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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감동 잔잔한 여운 제주의 여인 만덕의 일대기를 그린 명품뮤지컬 만덕문화리뷰/공연리뷰 2018. 1. 29. 06:51
제주의 문화가 고스란히 녹아 들은 뮤지컬 ‘만덕’ 그 당당함에 빠져들다.
제주시가 주최하고 제작지원한 뮤지컬 ‘만덕’이 2018년 1월26~28일 제주아트센터에서 선보였습니다. 여인의 신분으로 제약과 역경을 딛고 거상으로 거듭나 몸소 조낭과 나눔이라는 제주의 미덕을 몸소 실현한 ‘만덕’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으로 조금은 낮설은 제주의 문화를 아름다운 뮤지컬로 멋지게 소화시켜 제주를 대표할만한 또다른 멋진 컨덴츠로 자리를 잡아가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연출, 음악, 케스팅 멋지게 조화를 이뤄 탄생한 명품오페라 ‘만덕’
쉽지 않은 제주의 문화를 고스란히 무대에 담아 적절하게 표현한 연출팀들의 고뇌와 노력들이 감동으로 전해지고, 멋진 춤사위와 노래로 하모니를 이뤄 강인한 제주여인의 당찬 삶을 혼연의 힘이 담긴 표현으로, 때로는 신나고 때로는 슬프게 하여 관객들로 하여금 물아일체(物我一體) 빠져들게 하는 출연진들의 열연들은 마치고 난 후에도 진한 감동으로 여운이 남습니다.
포부가 크고 당찬 제주의 여인 ‘만덕’
현대에는 아직까지 크게 알려지지 않았으나 당시 정조시대의 만덕은 제주도뿐만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유명한 유명인사여서 사대부조차 그녀를 만나보고 싶어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태풍과 흉년으로 기근에 빠진 제주도민들에게 유통업으로 부를 이룬 모든 제산을 풀어 쌀 500섬을 구입, 굶주린 제주도민들에게 나누어 준 미담이 전국으로 퍼져 그 사연이 조정에까지 들어가 정조에게 알려지고 명예직이지만 여자로서는 최고의 벼슬인 ‘의녀반수’직을 하사받게 됩니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12세에 부모를 잃고 기생의 몸종으로 의탁하게 된 만덕은 차후 기생의 수양딸이 되어 가무를 익히고 제주도에서 유명한 기생으로 성장하다 객주를 운영하며 제주의 물품과 육지의 물품을 교역하는 유통업을 통해 막대한 부를 이루고 제주의 거상으로 자리를 잡아갑니다. 당시 제주도에는 과도한 공물과 기근에 지친 도민들이 제주를 이탈하는 경우가 많아지자 여인은 제주를 떠날 수 없다는 나라의 법이 정해져 있어 제주의 여인들은 육지로 나가지 못하고 남자들이 해야하는 공물의 의무를 모두 짊어질 수 밖에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억척스럽고 강인한 삶을 살 수 밖에는 없었습니다. 어려서부터 그런 제주 여인의 삶을 이어받아야 했던 만덕은 굴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 거상의 자리까지 오게 됩니다.
조냥과 나눔의 정신을 실현한 거상만덕
제주도에는 예전부터 ‘조냥정신’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조냥’이란 한마디로 함축한다면 절약정신인데 바람이 많은 제주도에는 태풍이 많이 불고 척박한 땅에 이따금 찾아오는 흉년을 대비하여 밥을 지을 때마다 쌀 한 줌을 비축해 놓는 관습이 있습니다.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남에게 신세를 지는 것을 꺼려한 이유는 넉넉지 못한 이웃들에게도 타격을 주는 것이라 생각하였기 때문에 스스로 근검저축을 해야 했었고 이러한 정신이 제주문화의 근간이 되어 이어져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정조시대 제주에는 계속되는 재해로 기근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설상가상으로 조정에서 내려보낸 구휼미마저 풍랑으로 침몰하여 도민들이 아사직전까지 이르게 되자, 만덕은 전재산을 털어 쌀을 구입해 굶주림에 빠진 제주도민들을 구하게 됩니다. 그 공로로 정조의 부름을 받아 제주를 따날 수 없는 여인의 몸으로 당당히 한양으로 향하고 그 공로를 치하받아 명예직이지만 벼슬도 받고 그녀의 꿈이었던 금강산유람도 할 수 있도록 금강산 가는 길 모든 관공서에서 편의를 제공받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엄중한 유교규범이 성행한 조선시대에 억눌렸던 여성의 한계를 거침없이 뛰어 넘었던 포부와 용기를 보여준 만덕은 관습에 굴하지 않고 당시 활발해진 해상을 이용한 유통업에 눈을 떠 부를 이룬 여성기업인으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간 개척자입니다.
완성도가 뛰어나 제주도의 브랜드로 자리잡을 명품 뮤지컬 ‘만덕’
‘만덕’의 일대기를 멋지게 표현한 뮤지컬 ‘만덕’은 그 완성도가 매우 우수합니다. 제주의 다양한 배경을 멋지게 표현한 영상을 포함하여 적절하게 셋팅한 무대배경과 섬세하고 웅장한 창작곡들은 캐릭터들의 심리를 적절하게 표현하여 보는 내내 몰입을 하게 만들고 소소하게 엮은 제주의 방언과 풍습들이 골고루 작품에 스며들어 긴 런닝타임에도 불구하고 한 없이 빠져들게 합니다.
제주출신 배우 문희경과 우리나라 대표적인 뮤지컬스타 남경주, 그리고 뛰어난 발성과 연기력이 뛰어난 오소연과 장우수의 도드라짐이 뮤지컬 ‘만덕’을 빛나게 하였고 그 외 모든 출연진들의 혼신의 연기가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뮤지컬 ‘만덕’은 제주의 명품 브랜드로 자리를 잡아가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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