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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 입맛 살리는 만장굴 맛집
    설렘 그리고 감성 in Jeju/오늘은 뭐먹지?(제주도맛투어) 2020. 8. 15. 07:44

    요즘은 비가 수시로 내리니 맑은 날을 위한 일정과 비 올 때를 대비한 일정을 다 마련해두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흐리다는 예보에 혹시나 맑아지지 않을까 했지만 역시나 비가 내리던 날...날씨에 상관없이 둘러볼 수 있는 만장굴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느즈막하게 일어나 우선 만장굴 맛집 가서 식사부터 했는데요, 비자림미담 한상차림은 불쭈꾸미에 고르곤졸라피자, 묵사발 등 다채로운 메뉴를 한 상에 만나볼 수 있어 만족스러웠습니다.

     

    공기 좋은 동네에 자리잡고 있는 식당입니다. 식당 입구에서 10m 정도의 거리에 주차장이 있어서 편했어요.

     

    빗속에 있을 땐 조금 꿉꿉한 느낌이었는데, 쾌적한 실내에 들어와서 보는 바깥 풍경은 싱그러웠습니다. 촉촉하게 물을 머금고 있는 푸르른 식물들의 색이 참 예뻤습니다.

     

    만장굴 맛집 대표 메뉴는 한상차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식 (불쭈꾸미, 불돈 두루치기 혹은 두 개를 섞은 것) 중에 하나를 고르면 고르곤졸라 피자와 한라봉 샐러드, 도토리 묵사발, 왕새우튀김과 함께 한 상 거하게 차려집니다.

     

    저희는 불쭈꾸미를 메인으로 선택한 한상차림에 돈까스를 추가 주문했습니다. 밑반찬은 거의 없는데도 메인급 요리들만으로 상이 채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만장굴 맛집 세트로 구성된 메뉴들은 가짓수가 많아도 인원수대로 주문할 수 있기 때문에 부담없이 시켜도 괜찮았습니다.

     

    우선 샐러드부터 맛을 보았습니다. 한라봉 소스가 달콤하고 향긋하게 입맛을 살려줍니다. 방울토마토, 적채, 당근 등의 채소들이 씹히는 식감까지 시원했지요.

     

    비가 와서 그리 덥지는 않았지만 습도 때문에 몸이 조금 꿉꿉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샐러스에 이어서 시원한 도토리묵사발을 먹게 되네요. 묵 외에도 김가루와 김치, 오이, 양배추채 등이 들어있었습니다.

     

    국물 맛이 참 깔끔했습니다. 살얼음이 동동 띄워져 있는 국물을 두어 번 들이켜 준 다음 묵과 채소들을 먹어보니 고소하면서도 쌉싸래한 도토리의 맛이 온전히 느껴졌습니다. 진정한 여름 별미네요.

     

    처음에 만장굴 맛집 한상차림 구성을 봤을 때는 과연 이게 어울릴까 싶었습니다. 각각 좋아하는 음식이긴 한데, 쭈꾸미볶음과 피자라니 말이지요. 그런데 한 상에 두고 먹기에 좋을 뿐만 아니라, 피자 + 불쭈꾸미를 같이 먹어도 맛있습니다.

     

    부드러운 자연산 치즈를 듬뿍 넣어 만든 고르곤졸라 피자는 치즈의 풍미가 깊게 느껴졌습니다. 도우가 얇아서 부담없이 먹을 수 있어요.

     

    고르곤졸라는 꿀과의 궁합이 굉장히 좋지요. 누가 피자를 꿀에 찍어 먹을 생각을 했는지 몰라도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다소 쿰쿰하게 느껴질 수 있는 고르곤졸라의 향도 부드럽게 느껴집니다.

     

    불쭈꾸미는 이름처럼 불향이 굉장히 강하게 느껴지는 쭈꾸미 볶음이었습니다. 맵기 조절도 가능한데 저희는 약간 맵게 해달라고 말씀드렸더니 칼칼하고 중독성 있었습니다.

     

    쭈꾸미는 처음에 쫄깃하게 씹히다가 금세 부드럽게 넘어갔습니다. 딱 적절하게 볶아져 있어 전혀 질기지 않아 좋았어요. 만장굴 맛집 대표 메뉴인만큼 쭈꾸미를 다루는 솜씨가 훌륭한 것 같습니다.

     

    매운 쭈꾸미 먹을 때에는 항상 밥을 비벼 먹게 됩니다. 여기서도 넓은 대접에 밥과 김가루를 넣어 비벼 먹기 좋게 세팅되어 나왔어요.

     

    쭈꾸미 양념을 매콤하게 하면 밥에 콩나물과 무생채를 과하다 싶을 정도로 넣고 비벼도 맛있습니다. 저는 처음에 나온 반찬의 반만 넣었다가 나중엔 밥 반, 콩나물과 무 반으로 비볐어요. 추가 반찬은 셀프코너에 준비되어 있습니다.

     

    맛있게 맵다는 문구가 딱 어울리는 비빔밥이었습니다. 쭈꾸미의 식감과 불향이 존재감이 커서 비빈 후에도 주인공임을 드러내더군요.

     

    아는 맛이라 보기만 해도 상상이 됩니다. 여름철 입맛 없을 때 이런 칼칼한 음식도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중독성 있어서 배가 불러오는 것도 모르고 계속 먹게 되더군요.

     

    매콤함이 훅 치고 올라올 땐 피자와 함께 먹어도 좋습니다. 이 조합이 괜찮을까 싶었는데 막상 먹어보니 고소함과 매콤함이 굉장히 잘 어울리며 매운 맛도 덜어주었습니다. 그래도 맵긴 하니 매운 것을 잘 못 드시는 분이라면 주문하실 때 불쭈꾸미 안 맵게 해달라고 하시면 됩니다.

     

    돈까스는 제주산 흑돼지로 만들어져 나와 퀄리티가 높았습니다. 밥과 샐러드, 소스가 따로 나옵니다. 바삭한 튀김옷이 인상적이라 소스를 부어 먹기보다는 찍어 먹는 게 더 맛있었습니다.

     

    고기가 굉장히 두툼했습니다. 튀김옷은 얇고요. 겉은 바삭바삭 고소함이 느껴지고 고기 부분은 부드럽게 씹히며 제주 흑돼지의 고급스러운 육즙을 전해주었습니다. 돈까스 전문점 부럽지 않은 수준이더군요.

     

    돈까스 초밥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ㅎㅎ 돈까스를 먹은 다음 밥을 먹는 것과 이렇게 동시에 먹을 때의 맛이 다르지 않나요? 같은 재료지만 밥 위에 소스를 뿌린 후 돈까스를 올려 먹으니 색달랐습니다.

     

    왕새우튀김은 이름처럼 큼직한 새우가 튀겨져 나왔습니다. 돈까스도 마찬가지였듯이, 바삭바삭 제대로 튀겼더군요.

     

    새우가 큰만큼 살이 실하게 차올라 있었습니다. 함께 나온 소스를 듬뿍 찍어 먹었어요.

     

    피자의 치즈가 유난히 맛있다 싶더니 100% 자연산 치즈만 사용하는 곳이라는 표시가 있었습니다. 가격은 비싸지만 자연산 치즈는 몸에도 좋고 고소한 풍미도 살아나는데다가 식감도 좋답니다.

     

    시원한 묵사발부터 불쭈꾸미와 피자, 돈까스, 새우튀김까지...맵싹한 불쭈꾸미 덕분에 다소 느끼할 수 있는 음식들도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생소하지만 훌륭한 조합의 한상차림이었어요.

     

    커피 한 잔을 들고 나와 식당 주변을 둘러보니 옆에 비자림미림펜션이 있더군요. 식당과 함께 운영하는 곳 같은데, 여기 숙박하게 된다면 매일 한번은 여기서 식사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식당에서 나와 만장굴로 향했습니다.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이슬비 정도였어요. 요즘은 언제 비가 내릴지 모르니 항상 우산을 들고 다녀야 하는 것 같습니다.

     

    만장굴은 굉장히 길고, 높고, 넓은 굴입니다. 일반인에게 공개된 구간은 1km 정도이지만 훨씬 길다고 하더군요.

     

    계단을 통해 만장굴로 내려가게 됩니다. 계단 구간이 긴 편은 아니지만 조금 미끄러울 수 있다는 점은 조심해야 합니다. 머리도 조심하고요.

     

    사시사철 쾌적한 온도와 습도의 굴이라 상쾌함이 느껴졌습니다. 지하인데 웅장한 규모라서 그런지 꿉꿉한 냄새 하나 나지 않아 신기하기도 합니다.

     

    한 시간 정도면 관람 구간의 끝까지 왕복해서 다녀올 수 있습니다. 공기가 시원해서 걷기 편하다보니 1시간이 30분 정도로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한번쯤 들러볼만한 곳이에요.

     

    비자림미담 한상차림은 불쭈꾸미부터 피자, 묵사발, 샐러드, 튀김 등 다양한 요리를 즐길 수 있어 아이부터 어른 입맛까지 모두 만족시킬만한 만장굴 맛집 입니다. 여기 방문하시게 되면 불향 진하게 스며있는 불쭈꾸미를 고르곤졸라 피자에 한번 싸서 드셔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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