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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깔끔하게 맛있었던 제주도 국수
    설렘 그리고 감성 in Jeju/오늘은 뭐먹지?(제주도맛투어) 2020. 10. 13. 07:24

    가을 들어서 몸보신 한다고 거한 음식을 자주 먹었더니 조금 지쳤나봅니다. 깔끔진 음식 찾다가 제주도 국수 맛있게 하는 앤국수맹그는집 생각이 났습니다. 김치까지 직접 담그는 정성에 아기자기한 소품들, 바다 전망이 어우러져 맛깔나게 식사하고 왔습니다. 야외 테이블 전망도 멋져서, 식사 후 음료는 바닷 바람 쐬면서 마셨답니다.

     

    아직 배가 그리 고프지 않아서 식당 근처의 월대천을 살짝 걸어주었습니다. 제주에는 한적함을 즐기며 걸을 수 있는 산책로들이 참 많아요.

     

    가을엔 햇살이 부드럽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지난 달 초까지만 해도 햇볕을 피해 그늘을 찾아다녔는데 이젠 햇살 아래를 걷는 따스한 느낌이 참 좋으네요.

     

    월대천은 제주시 숨은 비경 31곳 중 하나로 선정될만큼 경치가 좋은 곳이고 멋진 해송도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이 별로 없어서 마스크 잠시 벗고 쾌적한 공기 마시면서 걷고 싶을 때 오시면 좋을거예요.

     

    제주 시내에서도 아직은 돌담을 볼 수 있습니다. 제주스러운 모습이 앞으로도 계속 보존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나중에 집을 짓는다 하면 저는 제주 전통 돌담을 꼭 쌓고 싶습니다.

     

    저희가 식사하기로 한 곳은 바로 여기입니다. 바다 바로 앞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전망이 좋지요. 내부는 물론 건물 자체가 깔끔해서 기분 좋았습니다.

     

    월대천을 걸을 때만 해도 옆으로 보이는 바다가 푸르렀는데, 늦은 오후가 되어가니 어느 새 빛깔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계속 변화하는 바다이기에, 하루 종일 바다 앞에서 책을 읽고 음악을 들으며 풍경을 즐겨도 지겹지 않을 것 같아요.

     

    이름에서부터 제주도 국수 전문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맹그는' 은 '만드는' 의 제주도 방언이지요.

     

    식당은 2층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층에는 바다를 보며 식사할 수 있는 바테이블이 있어서 독특했습니다. 혼자 왔을 때 앉기에도 좋고, 둘이 오더라도 나란히 옆에 앉아서 식사해도 좋겠다 싶더군요.

     

    주문을 하고 둘러보니 다육이가 굉장히 많더군요. 하나하나 자세히 보면 다 다른 종류 같았습니다. 탱탱하게 수분이 차 있는 모습이 참 귀엽습니다. 저도 집에 다육이가 있어서 유심히 봤어요.

     

    저희 집에 있는 다육이는 다육이에 푹 빠진 친구가 선물해 준 것입니다. 관리를 가끔씩만 해줘도 튼튼하게 잘 자라는 녀석들이라 대견하더군요. 작게 키울 수도, 크게 키울 수도 있는 것도 매력이지요.

     

    다육이 구경하는 사이에 주문한 제주도 국수들이 준비되었습니다. 저는 우리집家면 이라는 메뉴를 골랐는데요, 멸치국수에 꼬마김밥이 포함된 구성으로 가격은 7,000원이었습니다.

     

    꼬마김밥에는 속재료가 꽉 차있고 참기름이 반지르르하게 발라져 있었습니다. 어묵, 당근, 단무지가 들어있었던 것 같아요. 옆에 있는 샐러드와 함께 꼬마김밥을 먹으니 산뜻하면서도 고소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멸치국수는 육수와 면발이 생명이지요. 많은 양념이나 고명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기에, 기본에 충실한 식당에 와야 비린 맛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육수는 냉/온 중 선택 가능했고 저는 냉국수로 즐겼어요. 냉육수로 주문해도 얼음처럼 찬 국수는 아니라 사계절 내내 즐기기에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진 맛입니다. 우선 담백한 멸치국수의 맛을 즐기다가, 사장님께서 직접 담그셨다는 김치를 듬뿍 얹어서 먹으니 후루룩 후루룩 끊임없이 들어가더군요.

     

    면과 함께 주문할 수 있는 전차밥도 하나 주문해보았습니다. 전복과 차조가 들어가서 전차밥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 같더군요. 식당 분위기만큼이나 예쁘게 담겨 나옵니다.

     

    밥 자체가 굉장히 맛있던데 뭐가 들어가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전복과 함께 먹으면 고급 한정식집에서 먹는 음식인 것처럼 고급스러움이 느껴집니다. 저는 이것만 3~4개 먹으라 해도 환영입니다.

     

    전복은 건강에 좋기로 이름난 재료이기 때문에 먹을 때마다 뿌듯합니다. 내 몸을 만드는 재료가 되는 식사이니 말이지요. 이왕이면 좋은 음식을 먹어야 건강을 지키기 쉬운 것 같습니다.

     

    두번째 맛 본 제주도 국수는 앤면 입니다. 식당의 이름을 따서 만든 듯한 메뉴이니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라 할 수 있겠지요. 다양한 과일즙에 고추가루를 섞어 만든 육수라 특별한 맛이 나더군요.

     

    고명으로는 돼지고기, 볶은두부, 아몬드, 김가루, 오이 등이 올려졌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보지 못했던 조합이라 어떤 맛일지 궁금하더군요.

     

    고명을 쓱쓱 섞어준 다음 한 젓가락 먹어보니 감칠맛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과일의 자연스러운 단맛에 고춧가루의 매콤함, 다양한 고명의 맛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집니다.

     

    이 국수는 젓가락으로 먹는 것보다 숟가락으로 먹는 게 더 맛있더군요. 아니면 국수를 한 입 후루룩 한 다음에 숟가락으로 육수를 두어 번 떠서 먹어도 좋습니다.

     

    김치 맛있는 식당은 손맛이 좋다고 봐야지요. ㅎㅎ 요즘은 중국산 김치 쓰는 식당이 대부분인데 제주도 국수 먹으면서 직접 담근 김치를 곁들이니 국수 맛이 더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마지막 메뉴는 톳골뱅이무침입니다. 가운데가 골뱅이무침이 푸짐하게 올려지고, 채 썬 깻잎과 국수면도 함께 나와요. 무침에 톳이 많이 들어가 있어서 제주스러움이 느껴졌습니다.

     

    면발 비빌 때는 양손으로 해야 빠르게, 골고루 비벼지지요. ㅎㅎ

     

    큼직한 골뱅이가 많이 들어 있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집에서 비빔면 끓일 때도 골뱅이 종종 넣어 먹는데 골뱅이 가격이 비싸다보니 배보다 배꼽이 큰 것 같아서 아껴 넣곤 했던 생각이 나더군요. 소스도 맛있고, 톡톡 터지는 톳과 쫄깃한 골뱅이의 식감도 좋았습니다.

     

    식당 영업시간은 11:00 - 20:00 이고 매 주 월요일은 휴무입니다. 휴무일 신경 안 쓰고 왔는데, 월요일이 아니라 다행이었어요.

     

    식사를 마치고 에이드 한 잔 씩 테이크아웃 해서 나왔습니다. 하늘을 오렌지빛으로 물들인 석양을 보는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발걸음을 멈출 수 밖에 없는 멋진 모습이더군요.

     

    원래 차를 타고 바로 출발하려 했는데, 식당 야외 테이블에 앉아서 해가 질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일부러 시간 맞춰 나와도 날씨, 대기 상태에 따라 이렇게 멋진 석양을 보지 못할 때도 있으니까요.

     

    가을이 아무리 살이 오르는 계절이라고 해도 매번 거한 음식만 먹으면 질리는 것 같습니다. ㅎㅎ 바다 전망과 함께 깔끔진 제주도 국수 맛있게 먹고 왔더니 속이 편하더군요. 저렴한 국수이지만, 앤국수맹그는집 김치까지 직접 담그는 곳이니 음식의 맛과 정성 모두 믿고 방문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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