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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멍이 가는 제주 성산 맛집
    설렘 그리고 감성 in Jeju/오늘은 뭐먹지?(제주도맛투어) 2020. 2. 20. 22:00

    겨울이 다가기 전에 또 반가운 친척들이 제주도를 찾아 왔습니다. 여행도 할 겸 겸사겸사 얼굴 보러 들르셨다는데 그래도 여기까지 찾아와 주신 분들을 빈 속으로 보낼 수는 없으니, 평소 너무나도 애정하는 제주 성산 맛집에 데리고 가서 푸짐한 해산물로 차려진 한 상을 같이 먹기로 합니다.
    해녀가 직접 잡은 것들을 쓰는 곳이니까 이렇게 멀리서 온 손님들 데리고 가도 언제나 어깨가 으쓱해질 정도로 자랑스럽고 든든한 곳이거든요!





    관광객들은 왠지 제주도에 오면 흑돼지도 꼭 먹어야겠고 여기저기 관광도 많이 다녀야 하니 대부분 관광지 근처에서 검색해서 많이 가시던데요. 사실상 진짜 숨겨진 맛집이자 현지인들이 많이 가는 맛집을 가야 제대로 된 한 끼 할 수 있잖아요.개인적으로는 구좌읍 쪽에서 정갈하고 잘 차려진 해물 한 상 먹으려면 여기가 최고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가격이 너무 비싼 것도 아니고 또 불친절하거나 관광객 차별하는 곳도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에 늘 믿고 찾아가는 곳이에요. 메뉴 구성도 다양하고 뭔들 다 맛이 좋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기도 하구요.













    가게 이름은 어멍이해녀 라는 집인데 엄마가 바로 해녀다 라는 사투리로 표현된 이름입니다. 구좌읍에 해맞이해안로가 길게 펼쳐져 있으니까 바닷가 라서 쭉 차량을 달리다가 보면 이렇게 입간판이 먼저 반겨 준답니다. 입간판부터 뭔가 시원해 보이는 디자인이라서 여기 해물 잘 할 것 같다는 느낌이 팍 오죠? 입구에는 해녀 분들이 물질할 때 쓰는 테왁이랑 물허벅 같은 것들이 곳곳에 놓여 있어서 관광객들 눈 돌아가게 만드는 곳입니다. 주차는 가게 옆에 댈 수 있게 넓은 주차장이 있고 영업시간은 매일 오전 9시부터 밤 8시 반까지입니다..






    가게는 기본적으로 엄청 넓고 크고 화려하다라는 이미지는 아니고 오히려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입니다. 특히 이 창가 자리가 저의 최애 지정석인데요. 좌식으로 된 자리도 편안하고 따뜻하게 해주시지만 이 창가에 앉으면 철썩이는 제주 앞바다도 훤하게 창문 너머로 보이고 저 멀리 성산일출봉도 날씨가 좋은 날에는 한 눈에 들어 온답니다. 그야말로 뷰 맛집이라고 해줘도 되는 곳이지요.







    신선한 해산물을 취급하는 곳은 대부분 가게 앞에 수족관을 두고 있으면서 손님들을 끌곤 하죠. 그런데 여기는 어딜 봐도 수족관이 없어서 저도 처음에는 당황했었는데 가게 안으로 들어가 보면 이렇게 뒷마당 쪽으로 엄청 큰 수족관이 있습니다. 이 안에 각종 횟감이며 신선한 전복, 해삼 등이 망과 바구니 안에 담겨 있는데 인심 좋은 사장님이 큼직한 것들로 턱턱 골라서 바로바로 요리를 해 주시니 맛이 끝내주죠. 마치 보물창고처럼 뒷켠에 숨겨져 있으니까 여기 구경하러 와도 다들 깜짝 놀라더라구요.






    음식 솜씨만 좋으신 게 아니라 사장님들이 참 감각적이고 센스가 좋은 분들이십니다. 이렇게 다 먹고 난 뿔소라나 전복 껍데기를 가지고 아트 작품을 만들어 두셨더라구요. 내부에도 이렇게 볼거리들이 다채롭게 되어 있고 밖에도 돌탑처럼 쌓여 있는 가리비 껍질등이 있어서 눈도 넘나 즐거운 곳이랍니다.






    즉석에서 해산물들을 수족관에서 꺼내다가 조리해 주시고 반찬도 매일매일 직접 만드는 곳이다 보니 주문 하고도 그리 오래 기다릴 필요는 없어요. 

    이 날은 갈치조림이랑 성게비빔밥, 섞어물회와 해물손칼국수를 시켜서 나눠 먹기로 했는데 창 밖의 아름다운 바다 풍경을 보면서 친척들과 오랜만에 도란도란 근황토크를 하고 있으니 금방 반찬부터 친절하게 차려 주십니다.






    반찬이 엄청 막 열 몇가지가 차려지는 곳은 아닐지 몰라도 하나하나 정성이 가득 담겨 있다는 티가 팍팍 나는 곳입니다. 브로콜리 데친 것도 깨끗하게 세척한 싱싱한 것을 써서 색감이 아주 또렷하구요. 멸치볶음 위에 홍고추로 포인트 주신 것만 봐도 상차림의 비주얼부터 생각 많이 하시는 곳이죠. 새콤한 맛이 좋은 김치와 달달한 어묵볶음 등은 메인메뉴 나오기 전부터 입맛 제대로 돋워 줍니다.







    데친 브로콜리며 어묵볶음 같은 반찬들이 워낙 맛이 좋아 하나씩 집어 먹다 보니 리필도 한 번 부탁 드리게 되었는데 리필 반찬 가져다 주시며 금방 메인 메뉴들도 뚝딱 차려 주십니다. 해물손칼국수부터 등장했는데 이 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메뉴라고 해도 될 정도지요.







    솔직히 이거 한 그릇 먹으러 일부러 차를 몰고 올 의향도 있을 정도로 남다른 국물 맛과 다양한 해물의 푸짐함을 자랑하는 메뉴구요. 가격대가 너무 착하다 보니까 여기만 오면 항상 뭘 시킬지 고민하게 되는데 해장이 필요할 때 혹은 날이 좀 쌀쌀하고 몸이 으슬으슬할 때는 늘 이걸 시키게 됩니다.







    딱새우 하면 국물 낼 때 많이 쓴다고 생각들을 하던데 사실은 회로도 먹고 구이로도 먹을 만큼 살맛도 끝내주는 새우 종류 가운데 하나지요. 제주 성산 맛집에서는 거의 모든 음식들에 들어간 해물들이 껍데기 빼고는 버릴 게 없으니까 이것도 살 소담하게 발라서 쏙 먹어 줘야 합니다. 쫄깃하고도 달콤한 딱새우 살 맛은 진한 국물과도 기가 막힌 궁합을 자랑하거든요.







    홍합과 가리비, 꽃게 등도 푸짐하게 들어 있는 칼국수는 국물이 시원하고 깊은 맛을 내는데 그 비결은 아마 이렇게 다채로운 해산물들을 특제 육수에 푹푹 끓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가리비 역시 오동통한 살이 껍데기 한 가득 차 있는 비주얼을 보여주는데 쫀득쫀득한 맛이 일품이라 다들 하나씩 양보하지 않고 챙겨 먹었습니다.







    특히 가까이 코를 대고 맡아 보면 은근 구수하면서 개운한 냄새가 끝내주는 국물인데요. 면발은 역시나 보는 것처럼 살짝 울퉁불퉁한 면적으로 입에 닿는 부분들이 아주 많아 맛 느끼기에 최고! 손으로 직접 반죽부터 해서 그런지 쫀득쫀득함도 평범하고 밋밋한 면발과 차원이 다르죠.







    역시 라면이든 칼국수든 면 요리에는 맛있게 잘 익은 배추김치 한 점이 필수인 것 같습니다. 김치도 딱 좋게 익은 상태로 나오기 때문에 이거 한 점 곁들여 먹으면 촉촉함은 더해지고 아삭한 식감까지 추가돼서 무한 흡입이 가능해져요.







    여기는 이름부터 조금 특별하게 섞어물회인데 아래까지 꽉꽉 빈틈 없이 해물들이 채워져 있고 그 위로 새콤달콤한 특제 육수를 가득 끼얹은 다음 다시 한 번 해물을 넉넉하게 올려져 있죠. 상추와 김가루, 당근 같은 각종 다양한 야채들도 듬뿍 들어 있으니 얼마나 식감이 다채로울지 벌써 기대감이 뿜뿜 피어 오릅니다.







    특히 이렇게나 두툼하고 신선한 횟감까지 즉석에서 썰어 올려 주시니까 쫄깃한 맛은 배가 되구요.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에서의 한 끼 보다 더 만족스러웠던 식사 시간을 만들어주는 곳이랍니다. 저 뒤로는 소면 삶은 것도 푸짐하게 한 덩이를 담아 주시는데 솔솔 풀어 섞어 먹으면 부드러운 면발까지 한 방에 클리어 가능!







    육수는 살얼음 끼어 있지는 않지만 시원한 온도는 잘 맞춰져 있으니 더 부담 없이 먹기 좋구요. 입맛 없다가도 이 냄새 맡으면 무조건 침 고일 듯! 추운 날씨에 먹어도 기분 좋게 속이 시원해지는 맛이라서 국밥보다 더 반갑게 느껴졌습니다.







    부드러운 소면은 육수랑 비벼지고 나면 촉촉함이 촤르르 돌게 되는데 밀가루맛은 거의 안 납니다. 오히려 신기할 정도로 해산물과 횟감에서 나오는 바다향이 소면을 감싸서 이만한 해물요리가 없죠. 게다가 소면만 먹어도 든든한 메뉴지만 이거 시키면 공기밥도 따로 주시니 또 다른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제주 성산 맛집은 육수가 시원하니까 면발도 쉽게 불지 않고 천천히 즐길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인거 같아요. 젓가락으로 면발을 집어 먹다가 이렇게 푸짐한 해물은 역시 숟가락으로 먹어야 한다며 숟가락 들고 돌격해 보니까 어딜 떠도 종류별로 다양한 것들이 가득히 담겨 올라옵니다.







    완전 촉촉하고 입안에 바다가 들어 온 것 같은 맛이라서 다들 한 숟가락씩 하고 나서는 눈이 땡그래져서 연신 숟가락을 멈출 수 없네요. 물회에 왜 밥을 마냐고 이상하다는 표정을 짓던 조카도 한 번 먹어 보더니 신기한데 맛있는 맛이야 라면서 어른들보다 더 잘 떠 먹더라구요.






    광어회는 특유의 쫄깃함과 부드러움 그리고 은근한 달콤한 맛으로 인기 만점이었구요. 제가 좋아하는 양배추채와 오이도 아주 얇아서 식감을 아삭아삭하게 돋워 줍니다. 진짜 이렇게 가득하게 횟감과 다양한 해산물을 올려 줘 놓고도 그 가격이라니 남는게 있기는 할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보통 서울 속의 횟집이나 덮밥집에서 성게비빔밥을 시키면 그냥 밥 위에 김이랑 기름 그리고 아주  한두 숟가락 정도 올린 듯한 성게알이 나오는데 여기는 무슨 푹푹 퍼담아주듯 주시죠. 여기서 먹다가 다른 지역이나 식당 가서 시켜 먹으면 섭섭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퀄리티와 양이 남다릅니다.







    김가루와 양배추채, 상추와 적채까지 푸짐하게 들어있는 비빔밥이니 건강에도 무조건 좋구요. 원래 비빔밥 자체가 건강식이자 다이어트 식인데 여기서는 고명도 귀한 성게니까 더 없이 몸을 위한 한끼 채우는 기분이 듭니다.







    성게알이 조금 섭섭하게 나왔으면 서로 많이 묻어있는 부분 떠 먹으려고 눈치싸움 했을 텐데 여기는 그럴 필요 없이 어디를 떠 먹어도 진하게 퍼지는 성게향을 즐길 수 있어서 너무 좋네요. 이 맛 때문에라도 단골이 된 동네 분들이 있을 정도로 한 번 먹어 보면 반할 수 밖에 없는 맛!







    보통 비빔밥은 초장이나 된장, 강된장처럼 따로 비벼 먹는 양념을 주는데 여기는 그런 거 없이 그냥 성게알이랑 참기름만 둘러 먹는데도 다른 비빔밥 비켜! 할 만큼 진한 맛을 풍겨주네요. 야채 싫어하는 조카도 이거 먹을 때 만큼은 굳이 당근이며 이것저것 골라내지 않고 의젓하게 알아서 야채랑 섞어서 푹푹 떠 먹었답니다.







    신나게 식사하고 있는데 친척 한 분이 밖에 드디어 해 난다고 해서 창문 밖을 바라 보니 정말 올 때 까지만 해도 조금은 흐린 날씨였는데 해가 쨍합니다.
    오션뷰 카페니 식당이니 많이 다녀 봐도 가장 제주스러운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뷰를 가진 곳은 여기가 아닐까 싶네요.







    여기는 갈치조림도 인원수따라서 사이즈 별로 주문할 수 있는데 이 날은 중짜를 주문 해 봤습니다. 제주산 갈치도 여러 토막 무우와 함께 들어 있고 전복 2미도 위에 올라가 있으니까 더욱 가성비가 훌륭한 조림 한 냄비가 차려진답니다. 중짜 맞냐고 친척들이 놀랄 정도로 양도 많고 일단 저 국물 속에 빈틈이 없을 만큼 내용물이 가득 차 있다는 거!







    갈치 토막 이렇게 두툼하게 주는 제주 성산 맛집이야 말로 진짜 제주산을 쓴다고 믿어줄 수 있어요. 수입산이 보통 길이는 더 긴데 살이 덜 통통하고 살맛도 확연히 차이가 나곤 하거든요. 괜히 갈치 하면 제주산이라고 하는 게 아니니까 여기서 맛을 보면 그 품격이 어떤 건지 알 수 있습니다.







    국물은 기름기가 동동 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게 다 갈치에서 우러나온 천연 유분기이기 때문에 전혀 느끼함이 없구요. 껍데기 째로 토막 내어 졸여낸 거지만 비린맛도 전혀 나지 않고 특히 이 집 손맛이 듬뿍 담긴 양념장이 정말 진합니다.







    한 번 끓여서 나오는 걸 자리에서 조금만 더 끓이면 완벽하게 졸아들어서 살도 기가 막히게 가시에서 깔끔하게 떨어져 나온답니다. 보통 생선은 가시 바르는 게 너무 귀찮아서 안 먹곤 했다는 친척들도 여기는 잔가시 걱정 없이 푸짐하게 살을 건져 먹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하네요.







    생선계의 여왕이라는 갈치는 구이로 먹어도 맛있고 정말 신선한 상태에서 바로 잡아 회로 먹어도 맛이 좋지만 역시 조림을 만들어서 먹으면 이 달콤한 특유의 살 맛이 가장 잘 살아 나는 거 같아요. 집집마다 양념 스타일이 다르니까 조금씩 맛이 미묘하게 다른 편인데 제 입맛에는 이 집의 양념이 제일 균형잡힌 맛이라서 딱 잘 맞습니다.







    갈치만 맛있는 게 아니라 사이즈가 실한 전복도 수족관에서 바로 상 위로 올라 왔으니 당연히 껍데기에서 똑 떼어내 잘라 나눠 먹어 줘야죠. 이거만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식구도 있길래 얼른 센스 있게 뗀 다음 잘라 드렸는데요. 보통 끓이거나 졸인 다음 먹으면 질겨질 법도 한데 하나도 안 질기고 부드럽게 씹히면서 오독오독한 식감까지 자랑하는 전복이었답니다.







    밥알까지 앞접시 속의 국물에 촉촉히 말아 푹 뜬 다음 위에 전복 살을 올려 먹으면 몸보신도 그만이고 입안 가득 퍼지는 감칠맛도 그만입니다. 군내 없이 쫄깃한 전복은 어디에나 잘 어울리는 맛이지만 역시 해녀 분들이 직접 잡아 온 거라서 식감도 맛도 남다르네요.







    마지막 한 숟가락까지 한 순간도 내려놓을 수 없을 만큼 모든 메뉴들이 중독성 확실한 맛이라 배가 부르다는 걸 억지로 머릿 속에서 지워 가며 끊임 없이 먹방을 이어 갑니다.0






    제 돈 주고 이렇게 친척들이랑 다 같이 가서 먹고 난 생생한 후기니까 진짜 믿을 수 있는 제주 성산 맛집이 확실하다고 자부할 수 있구요. 먼 곳에서 온 보람이 있는 식사였다고 다들 칭찬해 주신 덕에 어깨도 으쓱, 앞으로도 꾸준히 와야겠다 새삼 다짐하게 되는 가히 맛깔난 한 끼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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