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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여행] 3대가 지켜 내려온 대구의 문화아지트이자 고향인 하이마트 고전음악감상실
    나의 여행이야기/경상도 2012. 5. 10. 07:00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자라 온 고향이 있습니다.  어린시절 철없이 뛰놀던 풋풋한 기억이 아스란히 남아 있는 곳..

    그래서 다시 찾아가면 나무 하나 풀 한포기마저 정겹고 반가운 그곳..고향의 품은 항상 그립기만 합니다.

     

    화려하기만 하고 이제 젊은이들의 거리가 된 중구 공평동에 55년 동안 명맥을 유지하며 문을 열고 있는 현대에서는

    볼 수 없는 고전 음악감상실이 작은 간판과 함께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디지탈시대에 작은 이어폰

    하나만 있으면 어디에서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지금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곳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곳에는 3대를 이어 유지되며 클레식을 좋아했던 사람들의 사랑방이자 대구의 근대사를 엿볼 수 있는 곳이며

    지금도 클레식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마치 성지와도 같은 곳으로  다시 재조명 되고 있는 것 입니다.

     

    1957년 한국전쟁이 끝난 뒤 전쟁의 후유증으로 어수선한 대구역전 번화가인 이곳에 지금 운영하고 있는 김순희씨의 아버지인 김수억씨가 고전음악감상실의 문을 열었습니다.

    전쟁때 가전도구도 버리고 오직 음반만 한 트럭을 싣고 대구로 피난 온 음악애호가 이기도 했던 그는 입고 먹기도 힘든 시기 그 무엇하나 마음을 위로할 만한 것조차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이 안타까워 하며 음악으로나마 위안을 찾자며 사람들이 함께 모여 음악을 나눌 자리를 만들자 하여 시작한 고전음악감상실입니다.

     

    그 이후 현재까지 세태 변화에 아랑곳 없이 꾸준히 클레식음악은 흘러나왔고 급변하는 세대의 흐름은 점차 이곳을 인식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하나 둘 멀어지기만 합니다.

     

    그런 흐름을 안타까워 하며 차마 눈을 감지 못했던 아버지에게 본인이 하이마트를 꾸며나가겠다며 위로를 한 따님이었던 김순희씨가 장담을 하자 마자 곧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그 약속을 지키고자 쇠퇴기에 이른 이곳을 굳건히 지키며 이제는 벌이는 당연히 안되지만 돈이야 못 벌면 덜 쓰면 되다며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제 그의 아들 박수원씨가 오르가니스트 및 작곡가로 리웅 국립고등음악원을 최우수로 졸업하고 돌아와 이곳 하이마트를 이어나간다고 합니다.

     

     

     

     

    하이마트는 1970년대까지 대구의 문화아지트였습니다.

    전성기 때에는 하루 400명, 종업원을 9명이나 쓸 정도였고 붐비는 날은 경찰이 가게 앞에서

    찾아오는 이들의 줄을 세웠고 의자가 모자르면 신문지를 깔고 음악을 들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대구 출신들의 문인들은 이곳에서 모임을 열기도 하고 문지방이 닳도록 드나들었다고 합니다.

     

    1980년대 들어 전축과 카세트등이 대중화되고 음악적인 성향도

    팝이나 가요등으로 대중들이 옮겨감으로 점차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하였고

    이제는 10년전 쯤 대구에서 먼저 문을 연 녹향과 더불어 전국에서 둘만 남은 고전음악감상실이 되어버렸습니다.

     

     

     

     

    디지탈세상으로 개인 미디어세상이 된 지금은 음악감상실이 어울리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 시절이 그리워 찾아오는 단 한사람을 위해 항시 대기해야 하는 것 마저도

    낙으로 삼아 그들과 함께 추억속으로 빠지며 디지탈음반으로는 들을 수 없는 사각거리는 LP음반의 깊은 맛을 음미하며 같이 차 한잔 하는 것만으로도 마냥 행복하기만

    한 하이마트 2대 주인 김순희씨는 이제 67세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당당하게 찾아오는 이를 반기고 있습니다.

     

     

     

     

    2006년 귀국한 아들 박수원씨가 이제 어머님의 뒤를 이어 이곳 하이마트를 운영한다고 합니다.  어린시절 감상실 소파에서 고전음악을 들으며 자랐던 그는

    99년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음악을 공부하며 오르가니스트와 작곡가가 되어 돌아와 음악감상동아리들과 함께 자리를 마련하고 음악에 대한 해설과 클레식음악인들의

    저변확대에 큰 역활을 하고 있으며 또한 이곳에서 음악회도 열어 클레식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환영을 받기도 합니다.

    마침 돌아오는 5월12일(토)날 저녁 7시에 이곳 하이마트에서는 55주년 기념음악회를 연다고 합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이날 찾아가면 좋은 시간이 될듯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찾아가서 참조하시면 됩니다. 하이마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www.heimat.or.kr/

     

     

     

     

     

    마침 운이 좋았는 지 평상시에는 어머님인 김순희여사가 이곳을 지키고 있는데 마침 아들인 박수원씨가 우리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간단히 음악해설과 더불어 몇곡의 음반을 틀어주시고 또한 즉흥연주의 대가답게 우리에게 즉흥곡을 연주해 주십니다.

    물론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하이마트가 지나 온 흔적들과 여러가지 에피소드도 들으며 모처럼 LP음반으로 음악을 감상해 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2대가 함께 모여 기념촬영도 하고

    덕분에 소중한 시간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67세의 나이라고는 전혀 상상이 안되는

    활기찬 기운을 가지고 있는 김순희여사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들을 위해 귀에 익은 음반을 하나 걸어 주십니다..정말 보기 귀한 싱글엘범인 도너츠판 LP입니다.

    해리 벨라폰테(Harry Belafonte)의 목소리로 듣는 데니보이(Danny Boy)의 라이브판입니다.  이때 들은 음원은 찾을 수 있었지만 이날들은 음반의 느낌하고는

    많이 다릅니다,  그래도 아직 해리 밸라폰테의 음원은 남아있네요,,

    LP의 엘범집 조차 없어 임시로 만든 케이스에 넣어 보관하는 음반들이 여럿 있다고 합니다.  음반자켓 또한 소중한 것인데 너무 아쉽습니다.

    이 엘범에도 음반 자켓이 없네요..

     

    대구에서 너무나도 소중한 곳을 찾아왔습니다.  금방 만들고 금방 없어지는 패스트세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이렇게 아련한 추억의 장소가 남아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지 모릅니다.  하이마트를 지키겠다는 큰 열정이 없었다면 이미 사라지고 없었을 이곳은 슬슬 인식이 바뀌고 있는 옛것의 소중함을 찾아가는 이 시기에

    또다시 현대와 어울리는 모습으로 공존하며 그 모습을 지켜나날 것이라 시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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