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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의 수채화 두모악 김영갑겔러리에서...설렘 그리고 감성 in Jeju/제주이야기 2013. 12. 23. 09:51
비가 오면 자연적으로 발길이 김영갑겔러리로 향하게 됩니다.
간 밤에 그리 바람이 불고 날씨가 흐리더니 다음날 아침부터 제주도에는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비가 오는 날이면 항시 생각이 나는 곳이 있습니다. 두모악..이라 불리는 김영갑겔러리 바로 그 곳입니다. 제주도 동쪽에 머물때 비자림과 두모악은 비와 참 어울리는 곳인지라 비가 오는 날이면 많이 그리워 지는 곳이지요. 비는 계속 내리지는 않고 잠시 숨을 고르기를 반복하며 꾸준히 내리고 있고 간혹 태양도 구름속에서 살짝 얼굴을 내비치기도 합니다. 변덕이 심한 제주도 오늘도 변덕이 죽끓듯이 합니다.
마침 삼달리 주변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비마저 내리기에 가까운 김영갑겔러리로 발길을 향합니다. 비가 잠시 멈추고 쉬는 시간에 맞춰 그곳으로 향합니다. 비오는 날..김영갑님의 멋진 사진이 있는 전시장보다는 야외에 펼쳐진 그의 손길이 느껴지는 정원이 오늘의 목적지입니다. 루게릭병으로 사진을 찍지 못할 때 마지막 힘을 이곳 정원 가꾸기에 쏟아부은 곳이기에 그곳에서도 그이 숨결이 느껴집니다. 제주도를 상징하는 돌담길을 형상화한 그곳은 그가 제주도를 누비며 가장 많이 접했던 풍경이기도 할 듯 합니다. 간혹 그안에 숨어있는 작은 조각들은 바로 제주인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주 중산간의 어느 들녁..잠시 돌 위에 앉아 쉬고있는 저 모습은 나의 모습이기도 하고 김영갑의 모습이기도 하고 여행자의 모습이기도 하겠지요..나즈막히 내쉬는 제주의 숨결을 느끼며 그 흐름을 찾아 걷다보면 잠시 쉬어야 할 때도 있을 겁니다. 나 홀로 들판에 서서 조용히 걷다보면 느끼는 제주의 숨결...따사로히 와닿는 햇살과 살며시 다가와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도망가는 바람. 어디선가 들려오는 새소리와 이름모를 벌레들의 아름다운 오케스트라가 들려 전혀 외롭지 않다던 김영갑님의 말처럼 돌위에 잠시 걸터앉아 가만히 귀기울이다 보면 그런 느낌을 받을 것 입니다. 한차례 경험한 저도 저 조각의 모습을 보니 나즈막하 풀벌레 소리 새소리 바람소리등이 느껴지는 듯 합니다.▲
비가 내리더니 잠시 멈춘 하늘은 구름속에 숨어있던 태양이 방긋이 웃으며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햇살을 받아 영롱하게 빛나기 시작하는 작은 정원들..빗물을 머금고 조용히 침묵하던 돌담위의 담쟁이들이 마치 축제라도 열린듯이 빛을 발합니다. 마치 다가올 크리스마스 분위기와도 같은 느낌 어디선가 신나는 캐롤이 들려올 것만 같습니다. ▲
무심히 지나가면 있는 줄 조차 모를 작은 석상들...저마다의 모습들에서 진한 연민들이 밀려옵니다. 두모악은 멋진 제주의 사진만 걸려있는 것이 아니라 이렇듯 야외정원에도 아름다운 모습들이 숨어 있습니다. 비오는 날 두모악이 좋은 이유는 잔잔한 감성들이 숨어있는 모습이 좋아서 이기 때문입니다. 무인카페에서 비오는 풍경을 감상하며 차 한잔 해도 좋은 곳..그렇기에 비오는 날이면 두모악이 자꾸 생각이 납니다. ▲
오늘은 마치 작은 수채화를 감상하고 돌아오는 것 같습니다..굳이 겔러리에 들어가지 않아도 가슴 가득 충만함을 가지고 돌아오는 것 같습니다..다시 비가 진눈깨비로 변해 쏟아집니다..두모악에 잠시 머물동안 햇빛을 허용했던 하늘은 다시 본격적으로 비를 내리기 시작합니다..아니 이제 진눈깨비에서 조만간 눈으로 바뀌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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