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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 하기 좋은 용담해안도로 맛집설렘 그리고 감성 in Jeju/오늘은 뭐먹지?(제주도맛투어) 2021. 3. 1. 06:55
저는 평소에 흑돼지나 회에 소주 한 잔 하는 걸 즐기지만, 가끔씩은 분위기 제대로 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며칠 전에도 근사한 용담해안도로 맛집 하나 다녀왔습니다. 크랩팟테우 분위기부터 고급스러운 맛까지, 특별한 추억을 쌓을 데이트하기에 손색이 없는 곳이었습니다.
식사를 하기 전에 용담해안도로 드라이브를 했습니다. 제주 시내에서는 물론 제주공항에서도 가장 가까운 해안도로라서 제주에 도착해서 바로 바다를 즐기고 싶다고 하면 이곳을 달려보시기 바랍니다.
요즘 날씨가 맑을 때가 많아서 오랜만에 보는 흐린 바다도 멋있었습니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걷는 길은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게 만들더군요.
예전에는 많은 이야기를 나눠야만 친한 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서로 아무말도 하지 않아도 편한 사이가 더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이 날도 함께 이호테우해변을 말없이 걸었습니다. 그런데도 서로에 대한 배려가 느껴지는 시간이었다고 할까요. 지금까지 같이 보냈던 세월이 주는 편안함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호테우해변은 제주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해수욕장입니다. 그래서 비행기가 지나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지요.
오랜만에 감성이 촉촉해졌던 날이었습니다. 날씨가 조금 쌀쌀했는데도 해안도로 산책과 드라이브를 생각보다 훨씬 길게 즐기게 되더군요. 흐린 날의 바다도 역시 매력 있었습니다.
예약해 둔 용담해안도로 맛집 찾아왔습니다. 해안도로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고 통유리로 되어 있어서 들어가기 전부터 전망이 좋겠구나 싶었습니다.
레스토랑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곳은 크랩 요리 전문점입니다. 깨끗하게 관리된 수조에서 살아있는 싱싱한 크랩을 확인하고 레스토랑으로 들어갔습니다. 크랩도 다른 해산물처럼 신선함이 생명이죠.
제가 전화로 여쭤봤을 때 영업시간은 아래 써진 것과 조금 다르게 11:00 ~ 21:00 이었습니다. 중간에 15:00 ~ 17:00 브레이크 타임이 있다는 점에도 유의해주세요.
용담해안도로 맛집 안에 들어오자 예상보다 더 멋진 바다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창가 자리에 앉으니 식사 중에도 자꾸만 바다 쪽으로 고개가 돌려지더군요. 덕분에 식사가 더 즐거웠습니다.
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며 걸으며 보았던 풍경도 좋았지만...포근한 실내에서 편하게 바라보는 풍경을 더 오래 즐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ㅎㅎ 여기서 보니 더 평화롭게 느껴지더군요.
예약할 때 미리 이호팟 2인으로 주문해두었습니다. 오늘 날씨에는 와인이 어울릴 것 같아서 천천히 음료 리스트를 둘러보았지요. 용담해안도로 맛집 하우스와인도 준비되어 있어 부담없이 와인을 즐기기 좋을 것 같습니다.
저희는 화이트와인으로 주문했습니다. 달콤한 과일향이 나는 상큼한 와인이라 식전주로도 좋고 해산물 요리에도 훌륭하게 어울렸습니다.
우선 와인과 함께 리코타 치즈 샐러드(15,000원)로 식사를 시작했습니다. 신선한 리코타 치즈와 상큼한 귤드레싱이 잘 어울렸습니다. 발사믹의 고급스러운 맛도 풍미를 올려주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루꼴라에 방울토마토, 라디치오, 양상추, 치커리 등이 골고루 들어있는데 전체적인 균형이 좋았습니다. 고소하고 부드러운 리코타 치즈가 핵심이었고요.
저희의 메인 요리인 이호팟 입니다. 고급스러운 해산물로 꽉 채운 한 접시는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웠습니다. 미국 남부식 해물찜이라 하더군요.
가장 기대했던 건 랍스터였습니다. 2인분에도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가 있어 넉넉하게 맛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전체적인 양이 푸짐해서 여기 올 땐 간식을 먹지 않고 와야 할 것 같습니다. ㅎㅎ
랍스터는 살이 정말 꽉 차 있었습니다. 수조를 확인하고 들어오긴 했지만, 크랩류의 경우에는 오래되면 살이 점점 빠지기 때문에 겉에서만 봐서는 상태를 전부 알 수 없습니다. 기대 이상으로 꽉 찬 랍스터에 흐뭇했습니다.
랍스터살을 한 입 먹고 와인을 마신 뒤 바다를 바라보는 것은 럭셔리한 힐링이었습니다. 살만 먹을 때와 내장과 함께 먹을 때의 풍미가 또 달라서 재미있더군요.
랍스터 외에 딱새우, 흰다리새우, 뿔소라, 전복, 홍합 등 해산물과 고구마, 감자, 옥수수 등이 들어있었습니다. 미국식 해물찜이라 낯설지 않을까 했는데 호불호 없을만한 감칠맛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게와 랍스터는 집게발 살이 제일 맛있지요. 발 안쪽까지 살이 꽉 차 있습니다. 크랩 전용 도구를 사용해서 꺼내니 깔끔하게 나왔습니다. 아직도 이 감칠맛이 생각나네요. ㅎㅎ
소스는 스리랏차, 레몬크림, 스윗칠리가 나왔습니다. 저는 요즘 스리랏차 소스에 푹 빠져 있어서 여기서도 거의 스리랏차에 찍어 먹었습니다. 브로콜리에는 레몬크림이 잘 어울렸습니다.
큼직한 크랩살을 한 입에 넣어 맛을 보니 소확행이었습니다.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을 법한 맛입니다. 씹으면 씹을수록 더 깊은 풍미가 살아납니다.
딱새우 등을 펀하게 손질해서 먹을 수 있도록 망치와 전용 도구가 함께 준비됩니다. 그냥 다 손질해서 나오는 것보다 이렇게 탕탕 두드려서 직접 빼먹는 게 더 재미있더군요.
망치로 두드려서 빼면 딱새우살이 이렇게 깔끔하게 빠져나옵니다. 랍스터와는 조금 다르지만 그 못지 않게 진한 바다향이 기분 좋게 느껴졌습니다.
고급스러운 해산물이라면 빼놓을 수 없는 전복도 이렇게 즐기니 색달랐습니다. 어떤 소스에 찍어 먹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요리처럼 느껴지기도 해서 질리지 않고 끝까지 맛있게 먹었습니다.
햄과 단호박, 옥수수, 감자, 고구마 등의 부재료를 중간중간 곁들여 먹을 수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와도 좋을 것 같습니다. 햄도 고급지더군요.
저는 감자를 크림소스에 찍어 먹는 것이 특히 맛있었습니다. 고구마와 단호박은 구워내면서 그 자체의 단 맛이 한층 더 깊어져서 그냥 먹어도 좋았고요.
용담해안도로 맛집 푸짐한 해산물을 배부르게 남김없이 다 먹었습니다. 처음 나왔을 때 양이 굉장히 많아 보였는데 실제로도 해산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을 정도로 푸짐한 양이었습니다.
특별한 추억을 남길 데이트 구상 중이시라면 크랩팟테우 들러보시기 바랍니다. 랍스터부터 뿔소라, 딱새우, 전복 등 제주 해산물과 다양한 부재료들로 푸짐하게 구성된 용담해안도로 맛집 이호팟은 맛과 양 모두 만족스러웠습니다. 바다 전망도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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