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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숨은풍경] 국내 최대규모의 마르(marr)형 분화구 하논분화구설렘 그리고 감성 in Jeju/제주이야기 2016. 6. 20. 07:00
500년전 거대한 화구호수였던 하논분화구
화산섬인 제주는 그 특이한 경력으로 대한민국 기타지형과는 다른 자연경관과 생태, 그리고 독특한 문화 환경을 가지고 있어 유네스코가 인증하고 지원하는 생물권보존지역, 세계자연/문화유산, 세계지질공원으로 되어 있어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소중한 자연유산입니다.
서귀포에 위치한 하논은 380여개의 제주도 단성화산 분화구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대한민국 유일의 마르형 화산체로 약 500년 전까지는 거대한 화구호수였지만 물이 귀하고 논이 적었던 제주였기에 화구벽을 허물고 물을 빼 벼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그 모습은 사라졌고 화구 경사면을 덮었던 울창한 원시림도 같이 사라지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2000년대 들어오면서 점차 하논분화구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며 복원에 관한 이야기들이 나오기 시작하고 그에 대한 연구와 포럼이 제주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서근동, 호근동 70번지 일대에 위치한 하논분화구는 올레 7-1코스와도 연결되어 있어 점차 알려지기 시작했고 제주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논농사를 할 수 있는 곳이라 가을이 되면 벼가 익는 황금빛 벌판을 볼 수가 있습니다. 화구호수는 사라졌지만 꾸준히 용천수가 나오기 때문에 논에 물을 대기가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면적이 약 1,266,825㎡인 하논분화구는 그나마 제주에서는 가장 큰 논농사가 이루어 지고 있는 곳 입니다.
마르형분화구인 하논분화구
마르형분화구란 화산분출 초기의 마그마가 지표로 올라오다 지하수층과 접촉하면서 폭팔적인 화산재 분출을 야기시키고 화쇄류에 의한 용회암 화구륜이 형성되면서 깊은 화구호수를 형성하는데 하논분화구가 이에 해당되는 것 입니다. 이에 하논분화구의 퇴적층에는 양치식물 포자(홀씨), 나자식물 및 피자식물 화분(꽃가루)이 풍부하게 퇴적되어 있고 시추 심도에 따라 따뜻하고 습윤한 기후대의 식생과 한랭건조한 빙하기 식생이 관촬된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하논에는 많은 고기후, 고생물의 자료가 존재하므로 제주도는 고기후의 분석 및 기후모델, 미래기후 예측에 가장 중요한 장소로 존재한다고 합니다.
개발과 보존 논란의 중심에 섯던 하논분화구
호근동 소재 하논일대(126.7㏊)는 병풍처럼 둘러쌓인 분지형태로 겨울철에도 바람이 거의 불지 않고 따뜻한 날씨등으로 인해 지난 2000년 한국야구위원회와 프로야구 관계자들이 현지를 답사하면서 프로야구 동계 전지훈련장으로 최적의장소로 분석되어 논의가 불거졌다가 대한민국 유일의 미르형 화산체로 학술적 가치가 크다는 지질학계들의 반대와 보존을 강력히 주장하면서 무산되고 이후 연구가 계속 진행되면서 보존에서 복원으로의 목소리가 더욱 켜져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점차 이곳에 터전을 마련하여 살아가는 사람들. 이제는 분화구의 모습은 사라지고 감귤밭과 농지가 펼쳐져 있는 전형적인 농가의 풍경입니다. 분화구 안에서 터전을 잡고 살아가는 제주의 특이한 모습이기도 합니다. '큰 논'이라는 뜻의 '한 논'에서 유래된 '하논'은 논이 귀한 제주에서는 무척 소중한 장소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하논 전원을 보고 숲길을 따라 접어들면 또 하나의 의미 깊은 장소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 곳은 하논성당터로 1899년 프랑스 선교사 페레 주임신부의 보좌신부로 제주에 들어온 김원영 아우구스티노 신부는 1900년 6월 이 곳 하논에 4칸짜리 초가집을 구입하여 설립되었다고 합니다. 그 이후 왕성한 선교활동으로 교세는 대폭적으로 확장이 되었으나 급격한 교세확장 과정에서 민간토속신상 거부, 마을의 신당파괴, 신목을 태워버리는 등 토착민의 정서에 반하는 선교활동으로 지역주민과 대립하게 되어 '신축민란(이재수의 난)'의 한 원인이 됩니다.
'신축민란(이재수의난)' 과정에서 피해를 입은 하논성당은 1902년 6월 홍로본당(현 면형의 집)을 거쳐 1937년에 서귀포성당으로 이전을 하게 되고 그 이후 제주 산남지역 7개성당으로 분리하게 되는 모태성당이 되었다고 합니다.
잃어버린 마을 하논마을
4.3사태의 폭풍은 하논마을을 비켜가지 않고 당시 토벌군에 의해 가옥 16채가 소개되면서 마을 자체가 사라지는 아픔을 겪게 됩니다. 하논성당 역시 덩달아 역사속으로 묻혀졌다가 서귀포 성당에서 2010년 '110주년 기념사업'을 추진하면서 "뿌리찾기사업"의 일환으로 '하논성당터 발굴과 초가성당 복원계획' 및 '하논성당순례길'을 조성하여 2013년 4월 '하논성당 순례길'을 개장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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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그러니 터만 남은 하논성당터
복원사업을 통해 초가가 복원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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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논성당길(환희의 길)'은 서귀포성당 - 하논성당터 - 하논생태길 - 솜밤내 - 흙담소나무길 - 홍로현 현청길 - 지장샘 - 홍로성당 터 - 서귀 복자성당 - 복자성당터 - 서귀포성당 으로 돌아오는 약 10.6km 거리의 코스로 이어집니다. '김대건 길'에 이은 천주교 제주순례길 2번째 코스로 개발되었습니다.
하논분화구에는 이렇듯 다양한 이야기들이 녹아 들어 있습니다. 기나긴 세월을 품고 묵묵히 침묵하는 이곳에는 여전히 앞으로도 또다른 이야기들을 축적해 나가겠지요.
제주에는 아름다운 경승지가 많이 존재하고 있고 볼만한 풍경들이 다양하게 있지만 이렇듯 한 걸음 다가서서 찾아보는 제주의 이야기들은 단순히 보고 지나치는 풍경으로 지나지 말고 한번 더 관심을 갖고 다가서서 더불어 지켜나가야 할 우리의 자산을 한번 더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듭니다. 언젠가 또 다른 모습으로 변할 지 모르는 하논분화구를 내 눈에 깊숙히 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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