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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여행] 늦은 오후 우도에서 노닐다설렘 그리고 감성 in Jeju/제주이야기 2013. 9. 3. 14:58
오후 햇살이 서쪽 하늘로 뉘엿뉘엿 기울어 가는 늦여름날..
상산에 잠시 머물러 있던 나는 갑자기 우도가 생각이 납니다. 애월로 자리를 옮기다 보니 이젠 멀어진 그곳, 마침 가까이 왔으니 늦었지만 우도를 향한
배를 타고 넘어가 봅니다. 여름의 늦자락 번잡했던 성산항의 모습도 점차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늦은 시간이라 오래 머물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모처럼 찾아가는 것이기에 마냥 설레이기만 합니다. 태양이 기울어져 가는 우도 앞바다는 점차 은빛물결로 가득하고 여유롭게 다가오는 풍경은
평화로운 마음가득 담아가게 합니다.
이젠 시원해진 바람..선내에 머물러 있지 못하게 합니다.
그 바람을 맞으며 성산포를 떠나 천진항까지 선상에서 모처럼 바다풍경들을 감상합니다..자주 왔다고 무심코 지나친 풍경들이 오늘은 유난히도 아름답습니다.
풍어를 꿈꾸며 출항하는 고깃배들...이제 슬슬 어둠이 내리면 저 배들은 어두운 바다를 불 밝히며 날이 새도록 한치나 갈치들을 잡아올릴 것 입니다. ▲
점점 멀어져 가는 성산일출봉..
문득 하늘을 향해 누워있는 사람의 얼굴이 보이고 그 모습은 마치 설문대할망이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해 봅니다.
할망이 성산앞바다를 목옥탕 삼아 턱 밑까지 몸을 담그고 쉬고 있는 모습처럼 말입니다.▲
해가 지는 바다...그곳은 은빛물결이 가득한 바다입니다..
파도가 물살을 갈라 흐트려 놓아도 바다는 든든한 태양의 햇살을 가득받아 은빛으로 수를 놓습니다.
그리고 그 너머로 마치 그림자처럼 바다를 지키고 있는 오름들..서로 조금이라도 더 잘 보일려고 고개를 내밀고
다양한 능선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습니다..▲
우도로 가는 길...모처럼 도항선위에서 아름다운 풍경들을 감상합니다...
하늘위를 떠다니는 구름마저 아름다운 걸 보니 우도로 향하는 내 마음 가득 감성이 고였나 봅니다. 해가 기울기 시작한 오후 우도로 가는 빗길은 이렇게 또
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항상 아침 일찍 들어갔다 나왔던 그곳...이렇게 여유로이 늦은 오후에 들어가니 몰랐던 풍경이 너무나 새삼스럽습니다..▲
천진항에 도착하여 들린 카페 노닐다...
이곳은 카페겸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는 곳 입니다. 지난 겨울 이곳에서 하루 숙박을 하며 쌓은 인연이 오늘까지 이어져 천진항으로 들어올때에는
가끔 찾아오는 곳이기도 합니다. 최근에 우도를 찾아오지 못해 오랜만에 들린 이곳...여전히 반갑기만 합니다.
누군가가 반갑게 맞아 줄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은 너무나 행복하고 감사한 일입니다. 오랜만이지만 항시 반가운 얼굴로 맞아주시는 부족장님 덕분에
덩달아 밝은 미소를 지을 수 있고 우도가 낮설지 않은 곳이 된 원인 이기도 합니다. ▲
천진항을 바라보며 기울어져 가는 석양을 커다란 창을 통해 바라볼 수 있는 곳..노닐다..
제가 이곳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중에 하나는 바로 이곳에서 들려주는 음악이기도 합니다. 창밖을 통해 풍경들을 조용히 감상하며 은은히 들려오는 음악속에
빠져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넋놓고 앉아있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나만의 여유 그리고 모처럼 포근히 다가오는 휴식..이것이 바로 힐링이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유난히 아르헨티나의 여가수 "MERCEDES SOSA"를 좋아하는 부족장님, 노닐다의 고요와 그녀의 낮은 목소리가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다며 일몰무렵 카페
테라스에서 그녀의 노래 [Gracias a La vida]를 즐겨 듣는다고 합니다. ▲
초창기에는 아직 일이 자리가 잡히지 않아 많이 분주했던 부족장님이 이제는 자리가 잡혀 본인이 하고픈 일을 서서히 시작하시나 봅니다.
제주에 들어와 글을 쓰고자 했던 본인의 소망을 이제서야 조금씩 펼쳐내고 있습니다..
작게나마 시작한 "우도에서 노닐다" . 직접 찍은 사진과 더불어 소소한 부족장님의 잔잔하고 살가운 삶의 이야기들이 들어 있습니다.
이제 시작되는 부족장님의 이야기는 지금 편집되어 곧 출간하는 2집, 그리고 집필중에 3집 등 지속적이고 다양하게 전개되어질 듯 합니다. ▲
노닐다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느덧 돌아갈 시간이 되고 마지막 배를 타기 위해 다시 천진항으로 길을 나섭니다..
짧은 시간이 너무나 아쉬운 오늘...조만간 다시 우도를 찾기로 하고 돌아가야만 했습니다..성수기가 지나 이제 마지막 배는 오후 5시30분...하지만 대기하는
차들이 많아 몇척의 배가 더 들어올 듯 합니다. 해는 들어올 때 보다 많이 기울어져 있고 돌아갈 즈음에는 완전히 바다 밑으로 숨을 듯 합니다. ▲
천진항으로 들어오는 도항선...이제 저 배를 타고 우도를 나가야 합니다..
이제 들어오는 사람들은 거의 없고 나가야 하는 사람들만 항구에 서서 기울어져 가는 태양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제 그들은 우도에서 추억 가득안고 돌아가겠지요..▲
어느덧 은빛에서 황금빛으로 그 모양을 바꾼 바다...
비록 짧은 우도 나들이었지만 좋은 기억은 가득 가슴에 안고 돌아갑니다..늦은 오후의 우도 나들이 또다른 멋진 추억하나 만들어 갑니다.
아쉬움 하나 남기면 그것이 다시 찾아와야 할 이유가 되어 또다시 찾아와야 할 구실이 되고 반가이 맞아 줄 사람 있기에 행복한 미소지으며 돌아올 듯 합니다.
그 여운이 너무나도 좋아 숙소로 돌아가는 길을 걸어서 가 봅니다..
성산항에서 오조리 비록 짧은 거리는 아니지만 걷는 길이 마냥 즐거워 전혀 멀게 느껴지지 않던 하루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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