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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에 가볼만한 여수 낭만포차 맛집
    맛집 2020. 2. 21. 06:00

    학생때부터 매일 붙어다니고 현재의 직장인이되거나 가족을 이루게 될때까지 인연을 계속 이어나가는 소중한 친구들이 있습니다. 같은 동네에 살다가 일때문에 지역이 멀어져 전만큼 자주 볼 수는 없어도 인연의 끈을 놓지않으며, 몇 달에 한번씩 봐도 식구처럼 지내기때문에 앞으로 제 평생을 같이 할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우애깊은 친구들과 함께 여수로 우정여행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마음모아 가고싶은곳 유일하게 케이블카 타고 여수 낭만포차도 가는거였기에 코스를 짜기에도 수월했답니다






    전부터 1번쯤은 와보고 싶었던 여수였는데 이렇게나마 다들 시간을 잘 맞춰가지고 몇시간을 달려오니 뭔가 감개무량하기도 하고 모처럼의 만남으로 마음이 뭉클해지기도 합니다. 오후에 관광지를 돌아보고, 노을 진 풍경을 보고 있으니 조금씩 뭉클함이 치밀어 오르는 느낌입니다. 조만간 국내를 떠나 멀리 해외거주를 간다는 친구도 있어 떠나기 전 함께 한다는 것도 있어 더욱 애뜻합니다. 






    서서히 바닷가 근처에는 네온싸인이 켜지고 어둠이 깔리면서 이색적인 해양도시를 보여주네요. pm으로 시작할때쯤 바다 위 빨간 하멜등대가 더욱 운치있게 느껴집니다. 여수에 온 만큼 깊숙히 생각하지 말고 감정적으로 그저 단순하게 이곳의 낭만과 친구들하고의 소중한 시간들을 즐기기로 했습니다. 멀리 간다는 친구도 서로가 애정이 있으면 충분히 시간내어 볼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실제로도 저희들끼리 자주는 힘들어도 가끔씩은 계속 왕래하며 보면서 살기로 했습니다.





    한참을 바닷가 앞에서 이런저런 회포들을 풀며 시간가는줄 모르고 이야기보따리를 계속해서 풀어냈습니다. 매일 연락하는 사이인데도 항상 만날때마다 대화가 끊이지않고 할 말이 많다는것이 저도 참 신기하네요. 그렇게 여수에서 1박2일 짧은시간이라 저희는 텐션을 좀 더 끌어올려 자주오지않는 이 시간을 좀 더 의미있도록 즐기기로 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흥을 끓어올리는데는 술만한게 없죠! 저희가 그토록 가보고 싶었던 여수 낭만포차 거리에 나왔습니다.






    다행히 숙소가 여수 낭만포차 맛집과 가까웠기때문에 별 부담없이 놀기에는 딱 좋았습니다. 저녁때가 되니 슬슬 많은 분들이 이곳에 모여들더라구요.역시 핫플레이스이긴 한 것 같애요~ 가족,연인,친구할거없이 다양한 분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금세 웅성웅성 활기찬 거리가 되었습니다. 대신 워낙 포차들이 줄지어 세워져있어서 어디로 가야할지 좀 고민이 되기는 하더라구요. 오는것까지는 생각했는데 여기에서 어떤집으로 들어갈건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거든요. 한바퀴 좀 둘러보다가 메뉴도 좋고 안에 분위기도 괜찮은 곳으로 의견을 모아서 검색하고 마음에 드는곳 찾았는데 길게 줄을 서있지만 자리는 있다는 동고지포차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포장마차 특유의 시그니처인 붉은계열 천막이 쳐진 이 곳에는 메인메뉴가 이렇게 밖에서 훤히 보이게끔 부착을 해놓으셨어요. 확실히 바닷가 근처라그런지 주요 쓰이는 재료는 해물들이더라구요. 다들 워낙 좋아하기때문에 음식때문에 의견이 갈리거나 하지는 않아서 선택하는데 별 무리없이 평탄하게 정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메인요리들이 종류가 많고 하나같이 다 맛있어보여서 글만보는데도 군침이 넘어가네요.






    포차안은 생각보다 꽤 넓은 규모였고 테이블도 플라스틱이 아닌 튼튼해보이는 철제식에 나무로 된 단단한 식탁입니다. 난잡하지않고 깔끔하게 꾸며놓아서 기존의 포장마차보다 좀 더 퀄리티높은 업그레이드버전?같은 느낌이 들더라구요. 거기다 조명까지 은은하게 노란불빛이 새어나와 너무 밝거나 어둡지 않고 술한잔하기에 알맞은 낭만적이고 아늑한 곳이었습니다. 이렇게 편안하고 감성적인 분위기를 좋아하는 편이라 굉장히 마음에듭니다.





    그렇게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보니 바깥에서 써있던 메인메뉴 그대로더라구요. 일단은 베스트로 뽑히는 동고지삼합을 기본으로 깔고 추가메뉴로 여수 낭만포차 시그니처 3종셋트 서대회무침,딱새우회를 같이 주문해서 맛보자고 입을 모았습니다. 다들 오늘 하루 제대로 식사도 못하고 점심도 입맛에 맞지않는곳으로 가가지고 든든하게 먹지를 못했었거든요. 그래서 다 배도 많이 고프고 무엇보다 양이 아닌 질적으로 좋은, 맛있는 음식을 많이 갈구하고 있는 상태였어요. 큰 기대를 걸고 이 날 아주 제대로 먹고 즐기자하는 마음으로 임해봅니다.





    주문이 들어가고 조금있으니 기본반찬으로 미역국과 메추리알, 그리고 저희가 시킨 동고지삼합이 화려한 비주얼로 한 판 크게 나옵니다. 일단은 빈 속을 부드럽게 감싸줄 미역국부터 다들 한입씩 마셨습니다. 레트로적인 양은냄비에 두툼하고 부드러운 미역이 한 가득 들어있었던 국은 한 입 넣자마자 시원하고 짭쪼롬 하면서 바다내음이 한가득 느껴져 그야말로 몸과마음이 편안해지는 맛이였어요. 이 따뜻한 국물 한모금에 하루의 피로가 싹 씻겨져내려가는 듯한 느낌이였습니다. 조미료맛도 안나고 미역 자체가 좋아서 그런지 뒷맛도 깔끔하고 국물이 담백합니다.





    동고지삼합은 싱싱해보이는 해물들과 돼지고기,그리고 전라도하면 알아주는 시원한 김치까지 재료들이 굉장히 풍성했어요. 거기다가 한쪽에는 좀 더 진한 풍미를 느낄 수 있는 치즈까지 얹어져서 보기만해도 기대감이 확 오를 수 밖에 없는 환상적인 비주얼이였습니다. 제가 제주도에 살지만 주변에 이런 삼합을 파는곳은 거의 찾아보기가 힘들어서 먹은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로 오래 되었거든요,그래서 무슨맛이였는지도 잘 생각이 안나는데 처음 맞이하는 음식처럼 호기심으로 가득찹니다.





    이어서 가스버너에 불이 켜지고 삼합은 직원분께서 직접 먹기 좋게 손질을 해가시며 맛있게 볶아주셨습니다. 저희가 하나같이 고기굽거나 요리를 잘 못해가지고 맛있는 음식도 맛없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데 이곳은 다행히 친절하게 직접해주시고 자주 들여다봐주셔서 편안하게 오롯이 우리만의 시간을 좀 더 알차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서서히 익어가면서 맛있는 냄새가 솔솔 올라오는데 냄새부터가 이미 맛있더라구요~





    마지막에 식감좋고 향긋한 콩나물도 팍팍 더 넣어주셔가지고 냄새는 더욱 예술이 되고 비주얼도 점점 더 기깔나게 변해갑니다. 다들 얘기하면서 눈들은 다 삼합에 시선집중되는데 진짜 어쩔수 없이 존재감이 워낙 뛰어나니깐 안 쳐다볼 수가 없겠더라구요. 그리고 직원분의 무심한것같으면서도 전문적인 손길이 자꾸만 저도모르게 매료되어서 빤히 쳐다보게 됩니다. 아마도 그분은 부담스러우셨을거예요.





    잠시 익는동안 저희들끼리 미리 소주 한잔 씩 했습니다. 아직 안주가 들어가있는상태가 아닌데도 술이 달달하니 너무 잘 받습니다. 확실히 누구와 먹고 어느 분위기에서 먹냐에 따라서 그 날의 음주가 결정되는 것 같아요. 몸도 따라주겠다 이런날은 무조건 먹고죽자싶어서 페이스조절해가며 흐름끊기지않게 서서히 달짝지근한 알콜을 입 속에 털어넣었습니다. 술을 제일 못마시는 저도 이 날은 술이 달아 평소보다 더 마시게 됩니다. 모두 저와 같은 마음이었나 봅니다.





    채소들은 서서히 숨이 죽고 해물들도 노릇하게 익어가며 드디어 맛을 볼 수 있는 타이밍이 왔습니다. 통으로 들어가있던 낙지는 먹기 좋게 가위로 잘라주고 오래익히면 질기기때문에 앞접시에 골고루 배분해서 먼저 맛을 보기로 합니다.






    제일 먼저 맛 본 낙지는 매콤한 양념과 함께 쫄깃쫄깃하고 부드러우면서 씹을수록 고소하고 달달한 맛이 함께 느껴졌습니다. 기본 베이스인 양념이 적당히 칼칼하면서 달지않고 텁텁하지않아가지고 안에 든 재료의 참맛을 해치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먹을때마다 뒷맛이 찝찝하지 않고 재료의 향이 고스란히 맴돌아가지고 너무 맛있었습니다. 확실히 신선한 질로 가득하다보니 감칠맛은 더욱 올라가고 식감 또한 놓치지 않았더라구요.





    어느 정도 맛을 보고 난 후에는 처음에 같이 나왔던 치즈를 한 가운데에 올려 놓고 퐁듀로 살짝 찍어가지고 좀 더 향긋하고 진하게 즐겼습니다.





    그냥 먹었을때는 매콤하면서 담백했다면 치즈와 같이 곁들여 먹으니 확실히 더욱 부드럽고 매운맛도 살짝 중화되면서 고소함이 강하게 느껴져서 먹을때도 더 잘 넘어가는듯한 기분입니다. 다른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저희 입맛에는 치즈퐁듀로 해서 먹는게 훨씬 더 맛있었어요. 역시 치즈는 배신하지 않네요.





    다음은 보기만해도 새콤달콤해보이는 서대회무침입니다. 시원하고 아삭아삭한 채소들과 함께 빨간양념에 버무려져서 윤기 가득하고 입맛 당기는 모습입니다. 위에 고추와 파가 올려져서 더욱 화끈하면서 화려한 맛을 즐길 수 있네요. 이런 무침요리 좋아해서 이 음식 또한 설레이는 마음으로 기대가 많이 됐습니다.




    고명들과 골고루 잘 섞어가지고 서대회 하나 입에 쏘옥 넣어 맛을 천천히 음미해보는데 꼬들꼬들한 식감과 매콤+달콤+새콤한양념장의 조화가 최고입니다. 먹다보니 느끼는 건 이 집은 전체적으로 양념을 참 맛깔나게 잘 하시는 것 같네요.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있게 감칠맛을 잘 살려냅니다. 그래서 이 고소한 서대회도 더욱 풍미있고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중간중간 고추가 같이 씹히면서 꽤나 매콤하긴했는데 저한테는 오히려 알싸하니 더 만족스러웠습니다. 근데 매운 거 잘 못드시는분들은 입에서 불이 나실 수도 있을것 같네요.





    안주가 훌륭하니 소주 한병은 게 눈 감추듯 순삭이더라구요. 이곳에 왔으니 여수밤바다가 적힌 여수소주 한번 주문해서 맛 보자하여 시켰는데 깔끔하기는 하나 저희 입맛에는 그냥 그래서 결국 마시던걸로 다시 돌아갑니다.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고 하더니 저희는 그냥 이슬이가 제일 좋더라구요. 그래도 병에 그려져 있는 일러스트는 굉장히 예쁩니다.





    일반새우보다 훨씬 더 크고 촉촉하니 윤기가 자르르 흐르던 딱새우회입니다. 사진으로봐도 통통하니 흔히 먹던 새우하고는 다른것이 보이시죠? 저도 딱새우회는 처음 접해봤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만족스러운 비주얼이라 시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먹기 편안하게 몸통에 있는 껍질이 분리 되어 있어서 꼬리쪽을 잡고 쏘옥 빼서 먹으면 됩니다. 손이 지저분해질 일이 없으니 깔끔하게 먹을 수 있어서 좋네요. 여수 낭만포차 맛집엔 다양한 메뉴들이 존재하여 먹는 재미가 정말 솔솔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딱새우 한마리 들고 초장에 살짝 찍어서 한입에 털어 넣었습니다. 탱글탱글하고 쫄깃한 식감에 새우살이 너무 달고 맛있네요. 이게 또 살이 많아서 감칠맛을 제대로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또한 익히지 않고 날 거 그대로 먹으니 너무 찰져가지고 쫀득하게 달라붙는 그 달콤함이 진짜 훌륭합니다. 먹는 그 순간에는 그 어떤 회보다 제일 맛있더라구요.






    분명 안주를 굉장히 많이 시킨 것 같은데 왜 먹을수록 다른 메뉴에도 욕심이 생기는거죠? 워낙 하나같이 실패없이 다 성공적이라서 다른 음식도 맛보고싶은 생각에 육회+낙지탕탕이와 꼼장어볶음을 결국 또 추가하고 말았습니다. 원래 여행의 묘미는 음식이라지만 진짜 내일이 없는것처럼 먹었던 것 같네요.






    주문하자마자 금세 육회낙지탕탕이가 나왔습니다. 같이 곁들여서 먹을 다양한 채소들과 함께 꿈틀꿈틀 신선한 낙지와 고소한 양념이 버무려진 육회가 예쁘게 플레이팅되어서 또 시선강탈 제대로 했습니다.






    일단 해산물들이야 지금까지 다 완벽했기때문에 맛보장이 됐는데 저 육회는 맛없게하는곳이 워낙 많아가지고 살짝 반신반의했었습니다.






    의심스러웠던 육회 먼저 앞접시에 덜어서 조심스레 맛을 음미합니다. 제가 제일 싫어하는게 냉동했던 고기맛인데 다행히도 촉촉하고 쫄깃쫄깃한게 해동한 맛은 전혀 나지 않았고 고소한 양념과 함께 쫀득하니 입에 착착 달라붙네요.오~ 육회까지 성공!






    아직도 살아 움직이는 싱싱한 낙지도 기름장에 찍어서 목에 걸리지않게 꼭꼭 씹어서 먹었습니다. 기름장맛과 낙지 본연의 고소한맛이 합쳐져서 좀 더 진한 풍미를 입 안 가득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비리지도않고 담백하니 산뜻하게 먹을 수 있어서 좋더라구요.





    마지막 피날레는 꼼장어볶음입니다. 안그래도 밥이 안들어가서 살짝 2프로 부족한 마음이 있었는데 혜자스러운 꼼장어의 양과 부추무침, 밥이 함께 철판에 한가득입니다. 다들 어느정도 슬슬 배가 찬 상태라 이거 다 먹을 수 있을까살짝 걱정을 했었는데 그건 괜한 걱정이였네요....





    이것 또한 직원분께서 손수 양손 숟가락 스킬을 사용하며 맛있게 볶아주십니다. 분명 배가 좀 불렀는데 왜 또다시 우린 다 눈이 반짝반짝 거리는거죠.? 

    역시 볶음밥은 또 별개였던 겁니다.






    그렇게 골고루 슥슥 볶아주시고 난 후 따끈따끈한 꼼장어볶음밥을 한 입 가득 입으로 직행시키니 쫄깃한 꼼장어와 양념이 쏘옥 배어 든 쌀밥의 맛은 그야말로 감격스러웠습니다. 삼합보다는 좀 더 달큰한 양념에 숟가락질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배가 터지기 직전까지 음식들과 술한잔 한 우리들은 부른 배를 쥐어잡고 밖으로 나옵니다. 나오자마자 하멜등대쪽으로 화려한 조명들이 켜진 것을 보고 다들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거기다 낭만적이고 로맨틱한 밤바다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퍼즐처럼 너무 아름답고 황홀합니다.





    여수 낭만포차에 있는 <동고지명품포차>에서 친구들과 잊지못할 추억을 또 하나 쌓을 수 있었던 행복한 시간이였습니다. 그 많은 포차들 중에 우연히 들어가게되었던 건 우리하고의 인연이였기때문이지 않나 싶어요. 그런 사이을 계속 이어나가 앞으로 종종 새로운 추억거리를 만들러 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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