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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이야기] 애뜻하고 재치있는 식산봉이야기나의 여행이야기/제주도 2011. 12. 17. 13:42
제주가 심술을 부리네요...
강풍에 눈발을 흩날리더니 동쪽 하늘은 서서히 밝아 옵니다..
심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구름들의 유혹에 못 이겨 나가봅니다.
종달리쪽 하늘은 구름 사이로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네요.
날씨가 갤려고 하나 봅니다.
일출봉쪽 하늘도 서서히 그 모습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사진상에는 보이지 않지만 약한 눈발은 계속 날리고 있습니다.
이왕 나온 걸음 못 가본 오조리 주변을 더 둘러보기로 합니다.
오늘은 식산봉 방향으로 해서 오조리 황근자생습지를 지나 버스정류장쪽으로 갑니다.
걸으면서 보는 시각마다 다른모습으로 변하는 일촐봉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그 매력에 반해 가다 서다를 계속 반복합니다.
식산봉에는 재미난 이야기거리가 있습니다.
그 하나는 애뜻한 사랑을 담은 처녀 이야기이고 또하나는 자주 침략하는 왜구로부터 마을을 구한 이야기입니다.
그 옛날 오조마을에는 부씨성을 갖고 있는 총각이 살고 있었는데 이웃집 옥녀라는 아리따운 여자와 사랑을 나누고 있었답니다.
하지만 부씨총각은 대장장이의 아들이었고, 옥녀는 얀반댁규수라 쉽사리 혼인을 할 수 없는 처지여서 가슴앓이를 해야만 했답니다.
그러던 어느날 조방장이란 마을의 관리가 우연히 옥녀를 보고 그녀의 아름다움에 반해 탐을 내고
직위를 이용해 옥녀의 가문과 내력을 속속히 알아보고 사람을 놓아 그녀의 부모에게 자신의 첨으로 달라고 청합니다.
그 과정에서 옥녀와 이웃집에 살고 있는 부씨 총각과의 관계를 알게되고 시기와 질투에 빠진 조방장은
옥녀를 차지하기 위해 말도 안되는 죄를 씌워 부씨 총각을 목을 메달아 죽인 후 마을 동쪽 바닷가에 시체를 버립니다.
그리고 다시 옥녀를 잡아들여 숙청을 들라고 강요하지만 목숨의 위험을 느끼면서도 부씨총각을 사랑한 옥녀는
조방장을 끝까지 거부하고 그녀의 일념에 조방장은 그만 포기하고 그녀를 풀어줍니다.
그후 옥녀는 부씨총각의 시체라도 찾을 일념으로 바닷가를 헤매고 결국 마을 동쪽 바닷가에서 싸늘하게 식은 부씨총각의 시신을 찾고
머리를 풀어헤친 체 넋을 잃고 그 자리에서 통곡하기를 몇일 째 계속하다가 서서히 몸이 굳어 식산봉으로 변했답니다.
부씨총각의 시신은 맞은 편 언덕인 장시머들로 변하고 부씨총각을 안장하려고 마련한 관은 남쪽으로 흘러 일출봉으로 변했답니다.
또 하나의 전해지는 이야기는
고려와 조선시대에 걸쳐 우도와 오조마을 해안에는 왜구의 침입이 잦았다고 합니다.
시시때때로 침입한 왜구의 횡포에 마을 사람들은 공포에 떨며 살아야 했답니다.
그러던 어느 해 조방장이 이곳에 새로 부임하고 그는 왜구로 부터 마을을 구하는 한가지 방책을 세웠답니다.
마을 앞에 있는 작은 봉을 군량미를 쌓아둔 것 처럼 위장하는 것 입니다.
군량미가 산처럼 쌓인 것을 보고 군사가 많이 주둔 한고 있다 판단한 왜구는
다시는 오조마을을 습격하지 않았고 그때부터 사람들은 이 봉을 군량미가 산처럼 쌓였다는 의미의
식산봉이라 부르기 시작했답니다.
애뜻하며 재치있는 사연들을 담은 식산봉을 뒤로 하고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을 바라보며 계속 둘러봅니다.
해는 구름속에 다시 숨어 다시 눈발을 날리고 바람은 계속 강하게 붑니다.
점차 하늘은 잿빛으로 변하기 시작하더니 끝내는 많은 눈들을 마구 뿌려댑니다..
이곳은 그나마 따뜻하여 내리자 마자 눈들이 녹기 시작했지만
한라산에는 폭설이 내려 한라산을 향하는 곳곳 도로에서는 통제가 시작된다네요..
오늘은 하루가 지난 포스팅이네요...
이 상황은 어제 상황 이었습니다.
2011년12월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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