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다른 쫄깃함! 서귀포 횟집

불과 얼마 전에 다녀온 서귀포 횟집에서 친구들과 모임이 있었습니다. 간단히 먹으려고 했는데 싱싱한 해산물 먹은지도 오래 되었고, 또 다들 오랜만에 모이는 거니 거하게 먹자고 합니다. 어디가 좋을까, 고민할 새도 없이 늘 가던 곳이 있어 그 곳으로 향했습니다. 워낙에 많은 현지 사람들이 인정하는 가게라서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꼭 들려야 하는 코스라고 다들 인지하고 있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싱싱한 횟감으로 손님상 위에 올려주기 때문에 하나씩 먹을 때마다 우와, 하는 소리가 그냥 나올만큼 가치가 상당한 곳입니다. 거기에 손이 잘 가지 않는 반찬들은 없고, 맛이 좋은 것들로만 있어서 테이블 위가 번잡스러워 보이지 않고 모두 다 먹고나면 깨끗하게 다 비워진 접시만 남아있을 정도이니까요.

깔끔한 외관은 제주도의 상징인 돌하르방이 입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인 횟집과는 달리 누군가가 살고 있는 빌라를 연상케하는 회색 빛깔의 건물이라서 눈에 많이 띄고, 색달랐습니다. 건물 전면에 동성수산이라고 큼지막하게 상호가 적혀 있고 다양한 물고기들이 있는 수조도 깨끗하게 정돈이 되어 있는 채로 놓여 있습니다. 덕분에 오늘은 어떤 녀석이 싱싱한지 단번에 알 수 있었죠.

겨울의 별미라고 알려져 있는 제절 방어도 들어왔다고 하십니다. 다른 손님들의 상에 올라갈 녀석이 바구니에 담겨 있는 것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빛깔이 반지르르하니 반짝이며 고운 걸 보니 정말 싱싱하구나! 한 걸 확실히 느낄 수가 있습니다. 우리는 일반 회를 먹을 생각이었는데 이걸 보니 방어를 먹을까? 하고 순간 마음이 흔들리기도 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따뜻하면서도 아늑한 느낌의 실내가 나옵니다. 룸 형식으로 되어 있는 테이블 자리는 커텐식 파티션이 있어서 많은 인원이면 커텐을 쳐서 방 하나를 모두 다 쓴다고 합니다. 그 외에 저희처럼 인원 수가 많이 없을 경우에는 파티션을 쳐서 우리들만의 프라이빗한 공간이 되어 식사할 수 있습니다.

우리들은 망설이는 것 하나 없이 모듬회를 주문했습니다. 주문과 동시에 하나둘씩 음식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우선 기본으로 나오는 스끼다시가 놓이는데 모두 다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을 자랑하고 있어서 보는 이로 하여금 침을 꼴깍 삼키게끔 만들었습니다. 모두 같은 접시가 아닌 어울리는 모양과 색깔, 그리고 따뜻하게 먹어야 하는 건 철판 위에 올려져 나오기 때문에 사장님이 디테일하게 신경을 많이 쓰는 걸 느껴집니다.

가장 먼저 손이 간 거는 돌돌 말아주듯이 속의 살을 꺼내 먹는 소라였습니다. 이쑤시개와 같은 걸로 콕 찍어서 꺼내주면 됩니다. 잘 익혀진 거라서 씹을 때마다 쫄깃쫄깃하면서 즙이 팡팡 터지는 게 진짜 신선한 걸 넣어 삶았다는 걸 새삼 또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많고 많은 서귀포 횟집 중에서 왜 여기를 그렇게 찾아오는 지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음식을 먹으러 왔다고 해도 늘 식 전에 먹게 되는 게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이 샐러드입니다. 특히 이건 마요네즈가 살짝 가미되어 있었고 고소한 맛이 나는 드레싱이 올려져 있어서 야채와 훨씬 더 잘 어울렸습니다. 아삭함과 꼬숩거리는 맛의 조화로움이 얼마나 좋은지 아마 먹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가늠하기도 어려울테죠.

빨간 양념은 고추장과 달달한 조청같은 게 함께 섞여 있어서 맵싸하면서도 달달한 맛을 같이 내어줬습니다. 거기에 손가락보다 조금 작은 크기의 게를 볶아낸 거라서 바삭한 게 어디에서 흔하게 맛 볼 수 있는 맛이 아닙니다. 게껍질이 함께 있는 거라서 엄청 딱딱할 거라는 예상을 했는데 전혀 아니었고, 편하게 씹혀지면서 고소함까지 느껴져 손이 자꾸만 갑니다.

백김치가 나오는 게 생소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이건 그냥 먹어도 되는 반찬이지만 회와 함께 먹었을 때 궁합이 그렇게 잘 맞을 수가 없습니다. 아삭거리면서도 새콤한 맛이 나는 게 입맛을 돋게 해주는 역할을 제일 많이 해주는데 여기에 쫄깃하면서도 꼬소한 회까지 같이 먹으면 마치 하나의 요리를 먹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해서 쌈을 싸 먹을 때도 하나씩 넣어 먹었습니다.

월남쌈은 샤브샤브집에서 먹을 때 엄청 크게 만들어서 먹곤 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얇고 야채만 들어가 있는 건 맛이 별로 일거라고 생각해서 손이 바로 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친구가 이거 생각보다 깔끔한 게 맛이 좋다길래 함께 나온 칠리소스에 찍어 먹어 봅니다. 예상한 것보다 훨씬 맛이 좋았고 물에 적셔진 라이스페이퍼의 쫄깃함은 두 눈을 번쩍 뜨이게 하기도 했습니다.

반찬으로 나온 것 중에서 생각한 것 이상으로 맛이 좋은 게 있었습니다. 바로 김가루가 솔솔 뿌려져 있는 비빔국수입니다. 전문점이 아니라서 맛이 좋을 거라는 예상을 전혀 할 수가 없었는데 생각보다 왠만한 곳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양념도 맛있고 면도 쫄깃했습니다. 그냥 호로록 몇 번만에 없어지는 게 아쉬울 정도로 맛있어서 이건 앞으로 따로 식사류에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다양한 야채와 깨소금이 솔솔 뿌려져 있는 것 중에 차가운 육수를 부워낸 게 있었는데 바로 물회였습니다. 물회는 따로 주문을 하게끔 되어 있는 걸 많이 봤는데 이렇게 서비스식의 기본 반찬으로 나오는 건 처음이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야채만 듬뿍 들어가 있는 것도 아니고 싱싱한 회가 듬뿍이 들어가 있어 아낌없이 재료를 팍팍 넣어주는 곳임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철판 위에 담겨 나온 건 쭈꾸미와 전복을 함께 구운 것이었습니다. 무심하게 툭 뿌려놓은 것 같은 잔파는 식감을 더욱 살려줬고 전복과 함께 먹을 때마다 쫄깃함과 담백함을 실컷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식감과 맛이 이리도 선명할 수 있다니! 거기에 속에 품고 있는 즙이 얼마나 많이 있는지 씹었을 때 입가를 따라 흘러내릴 정도가 됩니다.

빨간 양념이 무척이나 먹음직스러워 보이게끔 부쳐놓은 음식에는 회도 함께 들어가 있었습니다. 얇고 잘게 썰어 놓은 게 아니라, 메인에 올라오는 것처럼 도톰하고 큼지막하게 썰어 놔서 훨씬 더 맛이 좋았습니다. 씹을 때마다 쫄깃함이 얼마나 좋던지, 양념과 함께 있는 야채까지 더해지니까 또 색다른 맛이 있어서 그저 맛깔나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모든 식사를 하기 전에 속을 달래어주기 좋은 죽도 나왔습니다. 속에 전복이 들어가 있었는데 몇 점만 있는 게 결코 아니었고 듬뿍이 아낌없이 들어가 있어서 죽과 함께 씹을수록 꼬소해지는 전복을 자리 내내 실컷 접할 수가 있었습니다.

제주에 오면 먹어야 하는 돔베고기인냥 보이는 수육도 함께 나왔습니다. 찍어 먹으면 잘 어울리는 소금과 함께 나왔는데 도톰하면서도 살코기, 비계, 껍데기 모두 적당한 비율로 있어서 맛을 봤을 때 훨씬 더 맛나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꼬독거리며 쫄깃한 껍데기는 유독 더 맛이 좋았던 기억이 듭니다. 아무리 봐도 여기는 색다르게 수육을 삶나 싶었습니다.

삼종류 중 하나인 것도 나오는데 먹으면 몸에 좋은 건 알고 있었지만 많이 쓴 맛을 내고 있다는 걸 한편으로 알 겁니다. 그 맛을 최대한 줄여주면서 건강은 함께 챙길 수 있도록 꿀을 함께 챙겨줍니다. 살짝만 찍어서 먹으면 혈액순환도 잘 되는 것 같고 왠지 기력이 회복되는 느낌이 팍팍 나는 게 얼마나 좋았는지 모릅니다. 1인 1개 이런 식으로 나뉘어진 것도 아니어서 편하게 먹고픈만큼 집어 먹었습니다.

다양한 해산물들 중에서 서귀포 횟집에서 입맛에 잘 맞았던 게 하나 있는데 바로 해삼입니다. 해삼은 기본적으로 나오는 것 중 하나라고 알고 있는데 이게 싱싱할 때 먹으면 솔직히 왠만한 것들보다 훨씬 더 맛이 좋습니다. 비린내는 일단 전혀 나지 않았고, 입에 톡 하나 넣어주면 꼬독거리는 독특한 식감과 함께 부드러운 맛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거기에 일반 초장이 아닌 이 곳에서 내어주는 특제 소스같은 것에 찍어 먹으니 훨씬 더 식감이 특별했습니다.

해삼을 제외한 다양한 것들이 한 접시에 모두 올라오는 해산물모둠도 있었습니다. 여기에는 날 것과 익힌 것이 적당히 잘 섞여져서 세팅되었습니다. 전복이나 문어와 같이 익숙한 것도 있지만 유독 색이 붉은 새우와 싱싱하지 않을 때 먹으면 떫을 수 밖에 없는 예민한 멍게도 함께 있었죠. 해초류를 대표해서 미역도 함께 올라와서 쌈을 싸 먹듯이 즐길 수 있었고, 브로콜리나 메추리알 같은 것들도 곁들여 먹기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특히 좋아하는 전복은 얼마나 싱싱하던지 육안으로 그냥 봤을 때부터 그 걸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입 안에 넣었을 때의 느낌이 어떨지 상상은 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맛을 보면 예상한 것 이상으로 쫄깃함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멍게는 호불호가 많이 나뉘는 것 중 하나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 또한 처음부터 잘 먹는 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부드럽게 씹혀지는 것도 있고 먹었을 때 바다의 향과 맛이 훅하고 올라오는 게 있어서 주관적 너무 프레쉬했습니다. 관광객들도 이런 높은 신선도에 여기를 고집하고 오시는 분들이 많이 있다고 하는데 그건 정말 탁월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드디어 나온 메인에는 다양한 생선 횟감들이 올라와 있습니다. 부드러운 회의 대명사라고 해도 되는 광어를 필두로 해서 참돔과 부시리, 히라스 등이 나옵니다. 계절이나 그 날에 따라 올라오는 게 다를 수 있지만 대부분 이런 모둠으로 올라오기 때문에 모임이 있을 때마다 오는 우리들은 항시 선호하는 편이었니다. 특히 광어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건 물론이고 귀하다는 참돔도 많이 올려주시거든요. 두께 또한 두툼하지만 과하지 않고 먹기 적당하게 참으로 잘 지켜줬습니다.

우선 하나를 집어서 입 안으로 넣어봅니다. 간장이나 초장, 된장 등의 다양한 소스들이 있는데 저는 그냥 우선 먹어봤습니다. 비리거나 맛이 별로일거라고 예상할 수 있지만 자체적으로 느껴지는 맛이 워낙에 좋아서 씹을수록 꼬소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오물거리는 입 안에서 탱글탱글함이 느껴지는데 이게 진정한 회란 말인가! 그만긍 긍정적이었기 때문에 의문 삼아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쌈을 싸 먹는 걸 절대로 안 할 수 없습니다. 다양한 반찬들이 있다고 해서 이것저것 너무 많이 넣어 먹는 건 제 취향이 아니어서 깻잎에 회와 마늘, 고추, 쌈장 정도만 올려줍니다. 쌈장에 이 정도는 기본 중에 기본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래서 그런지 마늘의 아삭함과 고추의 맵싸함이 전 참 좋았고,  깻잎 향내도 솔솔 올라와 계속해서 먹고 싶어 몇번이나 쌈을 싸 먹었습니다.

이렇게 먹던 중에 하나 더 추가를 하기로 했습니다. 무엇이 좋을까, 고민할 새도 없이 입구에서 봤었던 방어가 생각나서 방어회를 추가 주문합니다. 제철이기도 하고 이 때 먹어야 제대로 된 맛을 즐길 수 있어 탁월한 선택을 했다 생각했습니다. 방어회 또한 기본 스끼다시가 있는데 나오는 건 모둠회와 동일합니다.

방어는 덩치가 큰 편이기도 하고 부위에 따라서 맛이 다르다고 합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썰어주는 것 외에 지느러미나 뱃살 부위는 따로 담아 내어주신답니다. 여기에는 다른 소스보다는 참기름이 최고로 잘 어울리기 때문에 함께 내어주셨고 역시나 맛을 보면 우와, 란 소리가 절로 나올만큼 주관적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뱃살은 참치나 연어도 맛이 뛰어나다고 합니다. 방어 또한 마찬가지인데 비릿함 같은 거는 느낄 수 없었고 신선한 맛이 고소한 참기름과 어우러지니 훨씬 더 꼬숩거리는 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인지 꼭꼭 다 씹고 삼키고 나면 괜스레 한 입 더 먹을까? 하는 미련이 남기도 합니다. 특히나 방어 특수부위 사잇살은 희소가치 측면에서 무조건 강추입니다.

본격적으로 방어살을 먹을 때가 되어서 하나 집었습니다. 길쭉이면서 다른 곳에 비해 얇아 보일 수 있지만 너무 두꺼워 버리면 씹히는 건 많을 지 몰라도 본연의 식감이나 맛을 느끼기에 버거워질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는 회의 맛을 더 정직하게 느낄 수 있는 정도의 두께로 썰어줍니다. 이런 게 다 여기 서귀포 횟집의 노하우라고 생각했던 부분이네요.

좋아하는 소스들 중에서 방어는 유독 초장이랑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와사비만 슬쩍 얹어 먹는 것도 맛이 좋았지만 이 보다 더 괜찮았던 게 바로 이 초장입니다. 매콤하면서도 달달한 맛이 함께 어우러져서 대부분의 사람들의 입맛에 잘 맞게끔 만들어주지요. 덕분인지 몰라도 방어를 즐기지 않는 친구도 여기에서는 정말로 맛깔나게 즐겼습니다.

모듬 회 세트를 주문하고 나서 자리 마지막을 장식하는 건 바로 매운탕입니다. 매운탕은 매콤하거나 지리로 먹거나 선택을 할 수 있는데 우리들은 매콤한 게 좋아서 그리 기본으로 먹기로 했습니다. 보글보글 잘 끓을 수 있도록 냄비 채로 올라왔고, 버너의 불을 올려주면 얼마 있지 않아서 서서히 끓는 걸 찰나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기본으로 나오는 반찬들도 제대로 나와서 딱히 매운탕이 안 땡길 경우엔 이 반찬들과 밥을 먹는 걸로도 충분했습니다. 특히 젓갈 종류가 많이 나오는데 여기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자리돔젓이나 게우젓이 있기 때문에 관광객들이 많이 좋아하는 반찬으로 여실히 비춰졌습니다.

매운탕 안에는 다양한 야채들과 생선, 그리고 독특하게 수제비도 들어가 있습니다. 좋아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많이 색달라서 처음에는 잘 안 먹었는데 면이 들어가는 것보다 훨씬 나은 것 같다는 친구의 말에 즉시 한 숟가락 떠서 먹어 봤습니다. 매운맛이 겉에만 있는 게 아니라 속까지 스며 들어서 훨씬 진하게 느껴졌는데 그 덕분에 저는 묘한 중독성을 느끼기까지 했습니다.

서귀포 횟집에서는 겨울이지만 식사를 모두 다 하면 팥빙수를 내어주셨습니다. 팥과 젤리는 물론이고 연유듬뿍, 거기에 새콤한 귤까지 함께 담아 주시기때문에 먹었을 때 달콤함이 제대로 폭발합니다. 이 맛에 내가 여기서 디저트까지 해결한다면서 몇 번 온 친구는 더욱 좋아했고 저 또한 여름에 사 먹는 것보다 훨씬 맛이 달콤해서 자리 막바지 실컷 퍼먹었습니다.

아낌없이 재료를 사용하는 곳임을 알고 있었지만 그건 빙수만 봐도 충분히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얼음과 함께 잔뜩 퍼지는 단팥 덕분이었습니다. 입 안 깔끔하게 식사를 하고 난 뒤에 디저트까지 즐기고 나니 배가 정말 빵빵해집니다. 오랜만에 이렇게 실컷 먹고 나온 것 같아서 그만큼 당일 기분이 무척이나 유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