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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여행] 가을비속의 법주사에서 마음의 번뇌를 씻어버리다.한국의 사찰/충청 2011. 10. 7. 16:03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립니다.
가끔 여행을 하다보면 너무나 맑은 하늘에 감탄하며 행복에 겨워 하지만
때론 흐린날이나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도 있습니다.
집을 나오는 순간부터 여행은 시작되고 그때부터는 여행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게 됩니다.
철저히 주관적이거나 혹은 객관적이거나 그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여행자의 마음이겠죠.
그리 오래되지 않아 법주사를 다녀왔습니다.
그때는 하늘이 너무나도 좋아 새벽부터 찾아온 법주사에서
성스러운 기를 흠뻑 받으며 경내를 둘러보았던 좋은 기억이 이곳을 다시 찾게 하였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그날과 달리 비가옵니다.
차분히 내려앉은 풍경들 나즈막한 소리들도 귀에 들어옵니다.
간혹 세차게 간혹 잔잔하게 내리는 비와 함께......
유난히 묵묵히 걸어가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왠지 모를 주변의 분위기에 동화되어서겠지요.
차분해진 법주사로 향하는 길은 그렇게 빗속에서 묵묵히 시작됩니다.
비에 젖은 녹음은 더욱 짙게 그 빛을 발하고
또다시 찾아오는 신비스런 기운은 맑은 날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마치 침묵수행을 하는 것처럼.....
차분히 가라앉은 법주사의 경내..
그곳은 무아지경의 선(禪)이 가득합니다. 한걸음 한걸음 내딛을 때 마다 나를 비워내고
그 비워낸 곳에 다시 충만한 기를 받아들이는 기분입니다.
1,400여년 동안 면면히 이어오는 동안 많은 선지식을 배출한 유서깊은 법주사.
그 발자취가 녹아든 이곳에 내리는 빗방울들이 하나하나 선문(禪問)이 되어 스스로에게 그 정의를 내리게 합니다.
모처럼 문을 열은 적멸보궁..
비오는 대신 좋은 구경을 하게 됩니다. 전에 왔을 때는 굳게 문이 닫혀 들어가 보지 못한 이곳..
오늘은 모든이의 발걸음을 허락하여 들어가 볼 수 있었습니다.
촉촉히 내리는 가을빗속에 찾아온 법주사..
오늘은 이곳에서 모든 마음의 번뇌를 비와 함께 씻어버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또다른 여행지를 찾아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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