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은 여기! 제주 서귀포 맛집

여행을 하다보면 근처 관광지를 다니면서 힐링을 하기도 하지만, 먹으면서 스트레스를 풀기도 합니다. 저는 후자의 경우가 대체적으로 많은 1인인데 그래서 이번에는 제주 서귀포 맛집을 집중적으로 가보는 여행을 사전에 계획했습니다. 그 중에서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가게가 있어서 몇 자 이렇게 적어보려고 합니다. 갈치요리를 판매하는 곳이었는데 조림과 구이가 원체 유명하니 그걸 실제로 맛보고 왔습니다!

사실 제주도에서 갈치조림을 먹어본 사람들은 한 마리 통째로 길게 나와서 각종 해산물들이 올려져 있는 걸 많이 이야기합니다. 저 또한 안 먹어본 건 아니지만 진짜 갈치 맛을 더 많이 느끼고 싶을 때는 추천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현지에 살고 있는 지인의 소개로 간 가게에는 진짜 하얀 접시에 먹기 좋게 토막을 낸 게 들어가 있는 정통 조림이 나오는 곳이었습니다.

도민사람들은 대부분이 잘 알고 있다고 하는 올레삼다정은 첫째, 셋째 수요일만 피해서 가면 언제든지 맛 볼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 때는 가게 휴무이니 찾아가도 굳게 닫히 문만 볼 수 있거든요. 당일은 상호명이 적혀 움직이는 작은 간판이 하나 더 있어서 가게를 찾는데에 큰 어려움은 없었고, 주차는 바로 옆에 있는 코리아마트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고 합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면 제법 많은 테이블들이 육안에 보입니다. 대략 6-70여명은 충분히 들어갈 수 있는 규모이기 때문에 혹시 이정도 인원인 단체손님이라면 미리 연락을 하셔서 예약을 행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관광객들과 현지 사람들 모두가 좋아하는 곳이라서 늘 북적거리는 편이지만 식사 시간대가 아닌 평일에 가면 조용하게 식사를 그나마 하실 수 있다고 합니다. 저희 또한 그 이야기를 듣고서 갔더니 좌식자리 한켠이 기분 좋게 비어 있었습니다.

벽에는 몇 개의 글귀가 적힌 종이가 있었는데 이 곳만의 철칙같은 걸로 보였습니다. 미리 음식을 만들지 않고 주문을 받고 그와 동시에 조리를 시작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최소 20분 정도가 소요된다는 양해의 내용 덕분인지 기다리는 동안에 지겨운 것도 없었고 기분 좋게 음식 나오길 기다릴 수 있었습니다. 어느 정도 미리 준비를 해둬서 빠르게 나오는 것도 좋지만 정성껏 바로바로 요리하면 훨씬 더 신선하고 맛있게 맛 볼 수 있는 것도 당연히 좋으니까요.

가게 한켠에는 셀프로 덜어 먹을 수 있는 곳이 있었는데요. 뚜껑들이 닫혀 있어서 위생적으로 보관이 잘 되고 있다는 걸 한눈에 느낄 수 있었고, 덕분에 마음 편하게 덜어 먹을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 나오는 반찬들은 매일 바뀔 수 있다고 하는데 이건 직접 다 만들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제주도에 오면 고기 먹을 때 구워먹기 좋은 고사리도 기본 반찬 중 하나입니다. 적당한 양념과 함께 무침으로 해서 나오는 걸 보니 무척이나 반가웠습니다. 좋아하는 나물이기도 하고, 직접 여기서 나는 걸로 맛 볼 수가 있으니까요. 척 보기에도 오동통한 게 먹음직스러워 보였고, 역시나 인기가 많은 반찬이라서 많이 왔다갔다하면서 실컷 덜어 먹었습니다. 1년치 먹을 고사리 여기서 다 먹었다 할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입구 쪽에 보면 아기자기하게 술병들이 놓여져 있는 걸 볼 있습니다. 한라산을 비롯해서 이 곳의 유명한 막걸리 병도 있네요. 식사를 하면서 반주하는 분들도 제법 보였는데 흔히 주문해 마시는 듯 싶은가 보더라고요. 귀여운 마개가 있어서 더욱 귀여워 보였습니다. 그 아래에 적혀 있는 정기휴일은 지인에게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큼지막하게 적어 손님들이 잘 볼 수 있게 둔 걸 여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 많은 책들과 장난감이 있는 룸도 보입니다. 폭신폭신한 매트가 깔려 있어서 넘어져도 크게 다칠 위험성이 없어 보이는 공간으로 어린 아이들이 지루하지 않게 놀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가족단위의 손님들이 많이 왔고 현지 사람들도 이렇게 잘 갖춰져 있는 룸 덕분에 아이들과 많이 찾아온다고 합니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관리를 잘하고 있는 놀이방은 아이가 있는 집에서 외식을 할 때 중요시 여겨지는 것이라 큰 장점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저희들은 제주 서귀포 맛집에서 꼭 먹어야 하는 세트인 갈치조림과 통갈치구이 세트를 주문했습니다. 이건 사이즈별로 양이 측정되는 듯 보였는데 인원수에 맞춰서 선택하시면 된답니다. 하나둘씩 반찬들과 함께 나오는 죽은 미리 먹어도 되고, 나중에 메인 음식들이 나왔을 때 같이 먹어도 되는데요. 솔솔 뿌려놓은 깨소금에서 향긋하면서 고소한 내음이 올라와서 가히 먹음직스러워 보였습니다.

기본 반찬 중 맛도 좋지만 생긴 것도 예뻐서 손이 절로 가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오징어야채전인데 오징어도 많이 들어가 있고, 양파와 당근 등이 듬뿍이 있어서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져 있었습니다. 갈색빛을 띄고 있는 양파는 겉이 제법 바삭하게 보이지만 막상 한 입 베어 물면 부드러우면서 달큰한 맛을 내는 본연의 맛을 지니고 있었지요. 또 씹을 때마다 머금어지는 즙도 이 전의 맛을 더욱 맛깔나게 하는데 한 몫합니다.

겨울에 먹는 야채들 중 맛이 좋은 게 몇 가지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저는 시금치라고 생각을 하는데 순하고 약한 이파리가 아니라 얼렸다 녹았다를 반복한 큰 아파리로 무침을 하셨습니다. 그 덕분에 훨씬 달큰한 맛을 내는 시금치를 맛 볼 수 있었네요. 또 밑동을 정리해서 한꺼번에 너무 많은 양을 집는 게 아니라 알아서 편한 정도씩 집을 수 있어 참으로 좋았습니다.

고사리는 통통하니 씹을 때마다 팡팡 즙이 터져나오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거칠어 보이는 비주얼과는 달리 얼마나 부드러웠는지 모릅니다. 부드러우면서 쫄깃한 맛까지 있어서 그냥 집어 먹기에도 식감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메인을 먹기 전에 두어번 셀프 코너를 다녀오기도 합니다. 저와 친구 모두 육식파라서 딱히 야채나 나물을 즐기는 편이 아닌데 왜 여기에서는 술술 넘어갔는지 아직도 신기합니다.

공깃밥 하나당 하나씩 나오는 미역국에는 소고기가 들어가 있지 않았는데도 그렇게 깊은 맛이 우러져 있어서 먹는 내내 속이 뜨끈해지는 게 얼마나 좋았는지 모릅니다. 미역 자체도 꼬독하니 씹히는 게 보통 좋은 걸 넣은 게 아닌 듯 보였지요? 매일 바뀔 수 있다는 기본 반찬임에도 불구하고 이리도 맛이 좋을 수 있다니 사장님의 손맛이 보통 아니란 걸 느꼈습니다.

드디어 등장한 이곳의 중독성 넘치는 메인. 그 중에 하나인 갈치 조림은 보통 우리들이 알고 있는 이미지와 많이 달랐습니다. 제주만의 느낌인 많은 해산물이 올려진 것도 아니었습니다. 흔히 볼 수 있는 버너 위에 올려 서서히 국물을 졸여가며 먹는 것도 아니었지요. 대신 이렇게 하얀 접시에 모두 조리가 다 되어진 상태인 것이 담겨 나와서 바로 덜어서 밥이랑 먹으면 되었습니다.

거기에 제가 좋았던 건 틈지막하게 토막이 나 져 있는 갈치도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크게 잘라둔 무우 덕분이기도 했습니다. 조림의 양념이 보기만 해도 푸욱 잘 배여 있는 듯 했거든요. 오물오물 씹으면 바로 달큰한 맛이 입 안을 가득 채워줄 것을 생각만해도 침을 어쩜 그리 꼴깍이며 삼켜지던지, 그래, 이런 게 진짜 갈치조림이지! 하면서 왜 현지에 살고 있는 지인이 진짜 제주 서귀포 맛집이라고 하는지 여실히 알 것 같았습니다.

조림의 무우와 함게 먹으려고 기본으로 나온 죽을 한 숟갈 크게 떠서 먹었습니다. 그런데 조림을 먹는 것도 잊은 채 맛을 음미하게 됩니다. 예상한 것 이상으로 부드러우면서 꼬숩거리는 맛이 무척이나 좋았거든요. 깨소금과 함께 먹어도 부담스러운 거 전혀 없었습니다. 식감과 맛, 그리고 퍼지는 향까지 좋아서 깨끗하게 순삭, 해 버렸습니다. 이럴 줄 알았음 그냥 나오자마자 다 비워버리는 건데.. 하며 찰나 아쉬워하기도 했습니다.

갈치구이는 통으로 나와서 테이블 내 자리 차지를 제법 많이 했습니다. 100% 제주산 생갈치를 고집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먹는 냉동과는 차원이 다른 빛깔을 뽐내고 있었습니다. 은갈치라고 이야기하는 이유를 육안으로 완벽히 알게 되었고, 노릇하니 잘 구워진 걸 먹기 위해 젓가락을 가지고 가려는 때에 직원분이 오셔서 손질을 해주시겠다고 합니다.

사실 어떤 생선보다 갈치가 지니고 있는 맛이 좋다는 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고 인정하고 있는 걸 겁니다. 하지만 잔뼈가 많이 있고 일반 보통의 것보다 더 많은 뼈가 있어서 손질이 번거로워서 잘 찾지 않을텐데 말이죠. 하지만 여기에서는 이런 번거로운 걸 아주 숙달된 직원분이 모두 알아서 해주시기 때문에 하나도 걱정할 게 없었습니다.

숟가락으로 사이드에 있는 뼈대를 모두 제거를 해주시는데 빠르면서도 정확해서 정말 놀라웠습니다. 오죽했으면 이거 손질하는 영상이 돌아다닐 정도로 유명할까 싶네요. 눈 깜짝 할 사이에 먹기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해주시는데 더 놀라운 건 이렇게 해주시는 분이 직원이 아닌 사장님이란 사실이었던 겁니다. 직접 오셔서 어떻게 먹으면 맛이 좋은지 이야기까지 해주신다는 거! 손님 입장에서 칭찬 각 아닌가요.

그리고 가장 놀라웠던 건 바로 이것 입니다. 사이드에 있는 뼈를 제거 해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중앙에 있는 뼈도 싸악 발라내어주시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갈치가 많이 바스라지고 모양이 흐트러질 것이라고 생각을 당연히 했는데 그런 거 없이 뼈만 쏙 빠져나가 있었습니다. 이런 걸 보는 재미까지 있으니 찾아오는 분들이 많나 보다 생각합니다.

여기서 아주 맛깔나게 먹은 게 있습니다. 밥을 한숟갈씩 떠서 갈치위에 올립니다. 마치 모양이 상반된 초밥 같은 비주얼을 하고 있었으며, 이걸 그냥 한 입에 쏙쏙 넣어주면 그렇게 맛이 좋을 수가 없습니다. 제주 서귀포 맛집에서 맛 볼 수 있는 별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으로 이렇게 공깃밥 한 그릇 기본으로 뚝딱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이 있었습니다. 저희 또한 홀린듯이 먹다보니 이미 갈치구이도 밥도 깨끗하게 다 비워져 있었습니다.

얇은 절임류 같은 걸로 이렇게 꾸며보기도 했는데 나름 귀여워서 한 컷 남겼습니다. 진짜 보여주기식 만들기로 끝나는 게 아니라 제가 하고 싶은 당일 느낌은? 갈치의 밑간이 적당히 짭조름해서 밥의 달달하면서도 담백한 맛과 어우러졌고 새콤한 맛을 담당하고 있는 붉은 절임류 덕분에 심심할 틈도 없었습니다. 씹을 때에는 다채로운 식감이 느껴졌고, 맛에 있어서도 부족함 없으니 이런 거야 말로 진짜 식감이 좋은 음식이라고 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각자 먹고픈 걸로 하나씩 숟가락 위에 얹어서 먹었습니다. 저는 그냥 바로 눈에 띄는 영문자 모양을 선택했습니다. 뭐 이니셜같은 건 딱히 중요한 것이 아니니까요. 한 입에 쏙 들어왔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지는 건 피클 맛! 그리고 밥, 갈치 순서였습니다. 특히 갈치는 두툼한 살코기를 자랑하고 있었기 때문에 오래도록 맛을 즐길 수 있었거든요. 껍데기까지 함께 있었지만 비릿한 건 없었고 오히려 담백함이 더 진하게 느껴졌습니다.

양념이 없는 구이를 먼저 먹고나서 조림을 먹었습니다. 우선 갈치를 앞접시로 가져가서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숟가락 위에 얹어서 먹었는데 생각보다 무게감이 느껴졌고 묵직한 걸 보아하니 여기에도 살코기가 보통 많이 있는 게 아니겠다 싶었습니다. 또 구이를 먹는 그 찰나에도 고기와 야채 등에 양념이 스며들어 나름 맛이 배여 있어 다른 소스 같은 게 전혀 필요 없었습니다.

사장님의 스킬을 따라하기에는 많이 부족하지만 겉에 있는 잔뼈를 제거하는 건 눈여겨봐서 빠르게 손질을 완료할 수 있었습니다. 살코기만 남겨둔 접시에는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두툼한 고기가 있었고 바스라지지 않아서 바로 덩어리 째 즐길 수 있어 좋았습니다.

밥 위에 고기를 올려 먹기만 해도 충분히 맛에 있어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자극적이지 않은 양념 덕분에 손이 계속 가기도 했습니다. 관광지에서 판매하고 있는 음식이라 조미료가 팍팍 들어갈 것이라는 제 예상과는 전혀 반대였고, 덕분에 집에서 먹는 느낌으로 식사를 했습니다.

맵싸한 맛이 있어서 그걸 편하게 잠재워줄 만한 게 뭐가 있을까 했더니 밥 하나에 하나씩 주시는 미역국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조림을 너무 많이 먹었다 싶으면 숟가락으로 떠 먹으며 속 따갑지 않게 완화시켜주면서 즐겼더니 한편으로 제법 궁합이 잘 맞습니다. 특히 국 안에 있는 조갯살의 쫄깃함을 느끼며 섭취하니 색다르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오징어야채전은 그냥 먹어도 맛이 좋았는데 조림의 양념에 푸욱 찍어서 먹어도 정말 잘 어울렸습니다. 떡볶이 국물에 튀김을 찝어 먹는 것처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것 자체에 반죽이 많이 있는 것이 아니라서 많이 눅눅해지는 것도 없어서 저는 더욱 더 맛좋게 접할 수 있어서 완전 반해버렸지요. 고로 별미처럼 이건 그냥 계속해서 찍어 먹었습니다.

갈치와 먹었을 때 진짜 이렇게 잘 어울려도 되나 싶을 정도로 제 마음에 그대로 들어와 버린 무우는 그냥 먹어도 맛이 좋았습니다. 겨울 무는 꼭 먹어야 하는 거라고 하더니 그 이유를 잘 알겠더라고요.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는 달달한 맛 덕분에 양념까지 달게 느껴졌으니 말입니다. 갈치와 먹거나 아니면 또 그냥 먹어도 맛좋은 무우 역시 메인 내용물에서 인기가 많았습니다.

사실 저희 밥이 많이 부족해서 추가해서 나눠먹었습니다. 그 때 마지막 한 숟갈을 담당했던 이 건 사진으로 남겨둬야 한다며 한 컷 찍었지요. 적당한 양의 살코기를 올려 한 입 먹고 무우를 크게 베어 먹어 줬더니 갈치조림의 정석을 먹는 듯한 기분이 확실히 들기도 했습니다. 진짜 이걸 또 먹으려면 제주 서귀포 맛집을 조만간 재차 찾아와야 한다는 게 많이 아쉬울 지경이었습니다.

식사를 모두 다 하고나서 나가려는데 보이는 하나의 바구니속에는 판매하기에는 가치가 떨어지는 외관을 하고 있지만 맛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는 게 담겨 있었습니다. 판매를 하는 건지 가지고 갈 수 있는 건지 궁금했고 물어보려는 찰나. 갑작스럽게 몰려오는 손님들 덕분에 여쭤볼 수 없어서 그냥 나왔습니다. 물론 덕분에 제주하면 역시 감귤이기 때문에 식후에 끝내주게 달달한 감귤 주스 한 잔 즐기기 위해 주변 카페로 투벅투벅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