/오늘은 뭐먹지?(제주도맛투어) 2020. 10. 18. 07:10
며칠 전에 돈사촌 외도점 가서 흑돼지 먹고 왔습니다. 연탄불에 차분히 구워내어 불향 은은하게 스민 흑돼지의 맛이 일품인 제주 외도 맛집 입니다. 고기는 직원분들께서 직접 구워주시기 때문에 맛있는 고기향 즐기며 기다리기만 하면 되어 편하더군요. 확실히 제가 굽는 것보다 전문가가 구워주는 고기가 더 맛있는 것 같습니다.
오후에는 항몽유적지에 들렀습니다. 인스타에서 코스모스가 만개한 사진을 보고 바로 방문해보아야겠다 생각했지요. 찾아가기 쉽고, 주차장도 편하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항몽유적지는 삼별초군의 마지막 보루였던 곳이라고 합니다. 끝까지 항쟁을 벌인 드높은 기상을 후손들에게 보여주고자 만들어진 곳입니다.
저희는 유적지를 둘러보기 전에 먼저 코스모스 밭 쪽으로 왔습니다. 사진에서 보았던 것보다 더 화려하게 코스모스들이 들판을 가득 채우고 있었지요.
중간중간 길이 나 있기 때문에, 꽃을 해치면서 안쪽으로 들어갈 필요가 없습니다. 각도만 잘 맞춰서 찍으면 꽃밭 가운데 서 있는 모습을 찍을 수 있어요.
외지인들에게 유명한 관광지는 아니지만, 코스모스 만개 소식을 듣고 오신 분들이 꽤 있었습니다. 제주의 가을엔 억새가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코스모스 군락도 참 아름답더군요.
코스모스는 하나하나의 색이 다 달랐습니다. 하얀색부터 진분홍까지 색색으로 물든 꽃들을 자세히 보면 볼수록 더 사랑스러워요.
코스모스는 줄기에 비해 꽃이 커서 가녀린 느낌이 듭니다. 바람에도 쉽게 흔들리지만, 꺾이지는 않지요. 연약해보여도 실제로는 강인한 생명체인 것 같습니다.
기대 이상으로 예뻤던 꽃밭에 기분이 들떴습니다. 사진도 몇 장을 찍었나 모르겠어요. 만족스러운 마음으로 식사를 하러 제주 외도 맛집 향해 차를 돌렸습니다.
가게 바로 옆에 큰 공터가 주차장입니다. 사람 붐비는 시간대라 해도 주차장이 널찍해서 주차 문제는 없을 것 같아요. 내부 홀 뿐만 아니라 바람막이가 둘러진 야외 홀도 있는데, 저희는 가을 바람 즐기고 싶어서 야외에 앉았습니다.
벽에 여러 유명인사들의 사인이 붙어 있었습니다. 제주도민에게만 유명한 곳인 줄 알았는데 외지인들에게도 이미 잘 알려진 제주 외도 맛집인가보다 싶었어요.
이곳은 안정적인 화력의 연탄불로 흑돼지를 구워주는 식당입니다. 흑돼지는 연탄불이나 숯불에 구워야 제 맛이라 생각해요. 특히 육즙을 즐기기 위해 두툼한 고기를 구워낼 때는 더 그렇습니다.
밑반찬은 고기에 곁들여 먹기 좋은 것들로 6~7가지 나왔던 것 같습니다. 기본찬은 세팅해주시는데, 리필은 셀프로 하는 시스템이더군요. 저는 콩나물과 파절이를 고기와 함께 먹는 것을 좋아해서 리필할 때 듬뿍 떠왔습니다.
고추냉이와 갈치속젓을 양념 그릇에 따로 준비해주시더군요. 흑돼지와 고추냉이의 궁합이 의외로 굉장히 좋았습니다. 다른 양념 없이 고기에 고추냉이 올려서 쌈무에 싸먹으면 꿀맛입니다.
주문한 것은 흑돼지 근고기 2인분입니다. 근고기는 두껍게 썰어낸 고기이기 때문에 얇은 고기에 비해 어떻게 굽느냐에 따라 맛의 차이가 큰 것 같습니다. 제주 외도 맛집에서는 직원분께서 다 구워주셔서 좋았습니다.
고기는 세 가지 모양으로 잘라서 구워주셨습니다. 같은 흑돼지라 해도 부위별로, 자르는 방식 별로 맛이 확연하게 달라지더군요. 주사위 모양으로 썰어 굽는 것이 육즙이 꽉꽉 차 있어서 가장 취저였습니다.
오겹살은 껍데기, 지방층, 살코기층을 한 입에 맛보기 좋게 길게 썰어야 하지요. 노릇노릇 색이 예쁘게 들 때 쯤에는 고기 향이 진동을 해서 어서 먹고 싶어졌습니다.
제주에서 흑돼지 고깃집에 가면 거의 멜젓이 나옵니다. 멸치를 숙성시켜 만든 젓갈인데 끓여서 먹는 것이 독특하지요. 육지 분들은 호불호 갈린다고들 하시던데, 이 맛에 중독되면 고기 먹을 때마다 찾게 되실겁니다. ㅎㅎ
저는 멜젓을 참 좋아합니다. 집집마다 맛이 다르고 얼마나 조리느냐에 따라서도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처음에는 살짝 찍어 드셔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저는 푹~ 담가서 먹는 편이지만요.
육즙 풍성하게 터져나오는 고기는 한 점 한 점 시간을 두고 음미하게 됩니다. 이 맛을 오래 기억하고 싶더군요. 고기의 품질이 좋기 때문에 잡내 하나 없어서 소스를 많이 곁들이지 않아도 맛이 훌륭했습니다.
평소 식사할 때보다 고기를 메인 메뉴로 먹을 때면 채소를 많이 먹게 되는 것 같습니다. 특히 흑돼지 고기와 싱싱한 파절이는 떼어 놓을 수 없는 꿀조합이지요.
제주 외도 맛집 채소 반찬들이 싱싱해서 더 많이 먹었던 것 같습니다. 회전율 낮은 식당 가면 채소에서 풋내나 묵은내가 나기도 하잖아요. 여긴 이름난 식당인만큼 반찬과 쌈채소 모두 신선했습니다.
쌈을 싸먹을 때는 쌈장도 괜찮았지만, 갈치속젓을 곁들이니 풍미가 한결 고급스러워졌습니다. 갈치젓갈 특유의 풍미는 진했지만 비리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 좋더군요. 멜젓과는 다른 매력이 있어요.
친구는 여기 올 때마다 김치찌개를 꼭 주문한다고 합니다. 오랫동안 익힌 묵은지를 끓여낸 것처럼 시원하면서도 얼큰한 국물이더군요. 6,000원인데 양도 넉넉했습니다.
김치찌개에는 뭐니뭐니해도 돼지고기가 제일 잘 어울리지요. 꽁치나 참치 넣은 것도 좋아하기는 하지만, 제 입맛에는 고기 넉넉하게 넣어 끓인 게 최고입니다. 고깃집이라 고기도 넉넉하게 들어 있었어요.
찌개 맛을 보니 공기밥 하나 주문하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두부와 김치 얹어서 반 정도 먹은 뒤에 아예 찌개에 말아서 먹었습니다.
고기를 다 먹은 뒤에 김치찌개를 주문하는 것보다 중간에 주문해서 흑돼지와 함께 드시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김치찌개의 시원한 맛에 입맛이 살아나서 고기의 맛을 더 잘 느낄 수 있거든요.
국물 맛이 깊었지만, 보시는 것처럼 맑은 스타일이라 텁텁하거나 느끼하지 않아 흑돼지와 함께 먹기 딱 좋습니다.
소맥 한 잔 했어요. 차를 가져와서 안 먹으려 했는데 그러기 어렵더군요. ㅎㅎ 카운터에 목적지별 대리운전 번호가 쭉 구비되어 있어서 편했습니다.
영업시간이 13:00 ~ 24:00 인데 저희는 점저 먹으러 왔습니다. 저녁 시간이 되어갈수록 손님이 많아지더군요. 나오면서 손소독 하고 마스크 쓰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ㅎㅎ
돈사촌 외도점 테이블이 넓은 간격으로 놓여 있어서 대화하기에도 좋고 거리두기도 무리 없이 할 수 있겠더군요. 기분 좋게, 쾌적하게 식사하고 나왔습니다. 참고로 흑돼지 근고기는 굽는 솜씨에 따라 맛이 좌우되기 때문에 제주 외도 맛집 처럼 직원분들이 고기 구워주시는 곳에 가야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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